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配慮) 아침 출근시간, 우리치과 엘리베이터 앞은 항상 만원이다. 15층 대형 클리닉 건물이다 보니 출근시간이면 먼저 타기 위해서 전쟁을 치른다. 엘리베이터 한 대를 놓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니 다들 하나 둘씩 엘리베이터 문 앞으로 바짝 다가선다. 그러면 나는 뒤로 물러나서 다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곤 한다. 내가 조금 지각해도 나의 출근시간을 따지는 사람이 없으니 작은 배려를 할 수 있어서 즐겁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두리번거리는 어르신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엘리베이터 걸(?)이 된다. 층을 누르는 스위치 자리에 바짝 다가서서 자연스럽게 외친다. “몇 층 가세요? 어르신! ^^”“5층요!… 7층요!”“4층 가시는 분은 안계신가요?”라고 하면 엘리베이터 저 구석에서 외마디 외침이 들려온다.“11층요!!!” “네” 대답하고 나면 층마다 내리는 분들이 안전하게 내리기까지 열림 버튼을 누른다. 7층 문이 열리면 아름다운이 치과 우리 직원들이 먼저 내리게 배려한다. 빨리 가서 출근카드를 찍으라는 배려다. 지각할까봐 엘리베이터 앞에서 뛰는 직원들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진료가 끝나고 환자들이 입을 헹구고 나면 “티슈”라고 종종 외친다. 환자분들은 입술에 묻은 물기를
기고민승기 원광대 대전 치과병원장·치협 수련고시이사 존경받는 치과의사이기를 바라며 요즘 치과계는 불법 네트워크 치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계속되는 경제적 불황, 수가 덤핑, 환자 유인 행위, 늘어나는 개원가 그리고 각종 연수회 및 세미나 등. 치과계 신문을 보면 치과계 현황이라든지 복지 정책, 보험 정책의 현실화 등 기본 이슈는 뒷전이고 우리끼리 서로 대결 구도를 보이며, 개인주의적 집합장인 양 많은 연수회다 새로운 제품 등이 소개되어 있다. 지면이 화려해서 보는데 지루한 감은 없으나 어찌 머리에 남는 느낌은 없고 씁쓸한 잔상만 남는 것 같다. 정상적인 치과대학 교육 및 임상실습, 대학원 등의 공교육을 충실히 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졸업과 동시에 수 많은 연수회 및 세미나 참석, 해외 연수, AGD 등을 이수(?)해야 하는 치과계 현실에 이미 갓 졸업한 주니어 치과의사들은 시간적으로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받아야 하는 압박감은 학창시절보다 더하면 더했지 적지 않을 것 같다. 무슨 공부해야 할 게 그리 많고 무슨 자격증(certificate) 등이 그리 많은지…. 무엇이 문제인
공정위, U모네트워크 경고 개원의를 자극하는 문구가 들어가 있는 전단지를 전국 치과에 발송해 공분을 사고 있는 U모네트워크치과가 지난 15일자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다. 치협이 지난달 27일 공정위에 U모네트워크치과의 불법광고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해 달라는 민원 요청을 받아들여 공정위가 피조사인인 U모네트워크 대표에게 경고통지문을 보내 경고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 전단지가 객관적인 근거가 전혀 없이 자신들에게 컨설팅 요청을 하지 않을 경우 치과가 망한다는 등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해 광고한 것으로 허위·과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왜곡시키는 등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공정거래를 저해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U모네트워크에 대해 이같은 행정조치를 내린 것은 당연한 결과로 환영할만하다. 치협은 U모네트워크의 이 전단지가 치과의사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행위로 구체적으로는 허위, 과장광고 또는 부당하게 비교 표시하는 광고에 해당된다고 지적하며 공정위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U모네트워크치과는 1차 광고에 이어 이달 초
가족과 함께한 등산의 즐거움 예전엔 등산이 좋은 줄 몰랐다. 아니 그것보다는 산의 고마움을 몰랐던 것이 아닐까 싶다. 연세가 많으신 선배 치과의사 분들한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나이 40을 넘기니 예전 한창 때의 몸이 아니라는 것을 술을 통해 배운다. 학창 시절에는 힘든 수업을 마치고 나와서 선후배들과 술을 마시고 기껏해야 3시간 정도 자고 또 나와서 공부를 하고 테니스 한번 때리고 나면 개운했었다. 한창 시절까지 안 내려가도 몇년전까지만 해도 술 좀 먹는다 싶었지만 요즘엔 술자리를 골라서 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몸을 챙기게 되고 뭐 좀 좋은 거 없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찾아 나서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집 앞에 조그만 산 하나를 발견! 일단 혼자 올라 봤다. 등산이라고 하기엔 좀 민망한 높이. 그러나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산이지만 공기부터가 다르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두 아들래미와 결혼하기 전 몸매를 찾아볼래야 찾아 볼 수 없는 몸매를 갖고 있는 와이프도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 높이다. 그래도 동네 뒷산이라 하여도 산은 산이지 않은가? 가끔 숨이 턱턱 막히는 구간이 있지만 이게 산의 매력이다 싶어 움직이기 싫어라 하는 가족들을 이끌고
세무경영 123! <2> 주40시간제 시행… 노무·인사관리 기술 2009년 8월~11월 경인지방 노동청에서 인천지역 병의원급 117개소에 대해 근로기준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단 한 곳을 제외한 116개소에서 612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적발됐고, 이에 대한 후속 실태조사가 전국으로 확대돼 의료계 노무문제가 화두가 되는 계기가 됐다. 사실 이러한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인한 과태료는 최대 5백만원으로 그렇게 많지는 않다. 게다가 적발 이후에도 15일 동안 시정할 시간을 주기 때문에 별다른 경각심을 느끼지 않는 개원의도 있다. 그러나 정작 수천 만원에 달하는 미지급 법정근로수당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받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뒤늦게 관련 서류를 갖추는 경우도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다른 한편으로 몇몇 개원의들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조사받는 과정에서 마치 죄인 취급 받는 경험으로 인해 의사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오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근로감독관은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노동관계법 위반에 대해 검사의 지휘를 받아서 직접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데 퇴사한 직원과의 퇴직금이나 임금체불로 다투는 상황에서 마침 병원
명사시선 임철중 칼럼 <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자신을 얼마나 존중하는가 서울대학교치과대학이 예과 2년의 6년제 첫 입학생을 뽑은 것은 1959년으로, 장기복무 치과군의관들이 쌍수로 환영했다. 그 이전에도 군의관은 의과·치과가 다 함께 중위로 임관했는데, 대위 진급할 때면 문제가 생겼다. “경력(학력)에 2년 차이가 나는데 왜 동시에 대위계급장을 달아주는가?" 라는 것이다. “사관학교 출신은 소위로 시작하는데, 똑같이 4년제를 졸업한 치과군의관이 중위인 근거는?" 이 또한 당연한 항의였다. 대위 이후에도 진급심사 때마다 꺼림칙했던 이 문제는, 보건직 공무원이나 대학교수 등 계급이 있는 사회라면 항상 걸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었다. 예과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OJT 교육 등을 통해 선진국 의료제도에 먼저 눈을 뜬 군진(軍陣)에서 처음 제기한 것으로 기억한다. 서울대치의학대학원이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항상 치전원제도를 찬성해온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다만 그 이유가 정원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교과부 방침 때문이라니 다소 떨떠름하다. 단순히 정원 삭감의 숫자적인 불이
월요시론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마음을 지킨다는 것 생각을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 일 수도 있고, 고통스러운 일 일 수도 있다. 희망에 차서 미래를 꿈꾸는 생각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지만, 헤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신의 축복가운데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비록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할 지라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고통까지 감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어떻게 하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항상 지낼 수 있을까? 사람들은 미래의 계획을 세울 때, 직접적인 경험이든 간접적인 경험이든,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운다. 경험이 부족할 수록 귀에 솔깃한 이야기에 따라서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요새는 인스턴트의 시대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굳이 누구로부터 말을 듣지 않더라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인스턴트의 시대이다. 바쁘기 때문에 하나 하나 차분히 따지면서 음미해 볼 겨를이 없다. 얼마 전 일본의 손님과 만나면서 참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50이 넘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분인데, 지금은 치과계의 중견기업
자연치아아끼기운동 (1) 치과계의 치킨게임 자연치아아끼기운동(상임대표 서영수)이 국민의 구강건강 지키기에 앞장서는 바른 치과의사상을 고취시키자는 취지로 본지에 칼럼 연재를 시작한다. 월 1회 게재되는 칼럼에서는 자연치아아끼기운동이 말하는 의료인의 근본 자세에서부터 치과계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과 대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요즘은 의사도 길거리 세일하데요”. 멀리 이사를 갔는데도 찾아와 임플랜트 시술을 받은 한 단골환자의 얘기다. 병원에 오는 도중 지하철 입구에서 선물과 함께 전단지를 주어 받아보니 90만원 임플랜트 홍보물이었다고 한다. 창피해서 얼굴이 뜨거웠다. 이분의 말씀 저의가 무엇일까? 터무니없는 치료비 차이에 단골이라고 멀리서 찾아왔는데 자신에게 바가지를 씌웠다고 섭섭해 하며 좀 참고하라는 걸까? 아니면 길거리 판촉행사를 하는 의료계를 보고 세상이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나 하고 한심해 하는 걸까? 아마도 전자가 더 클 듯싶다. 아무튼 그분의 치과계를 보는 눈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선생님을 믿는다는 말에 그나마 감사했다. 덤핑치과 얘기가 단연 화두 일 순
성금 모금에 적극 동참하자 치협이 지난 18일 불법의료신고센터를 개설하는 현판식을 갖고 출정에 나섰다. 이어 열린 지부장회의에서는 불법네트워크치과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성금모금을 통해 마련키로 결정했다.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회원 1인당 10만원 이상의 투쟁기금을 모으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기금도 치협 집행부가 불필요한 행사를 줄이고 예비비를 최대한 확보하면서 회원부담을 최소화 한 금액이다. 본격적으로 불법네트워크치과와의 전쟁이 시작된만큼 이번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만 치과계의 미래와 희망이 보이고 국민들의 구강건강권도 지켜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 싸움은 결코 단순하지도 호락호락하지도 않다. 전국적인 조직의 치협이 치과계 내부에 있는 불법네트워크치과를 상대로 하는 싸움이지만 치협에 절대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저들의 자금력과 조직력은 치협 예산의 몇십배에 달하며 문어발식 영업 등을 통해 많은 인맥과 지원군을 확보하고 있다. 그들이 갖고 있는 자금력은 중견기업 규모이상이라는 평가다. 이 정도 규모라면 치협이 골리앗이 아니라 저들이 골리앗으로 오히려 치협은 다윗의 입장이 돼 전투를 벌여야 하는 형국이다. 이번 싸움은
응석사 지난 주말 나는 마음이 맞는 오랜 친구와 함께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서울을 떠나 잠시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눈과 귀가 쉴 수 있는 곳으로 여행지를 잡기로 하고 고민하던 중 출가하여 스님이 된 친구가 떠올랐다. 8년 전 쯤 알게 된 친구는 어느 날 스님이 되겠다며 속세를 등지고 해인사로 들어갔다. 지금은 경상도 어디 절에 있다고 했는데… 산 속 고요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면 하룻밤 신세를 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연락을 취했고, 흔쾌히 그는 허락했다. 함께 가기로 한 친구가 독실한 불교 신자였기에 그녀는 기쁜 맘으로 여행길에 올랐고 나도 오랜만의 여행에 마음이 설레었다. 우리가 다녀온 응석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로, 집현산(集賢山, 높이 572m) 동남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절로 올라가는 길은 가로등 하나 없이 어둡고길고 구불거려 오르는 내내 겁이 났다. 절에서 일을 봐주시는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요즘 같은 여름 날씨엔 동네 주민들이 그냥 도로에 멍석 깔고 길에서 잠을 청하기 때문에 올라오는 동안 사람
치협 고충위와 통하라 ‘열린 눈’과 ‘열린 귀’의 역할을 하면서 회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치협 회원고충처리위원회(이하 고충위)’가 올해로 7년차를 맞으면서 새로운 출발을 했다. 고충위는 안성모 협회장의 핵심공약 가운데 하나로 2005년 9월에 신설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05년 9월부터 2011년 4월 30일까지 고충위에 접수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1034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현재 치협 회원으로 등록한 개원의가 1만4000여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개원 회원 14명 중에 1명은 치협의 고충위를 이용한 셈이다. 이 정도의 실적이라면 회원들의 신문고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치협이 회원의 신문고 역할을 한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회원들의 높은 고충위 접수 실적은 역으로 보면 그만큼 회원들의 삶이 피곤하고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켠으로는 치과의사의 씁쓸한 단면을 조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연도별로 분석하더라도 2005년 100건을 시작으로 2006년 151건, 2007년 166건, 2008년 188건, 2009년 206건, 2010년 219건으로 해마다 회원의 고충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