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물결 대의원 총회 기대 이틀 후면 대의원 총회다. 제28대 집행부 수장을 선출하는 날이다. 아울러 수많은 안건들을 그리 길지 않는 시간에 처리해야 한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대의원 총회는 치협의 일년동안 할 일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다. 대의원들의 책무가 그래서 무거워 보이기도 하는 날이다. 이번 총회는 예년과 달리 몇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우선 매년 각 지부마다 단골로 등장하던 치과의사 전문의제에 관한 안건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부산에서 한 안건이 올라왔지만 보완책 강구 요청수준이다. 전처럼 근본 문제를 지적하는 안건은 없다. 당연히 이달 초에 50년 숙원을 풀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이번 총회가 치과계의 흐름을 바꾸게 되는 상황에 와 있다는 점이다. 전에 없이 여성 회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져 여성 당연직 부회장을 비롯 여성 대의원 할당제 등이 각 지부를 통해 안건으로 올라왔다. 또한 그동안 너무 젊어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하던 공중보건치과의사들도 자신들의 권한을 주장하고 나오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치협 중앙회에서는 여성과 공중보건치과의사에게 대의원을 배정하기 위해 현행 201명 대의원제를 14명 더 늘려 215명을 하는
종|교|칼|럼|삶 노석순 테레사 수녀 <마리아의 전교 프란치스코회> 산에 난 오솔길 산에 난 오솔길을 홀로 걷고 있습니다. 새로운 봄을 맞이하며 자연은 제각기 소리를 지르며 저를 나게 한 창조주께 온 존재로서 환호성을 올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깊은 고요가 있습니다. 고요함이 너무나 거룩해 평화 속에 잠기게 합니다. 한참을 걷다가 가파른 오솔길에서 숨을 몰아쉽니다. 잠깐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아! 마음 안에서 부터 터져 나오는 감동에 몸이 떨립니다. 생명을 잃은 고목나무에 몸을 붙여 여리게 피어난 한 송이 들꽃이 저의 전 존재를 사로잡았습니다. 아무런 말없이 이곳에 흐르는 고요함과 호흡을 같이하며 바라보고 또 바라봅니다. 눈물이 흐릅니다. 마음이 열리고 깊은 내면에서 나오는 탄식과 무거운 그 무엇이 거침없이 터져 나옵니다. 그리곤 평화를 찾았습니다.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평화와 위안을 얻고선 다시 저는 그 길을 걷습니다. 가파른 오솔길에 고목과 생명을 나누며 아니 한 몸이 되어 핀 작고 여린 꽃은 고해의 은총을 가져 다 주었고 하느님과의 화해성사를 이루어 주었습니다. 고목나무에 핀 들꽃처럼 존
에너지 지금은 마음껏 미국을 오가는 세상이지만 앞으로는 연료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주여행은 커녕 가까운 곳을 방문하지도 못하게 될 수 있다. 현재 우리 치과계에는 어려운 일이 많이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더 큰 문제도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자연은 인간의 생활에 깊은 영향을 준다. 에너지의 부족이 과연 오래된 인간의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을까 의문이 들때마다 Shackleton의 남극 탐험기를 되새겨 보며 인간의 생활습관의 변화 가능성에 희망이 있다고 느껴져 많은 위로를 받곤 한다. 지난 2008년 10월 UN의 반기문 총장은 기후변화에 대항하는 인류의 노력을 “defining challenge of our era”로 정의했다. 그동안 한국의 급격한 산업 발전은 기후변화에 대한 수많은 과제를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말았다. 그 결과 한국은 2002년 10월 교토의정서를 비준했고, 이는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에너지 집약산업과 자동차,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만들었으며, 세계적으로는 2004년 3.6억 유로였던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의 규모를 2010년에는 300배 이상 증가시켰다 (The World Bank). 이
약한 여자 그리고 강한 엄마 오늘따라 까다로운 환자들이 많다. 진료를 마친 환자가 나한테 와서 자꾸 진료비를 깎아 달라고 한다. 안 그래도 오전에 미열이 있던 아들 준서 생각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운데 환자마저 날 안 도와준다. 결국 진료비 깎아 달라던 환자는 이렇게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하고 나니 그제야 병원 문을 나간다. 환자 대기실을 보니 아직 몇명 정도는 더 있는 것 같다. 원장님이나 스탭 모두 정신없이 움직인다. 진료실, 리셉션 테이블에서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어느새 많았던 환자들이 하나 둘 사라져간다. 이제 좀 쉴 수 있을까? 잠깐 환자가 뜸한 시간에 창밖을 바라보면서 잡념에 휩싸인다. 이 같은 잡념을 하게 된 이유에는 오전 준서의 미열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준서 엄마로서, 내 남편의 와이프로서, 시댁의 며느리로서, 치과의 치과위생사로서 “주어진 내 삶에 역할에 최선을 다 하고 있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면서도 그들한테 미안한 감정은 무엇일까?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 직장맘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 같은 직장맘들은 다 그렇게 살겠지라는 생각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월요 시론 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인이자 과학자라는 치과의사 치의학 학문을 처음 접할 때 용어를 정의하면서 강조하는 단어가 예술이자 과학(Art & Science)이다. 과학은 개념이 쉽게 잡히는데, 예술이라는 용어는 매우 관념적이어서 개념 잡기가 쉽지 않다. 예술은 창조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리스 시대에는 예술이란 모방에 근거를 두었다. 모방이란 이데아의 재현이라는 기술에 강조를 두었다. 따라서 당시 순수 예술은 만드는 기술이라는 의미에서 미술, 조각, 음악 무용 등이라고 생각했다. 모방이란 우주의 법칙에 대한 이해와 순종을 말하는 것이며, 반대로 창조란 그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자율적 행위를 말한다. 신처럼 무에서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인간의 독립된 주체성이 곧 창조인 것이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배경이 되는 인문주의의 발달로 중세시대에는 신보다 인간을 중시하고자 하는 의식에 의해 자아각성이 그 기초를 이루었으며, 현대예술 또한 인간 중심, 자아중심으로 자기의 재현, 즉 표현주의를 중시하게 되었다. 예술에서 창조성이라는 용어는 18세기에 와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때의 창조성이라는 개념은 새로운 창조
아름다운 선거, 원년 되길 드디어 치협회장의 후보 세 명에 대한 기호가 결정됐다. 기호 1번이 이원균 후보, 기호 2번이 안창영 후보, 기호 3번이 김세영 후보다. 이들은 이제 일주일 밖에 안남은 선거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최선을 다해 자신들이 앞으로 할 일들을 알리는데 주력할 것이다. 이들 세 후보는 지난 9일과 12일 대구·경북지부 협회장 후보 초청 합동연설회와 서울 경기지부 합동연설회를 거쳐 나가고 있다. 각 후보들은 나름대로 정성껏 준비한 공약을 제시하고 예민한 질문에 대해 소신껏 답변을 함으로써 후보의 자질을 검증해 나가고 있다. 이번 선거전 양상을 보면 이미 치른 대구·경북지부 연설회에서 대구지부 회장이 말한 대로 어느 후보를 회장으로 추대해도 손색없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세 후보의 이력이나 경륜, 그리고 열정은 모두 회장감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지난해에 구체적으로 어느 누가 후보로 나선다는 얘기들이 오고갈 때부터 뒤에서 일고 있던 마타도어, 비방 모략 등 고질적인 선거 풍토가 얼마 전부터 급격히 사라짐으로써 이번 선거가 세 후보 간의 선의의 경쟁으로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높이 살 일이 아닐 수 없다. 회장이 돼야 할 덕목
|명|사|시|선| 양영태 칼럼<자유언론인협회장·전 치협 공보이사> 협회장 선거 타락상, 바로 세워야! 무릇 모든 선거란 다소의 진흙탕 냄새가 풍겨오는 불가피한 민주적 경쟁방식의 일종이다.치협회장 선거도 예외는 아니어서 요즘 선거의 양태가 그렇게 선명하거나 깨끗한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경쟁하는 경향이 퇴색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행히 크게 들리지 않지만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던 협회장 선거의 과열과 극심한 불협화음은 일종의 사회적 모럴해저드에 편승한 선거 타락성 현상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울치과의사회 기관지인 ‘치과신문’에 의하면 이원균 회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김윤만, 정세용, 이희권 공동위원장이 지난 3월말 성명서를 통해 회장 후보에 대한 비방을 그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전례 없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오죽했으면 비방을 중지하지 않으면 법적대응까지 하겠다고 성명서까지 발표했었을까? ‘치과신문’에 캠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내용이 기사(記事)에 고스란히 클로즈업 된다. 기사 내용인즉 “타 후보 진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특정인사가 대의원을 만나거나, 동문 후배들을 만나서 날조된
봄이니깐 괜찮아 봄이 왔어요 봄! 싱그럽고 활기찬 봄이 왔어요~! 아무리 불러도 들어도 지겹지 않는 말이다.야채장수, 생선장수의 확성기를 빌려 오늘도 내일도 트럭에 가득 싣고 떠들어도 모자라면 모자랐지 지겹지 않을 봄 ! 며칠전, 답답한 마음에 집 앞을 산책하는 내게 바람이 그랬다.“그냥 지금은 나랑 놀면 안돼? 아무것도, 아무 걱정 없이~"산뜻하게 불어주는 녀석 앞에서 내 한숨 따위는 참으로 형편없어 정신 차리고 보니 어쩐지 ‘봄바람’ 이였다. 생각해보면, 한달전부터 “와, 이제 봄인가 보다!"했던 것이 한 달이 된 지금도 “날씨 좋다! 봄이네 진짜!” 여전한 그 멘트이다.물론 다시 그 인사를 건네기까지~쉽지는 않았으리라.날이 조금 풀리는가 싶더니 비는 그렇다쳐도 3월에 눈이 내리고 들여놓은 두꺼운 오리털 점퍼까지 꺼내 입게 하는 매서운 바람~그러다 다시 맑아진 하늘.그래도 뭔가 안심되지 않는지 과감히 외투를 벗어내지는 못하는게~ 마치, 믿었던 사람에게 받은 상처에 대한 자기방어 같다. 어설프게 돌아온 그의 모습에 나 다시는 상처받지 않으리. 하며 온전히 내어주지
정부 “건보재정 악화 남 탓”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일로 있어 이 상태로 갈 경우 20년 후인 2030년에는 무려 50조원의 적자가 예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재정파탄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선진화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에 건보 재정이 10조원에 달하고 2030년에는 49조5천6백억원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지난 1일 열린 정부의 재정위험관리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고령화의 가속화, 보장성 확대 등으로 건보지출이 증가하는데 비해 국가 경제의 성장률 저하로 건보 수입이 감소될 것으로 보여 재정 악화는 더 심화될 것이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를 보전하기 위해 올해로 끝나는 국고지원 방식을 내년부터 개편하더라도 국고 지원액은 더 이상 늘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윤증현 장관의 발언에 있다. 이날 윤 장관은 건보재정 위기가 이대로 가다가는 건보의 지속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고백하면서 건보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과잉진료, 약제비 과다 지출, 보험료 납부면제 과다’ 등을 지적한 것이다. 물론 재정 악화의 여러 요인 가운데 이런 부분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치 재정 악화
종|교|칼|럼|삶 김수영 요한나 수녀<마리아의 전교 프란치스코회> 모두가 함께가자 저는 고향이 부산이지만 아버지의 직장 관계로 중학교 1, 2학년은 울산에 있는 학교를 다녔습니다. 전국체전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우리 학교에서 학생들이 나가서 매스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1학년이면 1학년 전 학생 집단이 운동장에서 어떤 체조를 하는 것이었는데 체조 그 자체보다도 집단이라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는 운동이었습니다. 집단이 갖는 표현력을 목적으로 이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일체가 되기도 하고 그룹으로 나뉘기도 하면서 경쾌한 동작을 보이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국민체육대회의 식전(式典)의 일부로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이지요. 한 학년 15개 반에서 6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하다 보니 어마어마한 집단 체조였습니다. 현재는 올림픽 등의 큰 스포츠 제전에서는 매스게임은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 되었고 사회주의 국가의 매스게임은 특히 유명한데 지금 우리가 북한이 카드 섹션이나 집단 매스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서 정말 놀라는 것이 그 많은 사람들의 일사 불란함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중학생들이 매스 게임을 하면서
인생의 황금기 ‘공중보건의’ 2009년 4월 보건소로 첫 출근. 한 시간 후 여사님이 부른다.“선생님, 환자왔어요. 발치요.”첫 환자. 상악우측 제2소구치였는지, 제1대구치였는지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잘 뽑을 수 있을까, 발치순서가 어떻게 되었지’ 속으로 되뇌면서 진료실 유니트체어로 향했다. 간단한 치주발치였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치아가 ‘쏙’하고 뽑히는 느낌도 좋았고 자신감이 생겼다. 공중보건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나는 운이 좋아 경기도로 근무지 배치를 받았다. 내가 근무한 보건소는 여러 구강보건사업을 시행하고 있었다. 매주 화요일, 목요일에는 어린이집 원생들이 구강검진, 교육을 받으러 보건소에 왔고, 매주 수요일, 금요일에는 초등학교 구강보건실에서 치아홈메우기 사업을 하였다. 장애인시설, 요양원 등으로 구강보건버스를 타고 출장도 나갔다. 그 외 시간에는 보건소에 오는 환자들 진료를 하였다. 그렇지만 치과대학에 다닐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여유로운 생활이었다. ‘무엇을 할까.’ 하고 싶은 일들을 목록으로 적었다. 여행, 악기, 운동, 세미나수강 등 생각나는 대로. 하루는 공중보건의 축구모임에 나가고 이틀은 기타학원에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