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 양띠해가 밝았다. 치의신보에 칼럼을 연재하면서 세 번째 해를 맞았고 어느 덧 필자의 나이는 40대 후반을 향해 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열정은 식어간다고 하는데 내 열정은 아직 나이를 먹지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월요시론을 통해 齒科醫史學에 관한 이야기들을 꼭 전달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점점 굳건해지고 있어 이런 생각이 들지 않나 싶다.새해에는 수많은 고사성어들이 여러 매체에 등장하여 사람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다. 그 중에서도 치(齒)가 들어있는 고사성어는 치과의사에겐 뭔지 모를 친밀감이 느껴진다. 인간은 여러 가지 재주나 복을 다 가질 수 없다는 각자무치(角者無齒)와 능변을 뜻하는 영아이치(伶牙俐齒)등이 그 예이다. 이번 시론에서는 치과 개원의에게 유용할 수 있는 고사성어를 소개하고자 한다.상치분신(象齒焚身)은 상유치 이분기신 회야(象有齒 以焚其身 賄也)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뜻은 ‘코끼리는 상아가 있는 까닭에 제 몸을 잃는다’이다. 즉 재산이 많으면 화(禍)를 입기 쉽다는 교훈이 담겨있다.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병의원이 영리를 추구하고 있지만 최근 윤리경영을 위해 몸부림치는 기업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시인 고은의 표현처럼
고속도로를 운행하다보면 주행차선과 추월차선, 버스전용차선이라는 것이 있다. 20여 년 전에는 주행차선으로 달리다 추월이 필요할 경우, 추월차선에 들어가 소기의 목적을 이루고는 곧바로 주행차선으로 복귀하는 것이 고속도로 운전자의 보편적인 인식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주행차선과 추월차선의 개념이 사라지고 주야장천 추월차선으로만 주행하는 운전자가 생겨나더니, 이제는 모든 차선이 주행차선이 된 듯하다. ‘추월’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단어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추월은 과속하여 목적지에 일찍 이르고자 하는 행위 외에 정체된 교통흐름의 물꼬를 틔워주는 순기능적인 역할을 하는데, 앞 차에 가려진 시야를 확보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안전한 추월은 필수불가결한 행위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추월에도 원칙은 있다. 추월을 하기 위해서는 앞 차와 일정간격을 유지하다가 순간적으로 가속스퍼트를 이용해 안전하게 추월을 하여야 하지만, 상대 운전자에게 대비할 시간과 간격조차 주지 않은 채 바짝 붙여 위협적인 추월을 하게 된다면 애꿎은 자동차만 사고가 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치과의 주행차선은 무엇인가? 치과대학에서 배운지식으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
‘요즘 치과의사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심각한 경쟁 속에서 도덕심과 자존심의 추락도 감수하는 치과의사가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듣고 있자면 우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앞에 나는 어떤 치과의사가 되어야 할까 자주 고민하게 됩니다.’ 지난 겨울 치의신보 지면을 통해 보았던 수련과정에 있는 선생님의 글입니다. 이 글은 저 또한 어떻게 살 것인가? 또 어떤 치과의사가 되어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쩌다가 시작한 주제넘은 강의를 할 때마다 고민하는 치과의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드려야 할까 고민하며 한 해를 보냈습니다. 1990년에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한 이후 수많은 선후배 동료 치과의사들이 글과 말을 통해 제게 해주었던 이야기들에 어느새 이십년을 넘게 해온 개원의 경험에서 정리된 생각들을 조금 더하여 고민하는 후배님들에게 전해드려 보고자 애를 썼습니다. 지나온 한 해를 뒤돌아보며 제가 해온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인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앞으로 할 이야기는 또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청주시치과의사회 송년회 인사말에서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노력할 일은 그저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환
이른바 “쇼닥터”라고 불리는 의사들의 과도한 TV출연이 문제가 되면서 의협이 이들을 스스로 규제할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또한 의사들이 방송에 출연하는 대가로 상당 액수의 금품을 주고받고 한다는 루머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의료인의 전문직업성과 의료윤리에 대한 실천적 사유와 성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의료 광고에 대한 의료법 27조2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 알선 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시하고 있지만, 의료광고는 기본적으로 환자를 유인하고자 하는 속성을 가진다는 점과 의료인의 직업 수행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및 의료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이라는 상충점을 만들어낸다. 과거의 의료 정보 공급 방식은 주로 의료진에 의해 이루어지는 딱딱하고 어려운 설명에 의존하였다. 이런 방식은 의사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라는 부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의학적으로 타당한 판단이 대부분이었다. 한편 매스미디어와 같은 대중매체에 의한 의료정보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언론의 속성으로 인하여 아직 실행될 수 없는 기술이나 예외 사례에 대한 보도가 많으나 환자의 입장에서는 신뢰도가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의
대략 5년 여전의 일이었다. 선글라스를 낀 50대 후반의 남성 환자분이 왼쪽 아래 잇몸이 심하게 부었다며 내원하였다. 환자분의 직업은 택시기사였다. 직업적인 이유로 인해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신다고 손수 부연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나서는 이가 아파서 운전을 잘 못하겠으니 빨리 빼달라고 강한 어조로 부탁을 하셨다. 환자분의 얘기를 듣고 나서 자세히 검진해 보니 #36 치아의 협면부터 왼쪽아래 얼굴까지 심하게 부어있는 상황이었다. 우선은 방사선 사진을 찍어보자고 말씀드렸다. 촬영 결과 해당 치아는 근관치료가 부족한 상황으로 치근단에 병변이 관찰되고 있었다. 현재의 심한 부종의 원인은 #36 치아의 재감염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이 되는 가운데 당일 발치를 원하시는 환자분께 부은 것을 먼저 가라앉혀야 한다며 약처방을 먼저 해드려서 돌려보냈다. 이후 환자분이 재내원하시는 것은 그로부터 5일 후였다. 부어있었던 얼굴은 예전과 달리 거의 정상적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런데 이때부터 환자와 의사의 실랑이가 시작되었다. 환자는 너무도 강력하게 발치할 것을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치아였다. 해당치아의 근관치료가 부족하고 기존의 gold
심미 레진 시멘트와 접착 레진 시멘트 표준은 ISO 4049에 포함자가접착 레진 시멘트는 별도로 제정 중, 국내 치과계 관심 가져야20 MPa 이상의 접착강도 요구2014년 9월 14일부터 9월 20일까지 독일 베를린 DIN에서 치의학 분야의 국제표준인 ISO/TC 106 국제회가 개최되었다. ISO/TC 106 은 8개의 분과인 SC 1 (Filling and restorative materials), SC 2 (Prosthodontic materials), SC 3 (Terminology), SC 4 (Dental instruments), SC 6 (Dental equipment), SC 7 (Oral care products), SC 8 (Dental implants), SC 9 (Dental CAD/CAM)과 별도의 작업반인 WG 10 (Preclinical biological evaluation and testing)으로 구성되어 있다. SC 1에서 오늘 설명하고자 하는 부분은 WG 15의 접착성 성분을 포함하는 레진시멘트에 관한 것이다. 레진시멘트 부분은 WG 9의 ISO 4049 (Dentistry―Polymer-based restorative
요즘 시중에는 꿈에 대한 서적이나 자기계발서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나는 삶이 게을러지거나 무료하고 무언가 자극이 필요할 때 나를 다독이고 채찍질 해줄 수 있는 이러한 종류의 책들을 읽어보곤 한다. 자기계발서들을 읽을 때는 “그래~ 이거야~” 하면서 나를 다잡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게을러진 나를 발견하곤 한다. 하지만 반복적인 일상에 나를 깨워줄 만한 것도 이만한 것이 없다. 많은 책들 중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연금술사이다. 대학교 2학년 때인가? 처음으로 연금술사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끌리지 않는 책 제목에 과학관련 도서인 줄 알았다. 그러던 중 친구가 읽어보고 재밌다는 한마디에 바로 이 책과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연금술사에는 산티아고라는 소년이 등장한다. 양치기인 산티아고는 매일 자신이 피라미드에 가서 보물을 찾게 되는 꿈을 꾼다. 그 꿈을 계기로 산티아고는 연금술사가 말한 “자아의 신화”를 찾기 위해 아프리카도 가고 이집트도 가게 되면서 많은 어려움과 고비가 있지만 결국은 자아를 이루고 보물도 찾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 산티아고는 꿈을 꾸고 있고 하루하루 꿈을 향해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같다.
해마다 연말과 연초가 되면 각종 매체에서 전망과 예측을 쏟아냅니다. 그 중 가장 관심있게 지켜 보아야 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경제 전망과 예측이죠.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제 연구소의 전망도 있고 공신력 있는 전문가의 예측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망과 예측 자료는 책으로도 출판되어 12월부터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매년 되풀이 되는 것이지만 올해는 유독 관심이 가는 것이 밝은 전망보다는 부정적인 전망과 예측이 많이 나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우리나라의 2015년 경기 전망은 대체로 흐림입니다.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한국 경제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겪고 난 뒤부터는 사회 전반에 자숙 분위기가 확산되고 개인소비 둔화를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확대되었습니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의 하락과 주택 전세금의 상승과 월세로의 트렌드 전환은 벌어들인 돈을 가계의 채무 상환이나 이러한 주택관련 자금에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되어 소비 심리는 더욱 위축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세계의 경제도 탈출 전략을 앞세우고 이웃 일본의 경우 아베노믹스 정책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의 변화는 곧바로 우리 경제에 영
치과계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유독 사건 사고가 많았던 2014년 갑오년(甲午年)이 가고 2015년 을미년(乙未年) 청양의 새해가 밝았다. 푸른 양의 해인 을미년 새해는 온순하고 어울림에 능한 양의 기운에 진취적인 푸른색이 더해져 치협과 개원가에 행운이 뒤 따르는 여러 희망을 꿈꿔 본다. 지난해는 치협 사상 처음으로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된 29대 치협 집행부가 출범해 침체된 개원가 경영환경 살리기에 나서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어버이연합이라는 보수단체가 1인1개소 규정을 더욱 강화한 개정 의료법이 “치협의 불법로비에 의해 이뤄졌다”며 검찰에 고발하는 악재가 발생함에 따라 치협이 압수 수색을 당하고, 두 달간 치협 임직원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김세영 명예회장은 구속될 수 도 있었던 위기를 맞기도 했다.새해에는 불법 입법로비로 몰아간 검찰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법정에서 증명되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의료기사법 계도기간 만료 기간이 2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치과위생사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간의 직역갈등까지 불러온 의기법 문제는 개원가 경영환경 개선과 밀접한 중요 정책인 만큼, 지난해 노력이 결실 맺기를 희망해 본다.새해에는 치과의사전문의제도
갑자기 여수에 가지 않겠느냐는 지인의 제안을 받았다. 연말이라 분주했지만 ‘놀자’는 청에 응하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러겠다고 말했다. 일상적 분주함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던 차에 좋은 핑계거리가 생긴 것이다. 해야 할 일을 쌓아두고 떠나는 여정인지라 미묘한 설렘도 느껴졌다. 미끄러져서 조금 발을 접질려 서리병아리처럼 추레하게 걸을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흔흔했다. 기차가 서울을 벗어나자 눈에 덮인 산하가 눈에 들어왔다. 비어 있기에 더욱 충만만 빈 들에도, 서부렁한 겨울 숲에도 흰 눈의 은총이 내려 앉아 있었다. 눈 덮인 바깥 세상을 보며 피터 브뤼겔의 눈 속의 사냥꾼(1565년)도 떠올렸다. 저 멀리 가파르게 솟구친 설산이 보이고, 나무 위에는 까마귀가 앉아 세상을 굽어보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에는 많은 이들이 몰려나와 겨울을 즐기고 있다. 얼음을 지치는 사람들, 팽이치기 하는 아이들, 썰매를 끌어주는 사람들, 집 가까운 곳에서 추위와 맞서듯 불을 지피는 사람들, 그리고 많은 사냥개를 거느리고 사냥터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수확은 보잘 것 없다. 쓸쓸하지만 아름답다. 브뤼겔은 풍경 속에 녹아든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다.
‘중국식 경영’ 이해하기(HBR2014.9데이비드 마이클 (David Michael), 토머스 하우트 (Thomas Hout)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다국적기업과는 다른 중국만의 방식 : 브로드그룹의 예를 보자 . 창사(長沙)에 위치한 브로드그룹(Broad Group)은 신속하고 유연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을 이용해 놀라운 속도로 친환경 공법의 조립식 건물을 짓는다. 모듈을 통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부분을 최소화하는 모듈러(modular) 방식이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지만, 이 회사는 공장에서 효율적으로 모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건물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더 잘게 쪼갰다. 쉽게 모듈을 이동시킬 수 있는 운송 시스템과 새로운 레이어를 쉽게 더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이 회사 공장에서 생산된 건물 모듈은 수도, 전기, 가스 시설 등을 내장한 상태여서 플러그만 꼽으면 될 정도다. 이런 모듈이 40피트(약 12미터)짜리 컨테이너에 실려서 건설 현장으로 운송되어 24시간 내내 조립된다.이런 예들에서 보듯, 중국 기업들이 사용하던 기술은 기본적인(downstream) 산업 경쟁력에 주로 의존한다. 좀 더 고차원적인(u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