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ito, ergo sum Descartes는 그렇게 말했다. 사고하는 인간, 이성적인 인간. 우리는 진료실에서 늘 사고하며 유추한다. 하지만, 아주 노련한 의사라고 하더라도 아주 짧은 시간에 우리의 신체와 질병 그리고 그 상호관계 등 복잡한 알고리즘을 파악하여 정확하게 판단을 해내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환자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몇 가지 객관적인 현상은 검사수치나 엑스레이 등의 데이터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객관적인 검사의 의미는 확실한 진단이 아니라 단지 기저확률을 높이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치근단 사진에서 치근첨의 반사선 투과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치근단 병소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것이 모두 치수의 병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론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이 함께 나타난 경우라 다소 얘기가 달라질 수는 있다. Heuristics 사람들은 자신이 부딪히는 모든 상황에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오늘 점심은 어디서 먹을지, 어떤 물건을 구매할지 등을 생각하고 결정할 때 모든 정보를 취합해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는 시도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우선 정확한 모든 정보를
고사성어는 동양의 역사와 철학을 바탕으로 선각들이 만들어 낸 함축적인 언어로 현대인에게 풍부한 교훈과 윤리적 사상을 전해주는 바 고전의 백미라 할 수 있다. 2가지 고사성어를 인용해 보고자 한다. 와신상담(臥薪嘗膽)- 고난과 역경, 복수를 꿈꾸며 자신을 채찍질한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편한 침상을 버리고 장작 위에 누워 잠을 자고, 단 것을 뒤로한 채 쓸개를 핥으며 후일의 대사를 도모하고자 스스로의 다짐을 표현하는 고사성어이다. 새옹지마(塞翁之馬)- 복(福)이 화(禍)가 되고, 화(禍)가 복(福)이 될지도 모를 일이 인간의 앞날에 있다는 데 쓰이는 고사성어로 매사 일희일비 할 일이 아니라는 교훈을 준다. 얼마 전 언론에 나오는 한 기사가 나의 귀를 쫑긋 세운다. ‘지난 5년간 공정위가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 중 고등법원과 대법원 항소심을 통해 취소된 과징금이 무려 30%를 훌쩍 넘는다’는 보도를 접하고 나니, 우리 치협이 2012년 5월 수모를 당해야 했던 공정위 사건이 떠오른다. 공정위가 제대로 된 증거없이 정황만으로 일단 과징금을 물리자 적극적인 설명과 이해, 소송 등으로 공정위의 과징금부과를 취소로 뒤집었던 여러 기업들의 조직적인 대처가 부럽기 그지없다. 맥
치과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인 환자 응대와 상담치과 현장에서는 진료도 힘들지만 환자응대와 상담도 많은 스트레스를 줍니다. 임상 기술은 경험이 쌓이게 되면 속도는 빨라지고 정확성도 좋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입니다만 의사소통 부분은 여전히 어려운 부분인 것이지요. 부드러운 의사 소통으로 환자를 안심시키고, 쓸데없는 트러블 등은 가급적 피하고 싶지만 문제는 늘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지고 있는 요즈음은 더욱 그렇습니다. 아무리 시스템을 잘 정비하고 세미나나 워크숍을 통해 매뉴얼을 만들었다 할지라도 환자분들은 ‘개인차가 많기 때문에’ 매뉴얼로 일률적인 대응을 적용하는 것에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그런 때에 참고가 되는 가이드라인이 없다면 더욱 헤매게 될 것입니다. 트러블을 미연에 방지하는 의미에서도 환자의 초기 대응은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환자의 불안을 제거하고 환자의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신뢰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고 유지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 대응에는 보다 발전된 능숙함이 필요합니다. 의사소통은 le
저희 치과에서는 종종 금연이 대화의 주제로 떠오릅니다. 스케일링이나 치주치료를 하러 오신 경우는 물론이고, 임플란트 시술이 예정돼 있는 환자분들에게도 금연은 중요한 상담 키워드입니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담뱃값이 큰 폭으로 인상되고, 이 기회에 금연을 결심하려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에 치과 환자분들의 금연에 대한 관심도는 예전보다 크게 늘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금상첨화로 지난달 25일(2월 25일) 부터는 금연 치료와 금연 상담이 건강보험 지원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도 금연 캠페인(치과의사가 투자한 시간에 비해서 금연 상담료가 작기 때문에 병원의 수익보다는 환자에게 재능기부를 한다는 개념으로 생각합니다)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흡연자들과 담배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저는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금연을 결심하는 흡연자들은 본인이 담배를 끊고 나서 금단증상을 못 견뎌서 다시 피게 될 것에 대해서 무의식적으로 예상하고 심지어 내심 기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분명 의지를 갖추고 담배를 끊으려고 결심하지만, 다른 금연자들이 실패했듯이 끔찍하고 파괴적인 금단증상 앞에서 결국 무너질 것이라는 두려움 섞
한동안 뜸 했던 ‘고소왕’ 유디치과가 지난 10일 30억 손해배상 소송을 치협에 제기했다.유디치과의 입장은 이렇다. 조직적인 불공정 행위로 유디치과 영업을 방해한 데 따른 영업 손실 30억 원을 배상하라는 것이다.가히 ‘고소왕’ 다운 발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유디치과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약 4년 간 무려 45건의 민 형사 소송을 남발했다. 건수로만 본다면 한 달에 평균 1건씩 고소장을 쓴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유디가 받아본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허위 사실 유포 혐의 등 형사소송 13건 중 12건은 무혐의 처리됐고 1건은 진행 중이다. 손해배상을 요구한 민사 소송도 32건 중 24건은 1, 2심에서 패소하거나 소송을 자진 취하했고, 몇 건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유디치과의 무더기 소송은 소리만 요란했지 성과는 없었던 것이다. 치협에 대한 30억 민사 소송과 관련해서도 유디치과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법무법인 등 다수 법률전문가들의 예상이다.치협의 조직적인 불공정 행위로 10개 유디치과가 30억 원의 영업 손실을 입었다고 하는데, 소송과정에서 손해액을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들
■버의 사양에 대한 점검과 사용목적 확인현재 지구상에는 다양한 재질이 개발되고 또 존재하지만 그 많은 재질 중에서 단단하고 특수한 재질의 특성을 살려서 의료용으로 채택된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제품으로 출시될 경우 엄격한 ISO 규격과 규정 하에 사용빈도, 사용목적, 사용범위 등이 사용 시 주의사항과 함께 제시된다. 따라서 그와 같은 규정과 규격을 무시하고 사용한 경우에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돌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사용 전에 충분한 점검과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재질상의 특징과 각 제조업체별 제조상의 특성으로 인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는 버의 사양을 무시하고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 시 불편함은 물론 사용한 기자재의 조기고장이나 수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동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참고로 FG 버의 장착방식은 마찰력을 이용한 악력방식 장착으로, 대단히 예민하고 섬세하며 일반 고속이상의 초고속으로 회전이 필요한 절삭을 위주로 해야 하는 사용이 빈번하기 때문에 반드시 버의 최고 허용 회전 수와 손질방법, 수명 등을 사용목적과 사용용도에 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자칫 한 번의 오류라도 발생할 경우 버는 교환하더라도 카트리지나 척을
최근 국내의 개원환경이 어렵고 치열해지다보니 해외에서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하거나 해외로 이민을 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보려는 의료인들이 늘고 있다. 일하는 와중에 해외 진출을 알아보기가 여의치 않아 전문 컨설팅 업체를 찾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업체들 중에서 일부는 사기로 경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주요 포털 사이트를 통해 의사 이민, 의사 해외 취업, 의사 해외 면허 등의 키워드를 넣고 검색해보면 수십 개의 업체들이 검색된다. 이 중에서도 한 업체는 한 회에 50만원에 이르는 컨설팅 비용을 받으면서도 제공하는 정보는 저급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아시아국가연합이 출범하지도 않았는데 출범했기 때문에 면허양허 등에 문제가 없다거나 컨설턴트가 정신과 전문의라고 하지만 해당 대학을 나왔는지 확실하지도 않은데다 수가 개념에 대해서 알지도 못한다니 기가 막히다. 이 업체는 한 의사로부터 부동산 계약금과 인테리어, 의료기기 리스계약 등으로 4억여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 업체로부터 피해를 입은 의사는 3명으로 피해액만 13억8500만원에 달한다고 하니 안타깝다.혹시라도 컨설팅 업체를 이용하려 한다면 실적 및 주변평가를
아득한 옛날의 정취가 물씬 풍겨 나오는 ‘전설따라 삼천리’와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다. 전자는 15세 나이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후자는 24년 전통을 이어오다 잠시 휴식에 들어간 상태다. 두 프로그램 모두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설 또는 민요를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발굴 채집함으로써 역사를 계승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존재이다 라고들 한다. 어느 분야에서든 이러한 다리 만드는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방송 제작자들처럼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역사와 혼을 집대성하는 작업은 언젠가는 역사적으로 위대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 필자는 1973년 출판된 이한수 선생님의 ‘주말(週末)의 치과의(齒科醫)’와 지난 세밑에 발간된 ‘치아인문학’(한상국 저) 두 권의 책을 최근에 접하였다. 40년 묵은 책 냄새가 스며있는 도서에는 치과의사 25년 인생의 고지식(古知識)들이 켜켜이 쌓여있었고, 아직도 잉크 냄새가 가득한 책에는 치아에 관한 자료들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어 필자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치아의 세계로 안내
해외에 있을 때 다른 분들은 언제 내가 외국에 나와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지, 무엇을 보고 가장 이국적인 느낌을 받는지 궁금하다. 나는 간판을 보면 ‘아 내가 정말 대한민국이 아닌 다른 땅에 와 있구나, 내가 바다 건너 남의 나라로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나라 말로 쓰인 글자의 간판들이 달린 마켓, 카페만 봐도 참 설레는데 이 중 나를 더욱 설레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치과이다.치과 대학을 다니면서부터 생긴 습관 중 하나인데, 언제부턴가 해외에 나가면 나도 모르게 치과 간판을 찾아 두리번 두리번 거리곤 한다. 여행을 가려고 책을 사면 지도에 혹시 치과 대학교가 있는 근교 대학은 없나 찾아보기도 한다.사람이 참 재미있는 것이, 관심이 가니까 더 많이 보이나 보다. 모르는 글자들로 가득한 간판의 향연 속에서 Dental clinic, 齒科醫院 등의 글자는 내 눈에 쏙쏙 들어온다. 언어를 모르는 곳에 가면 눈코입이 달린 치아모양의 캐릭터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든다. 그리고 발견하면 나도 모르게 그 앞에 다가가서 찰칵, 사진을 남긴다.처음엔 이렇게 소심하게 시작된 나의 호기심이 점점 커져서 이제는 치과 내부로 노크를 하고 들어가는 단계로 발전했다. 하얀 치
치협 자료에 의하면 2015년 현재 전국에 치과의사들의 수가 2만800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중에 현재 적어도 2만명 이상의 치과의사들이 환자진료에 임하고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그리고 해마다 약 800여명의 새로운 치과의사들이 각 교육기관에서 배출된다.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에 진출하는 제자들의 등을 바라보면서 물끄러미 이런 생각을 해본다. 저들 중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정 환자의 자연치아를 아끼고 사랑하는 데 진력할 것인가?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치주환자만 전담하는 전문직에 들어선지 올해로 35년째가 된다. 매일 새롭게 만나는 치주환자들을 대하면서 과연 이 많은 치과의사들은 개원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치주환자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적극적으로 질환의 차단과 예방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지 회의감이 들 때가 적지 않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연속극, 개그, 토크쇼, 가요 등을 통해 한국인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단어중 하나가 ‘사랑해’라는 단어다. 우리 민족 역사의 아픔을 표출하듯이 이러한 감성적 단어는 안방극장의 주제어이기에 사랑이야기는 글로벌 시대에 한류의 물결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은유적으로 암시하는
지난 2월 26일 한국 최초의 치과의사 함석태 선생님의 유일한 혈육인 손자 함각(咸珏)씨와 좌담회를 가졌다. 1936년생으로 80세가 되었으나 체구도 크시고 정정한 편이었다. 만나고 싶었던 분 중의 한분으로 함석태(咸錫泰)선생님에 관한 몇 가지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다음은 함각이 증언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첫째 삼각동 1번지 함석태 치과의원 건물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함각 증언에 의하면 건물은 2층 목조건물로 지하실이 있었다. 건물입구에 진료실이 있었고 그 안쪽에 살림집이 있었다. 1951년 1. 4후퇴 이후 부산에서 피난생활을 하다 그 이듬해쯤 형 함완 가족과 서울에 와보니 할아버지가 계시라라 믿었던 할아버지 치과의원 자리에 삼각동 동사무소가 들어서 있었다. 간판까지 붙어있었다고 회고했다. 할아버지 집이라고 권리를 주장하니 말도 못 꺼내게 하면서 “빨갱이”집인데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하느냐고 거절당했다. 그때 당시 이북으로 월북한 사람은 “빨갱이”라 취급했고 개인이나 국가에서 건물을 몰수하거나 차지했던 일이 비일비재했다. 고심 끝에 형 玩(함석태 맏손자)이 기억을 더듬어 본인이 남산에서 결혼식 때도 뵈었고 치과에서 할아버지와 바둑도 뒀던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