“김원장, 잘 있어요? 내가 며칠 뒤에 귀국하는데 병원에 들를 테니 병원서 만나요” 반가운 목소리의 K 교수님의 전화이다. K 교수님과의 인연이 언제부터 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한 건 그 분과의 만남에는 Dr. Nieusma(한국 명, 유수만)와의 추억이 배경이 된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우리나라에 와서 30년 가까이 치과의료선교사로 젊음과 열정을 쏟아 붓고 가신 Dr. Nieusma는 대학시절부터 내게 많은 영감과 도전을 주신 분이었다. 광주기독병원에서 수련의로 그분의 지도를 받은 K 교수님은 이후 광주의 한 대학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하셨고 이후 학장과 병원장을 역임하시고 최초로 그 학교에서 정년퇴직을 하신 분이시다. 치과의료선교회(DSI)가 Dr. Nieusma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세워진 것이 1982년이니 벌써 33년이 지났다. 그간에 이러 저러한 모임에서 K 교수님께서는 언제나 인자한 미소로 한참 후배인 나를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 하지만 우리의 끈끈한 인연은 약 7~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정년퇴임을 앞둔 K 교수님을 찾아 뵈면서 시작되었다. 당시에 우리는 중앙아시아의 한 도시에 세워진 치과병원의 교육과 운영을 맡아줄 치과의사를 찾고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책을 읽는 것에도 슬럼프가 있습니다. 독서를 습관처럼 꾸준하게 해온 저도 슬럼프에 빠지면 단 한 줄도 읽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극복하는 방법을 오랜 시간을 통해서 얻게 되었습니다. 대단한 방법은 아닙니다. 다름아니라 저 나름대로의 책읽기에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빨리 읽어 내려가는 것에 익숙해진 상태면 천천히 읽어내려 가는 것을 시도해보고 천천히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빠르게 속독으로 읽어봅니다. 소중하게 생각해서 애지중지했던 책에 과감하게 줄도 그어보고 형광펜으로 표시도 해봅니다. 다시 읽고 싶은 부위를 과감하게 접어서 표시도 해 봅니다. 험하게 다루었던 책이 있었다면 다시 꺼내서 소중하게 한 장 한 장 다시 넘겨도 봅니다. 이렇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책에 접근해보면 전에 없던 빈 틈, 전에 느끼지 못했던 그 책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틈이 생기는 곳에는 창의적인 생각이 꿈틀대고 독서에 대한 본능이 다시 차오르게 됩니다. 다른 시도는 다른 경험
한국소비자원에 의료팀이 신설된 99년 7월부터 의료분쟁 업무를 하면서 ‘의료사고 예방의 핵심은 환자 호소에 답이 있다’는 점을 늘 되새기게 된다. “복잡한 의학 진단을 풀려고 할 때, 당신은 환자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내과의사인 윌리암 오슬러의 조언도 마찬가지로 공감하는 내용이다. 갑자기 발생한 심한 상악부위 통증으로 9일 만에 실명했다면 단순히 운이 없거나 불가항력 의료사고로 수용할 수 있을까? 이러한 경우에는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 밝혀지더라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나 피해구제로 접수되어 마지막 특이사례로 공유하고 싶다.신청인(여, 37세)은 2013.7.7. 일요일 아침에 왼쪽 상악 어금니 부위 통증이 발생해 A치과에서 만성 잇몸염증으로 진단받고 잇몸 소파술을 받은 당일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났다. 다음날 인근 B치과에서 어금니 신경치료를 2회 받았으나 안면마비와 치통이 더 심해져 해당치아를 발치했다. 7.13. 대학병원 이비인후과에 입원해 급성 상악동염으로 진단받고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당일 좌안 시력이 상실됐다. 신청인은 A치과에서 잇몸치료 당시 마취제가 골샘으로 들어가 안면마비가 발생했고, B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치과의사 인력 수급 추계에 따르면 2030년엔 치과의사 인력이 적게는 1810명, 많게는 2968명 공급 과잉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공신력 있는 정부산하 연구기관에서 공식 발표함으로써 치과의사 인력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사실상 치과의사 인력 과잉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객관적인 통계만 보더라도 치과의사 인력수급은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2010년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 추계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치과의사 인력이 2010년부터 303~1089명 과잉공급 되고, 오는 2025년에는 그 숫자가 크게 늘어 4363명~5254명이 과잉 배출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국회에서 열린 ‘보건의료산업 직종연구 발표회’에서는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을 비롯해 대만, 뉴질랜드, 호주, 홍콩 등 아태지역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치과의사 일인당 인구수가 3000명에 도달한 시점부터 치과의사 인력에 대한 감축정책을 시작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1996년 치과의사 일인당 인구수가 3184명이며, 2011년 현재 치과의사 일인당 인구수는 2370명인 것으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20여년 방패가 되어주셨던 부모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치과의사로 다시 태어나신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돈 잘 벌고, 환자에게 존경받고, 가정에서 자상한 치과의사로 성공하셨습니까? 진료가 끝나고 손을 씻으며 슬쩍 바라본 세면대 유리거울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환자를 지켜보는 스탭의 눈동자에서.“돈 많이 버는 네가 더 많이 해야겠지 않니?” 라는 친척의 막무가내 요구 앞에서 쇼핑하듯 내원하는 환자의 친절 운운 말씀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질문하나. ‘나는 행복한가?’ 이제는 훌쩍 커버려 몰래 뒤에서 껴안는 것도 부담스러운 딸아이의 까르르 웃음소리에, 바가지 긁기 대신에 가끔씩 두드려주는 아내의 서투른 안마에, 떼쓰던 아이환자의 도망치듯 놓고 가는 초콜릿 하나에, 가까운 친구, 동료들과의 기분 좋은 술 한 잔에 도취되듯 떠오르는 답, ‘이게 행복 아닌가?’하나하나 직접 손과 눈과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봉사해야하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사시는 선후배들과 동료, 지나친 친절과 서비스의 강요에도 의연함으로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비굴해지지 않는 권위를 가지신 치과의사 선후배 동료를 한없이 존경합니다.하지만 진료실 유니트체어에 설치된 모니터의 뉴스
얼마 전 유령의사에 의한 대리수술의 문제점을 다룬 프로그램이 공중파를 통해 방영되었다. 유령의사에 의한 대리 수술이란, 환자는 A 원장한테 수술을 받는 줄 알고 있었는데, 환자가 마취가 된 후 다른 B 의사가 들어와 수술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명백한 잘못이고,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방송프로그램은 대리수술을 치과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한 경우를 들고 나와, 유령의사와 치과의사를 동일시하면서 이 문제를 치과의사의 잘못으로 오해할 수 있게 방송했다. 마치 경험이 없는 치과의사가 수술을 배우기 위해서 유령수술을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적반하장 식의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유령의사에 의한 대리수술은 분명 성형외과가 만들어낸 성형외과의 문제이다. 우리나라에서 다른 진료영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대리수술’이 왜 유독 ‘성형외과’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가. 대리수술은 왜 하는가? 사실 유령의사에 의한 대리수술은 성형외과에서는 예전부터 있어 왔다. 병원의 대표원장 혹은 스타의사 뒤에서 그림자처럼 수술만 한다고 해서 그림자 의사(shadow surgeon)라고 불리기도 한다. 유령의사 또는 그림자 의사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그들을 고용해서
전시에 참여한 업체의 수가 2201개였다고 하니 온전히 3일을 전시장을 돌아 다녔다고 하나, 이미 들어 알고 있는 업체나 우연히 눈에 들어온 것들만으로, 그리고 자그마한 동양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친절을 베푼 곳에 치우친 감상이기는 하나 지난 3월 마지막 주에 독일 쾰른에서의 제36회 IDS, 국제치과전시회에서의 감흥을 나눌 수 있는 기회에 감사드린다.올해는 깜짝 놀랄만한 혁신적 제품의 등장 보다는 디지털 임상 환경이 성숙할 수 있는 기존 제품의 실용적 개선, 적용 가능한 소재의 다양화 그리고 분절화 되어 있던 제품들이 통합되는 경향에 주목하게 되었다. 출시를 앞둔 신제품도 있고 아직 개발 중인 기술들도 있었으나 역시 디지털이 모든 곳의 화두였다. 임상에서 디지털화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스캐너를 특히 유심히 보고 다녔는데 불과 2년 전에 당시의 스캐너 크기와 성능이 기술적 한계라고 하더니 더 작고, 더 빠르고, 더 정확한 구강 스캔 관련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었다. 렌즈나 기계적 구성의 최적화, 다수의 카메라 배치, 효율적인 구동 소프트웨어 개발 등으로 이뤄낸 개선으로 이제는 체구가 작은 우리들도 한국인 구강 내에서 지루하지 않게 스캔 작업을 해낼 수 있을
의사소통에 있어서 필수적인 Narrative-Based 접근의 치과진료기존의 Evidence- Based 근거 중심의 치료의 한계점과 보완책의학은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을 중시한 치료는 환자의 ‘병’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즉 병을 환자에게 떼어 생각하는 경향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병’과 ‘병에 대한 환자의 생각이나 대처 행동’을 같이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질환은 환자의 삶과 생활에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것을 떼어 놓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Evidence- Based 관점을 중시한 의료에서는, 병을 하나의 현상으로만 파악하고, 환자를 보지 않는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의료에 대해 과학적인 측면은 중요합니다. 어떤 의료 행위에도 과학적 근거는 필수이고, 병태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은 의학 발전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환자 개개인의 ‘병’은 각각의 개별적인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에는 환자의 이야기, 즉 인생, 생활, 직업, 생각 같은 것이 관련이 있습니다. Narrative-Based 접근은, 그러한 모든 것을 포함해 보는 것입니다. 즉 환자 개개
2015.3.10부터 3.14일까지 5일간 독일치과기자재협회(VDDI)와 독일치과기자재산업진흥원(GFDI)이 공동 주관하는 독일 쾰른의 쾰른메쎄 (K?eln Messe) 전시회에 한국관 참가업체로 다녀왔다.2015년 IDS는 역대 최대 규모로써 세계 140개국 12만5000여명이 참가하였으며 15만 평방미터 2000개 이상 전시업체 부스가 설치되었고 한국치과기자재산업협회는 110개 부스를 공동관으로 참가했다.이번 IDS는 치과계의 미래를 보여주는 Digital dentistry 였다. 주요업체(3Shape, Exocad, Zirkonzahn등)들이 CAD/CAM (Scanner, Milling Machine, 3D Printing-DLP Type)과 관련된 첨단 디지털장비들과 그에 따른 소재(UV 경화성 수지)나, Soft Ware를 출품하였으며 치과 진료 자동화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전시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회에 걸맞게 운영시스템 또한 스마트했다.IDS 2015앱은 업체정보 검색, 전시물품 조회, 부스 위치 등 전시장 정보를 한눈에 검색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제공하였으며 전시회 입장권은 세계각국에서 참가한 참가자들의 접근을 편리하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한 법률포럼에서 의료법 33조8항 1인1개소 조항이 위헌소지가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이 포럼내용을 지켜보면서 정부의 의료 영리화와 규제개혁 정책 추진을 틈타 1인1개소 조항을 무력화 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규제개혁 신문고나 공식 민원을 통해 의료법 1인1개소 조항에 관련된 불만사례가 수십 건 이상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어떤 이유로 이번과 같은 토론회를 국가기관이 개최 해 1인1개소 조항에 대한 반대론자들의 입장이 여론화 되고 있는지도 의구심이 든다.포럼에 참석한 일부 인사들은 1인1개소 조항으로 인해 의료인의 평등권, 직업선택 자유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이들 인사들의 주장은 의료법과 의료법 1인1개소 조항의 입법 취지를 간과한 발언들이다.대법원은 지난 2003년 판례를 통해 “의사가 개설할 수 있는 의료기관 수를 1개소로 제한한 것은 의사가 아닌 자에 의해 의료기관이 관리되는 것을 개설단계에서부터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했다.의료법은 기본적으로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이다. 의료기관이
나이를 불문하고 자기 치아를 유지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물론 치아관리가 중요하지만 무리한 신경치료로 인해 치아가 오히려 손상을 받게 되어 종종 분쟁을 야기 시키는 경우가 있다. 외상 후 치아 파절과 치주치료 중에 갑자기 신경치료를 받게 된 사례를 소개한다.사례1 신청인(여, 16세)은 3일 전에 윗니 중절치(#21)를 벽에 부딪친 후 치아 끝이 깨진 상태로 지내다 양치질할 때 시려 치과의원에서 신경치료를 받았다. 타치과에서 치수 침범이 없는 치관 파절로 절단면의 법랑질만의 파절로 경미한 정도이므로 복합레진 충전이 가능하다고 진단받았다. 신청인은 단순 치아파절임에도 무리하게 신경치료를 했다고 주장했다. 피신청인은 #21치아를 타진했을 때 자극이 있고 발수 시 출혈이 없었으며, 치근도 짧아져 있어 치주인대와 치조골 손상으로 신경치료를 했다고 주장했다. 자문 결과, 방사선 소견은 #21 치관파절이 보이나 치근 흡수나 파절은 보이지 않아 경과를 관찰한 후 다시 촬영할 필요가 있다. 치아에 가해진 충격 정도에 따라 치수괴사로 진행될 경우 신경치료가 필요하며 초진 당시 치통이 심한 경우라도 약물로 진정한 이후 신경치료를 해도 늦지 않다. 따라서 치아가 깨진 부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