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시론 서은아 <본지 집필위원>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심리학 (1) 졸업 28년…난 지금 다른 영역에 빠져있다. 미술 심리치료사. 서울에서 18년 동안 개원하고 강원도 춘천에서 10년동안 난 다른 영역에서 행복해하고 있다. 자녀들과의 관계도 철저하게 회복되면서 우리가 실패했던 자녀와 관계를 추적해보고 해결책을 내 자신에게서 찾아가는 길에 우리 후배들을 초청해본다. 가평 국제 페스티벌에서 가족치료, 홍천교육청에서 ‘초등 학부모들 위한 충분히 좋은 엄마’라는 제목으로 강의하면서 아이들의 문제를 공유해본다. 어릴 때부터 관계가 힘들었던 아이와 화해하며, 건강한 청년으로, 의지가 분명한 모습으로 서있는 아들이 되기까지 난 19년을 ‘대상관계’에서 아이와 공유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하며 이글을 쓴다. 전문가로서 성공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결국 아이를 잘 키워내는 일은 우리들의 가장 큰 몫일 것이다. 먼저 대상관계라는 생소한 개념을 알아보고 우리와 아이들이 부딪치는 문제들을 추적해 가 볼 것이다. 대상관계란 생후24~36개월 사이에 양육자나 그 환경에 의해서 아동의 심리적 발달과정에 입은 상처에 대하여 연구하여 그 영향
제1623번째 입 영 여 행 “아빠, 대학교 1학년 마치고 군대 갔다 와야겠어요.”아들 입에서 벌써 군대 이야기가 나온다. 그만큼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말이겠지? 휴우….이러다가 몇 해 지나면 장가가고 곧바로 할아버지 말 나오는 건 아닌지…“군대라~~ 음 다녀 와야지.” 어떤 때는 가끔 지금도 군인 아저씨란 표현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데 아들이 입영이라니… 입영 날짜를 2주 정도 앞두고 아들과 뭘 할까 생각하는데 아내가 아이하고 군대 가기전에 말 좀 많이 하란다. 그래 그동안 병원에 회사에 정신없이 사느라 아들하고 깊은 대화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것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작심하고 술, 안주 준비하고 아들을 불러 앉혔다. 무슨 말을 하지? 군대이야기? 솔직히 군대 생활이라고는 영천 3사관학교와 군의 학교 통틀어서 3개월이 전부인데 딱히 군대란 이런거다 라고 별로 할 말도 없다. 애써 화산 유격장 이야기를 부풀려 해보지만 별로 먹혀 들지 않는 눈치다. 여자 친구 이야기? 미래이야기? 좀 어색하다. 아들과의 진지한 대화가 어색하다니… 내가 이런 아버지가 되어있었구나… 일단 술만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취해서 골아 떨어졌다. 여행을 가자! 마침 구정 연휴가 있
종|교|칼|럼|삶 김수영 수녀<마리아의 전교 프란치스코회> 어떤 질서에 관한 소고 아주 오래 전에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중간부터 본 것이라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 주인공이 많은 일을 겪은 뒤 맨 나중에 하늘을 가리키며 ‘저기 위의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나봐’라고 말을 하는데 그 대사는 잊어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 많은 힘든 일을 겪고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는데도 깨달은 바가 있어서 하는 말이었으니까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 그 중 가장 중요한 것들이 무상으로 주어졌다는 것에 대해서입니다. 나는 내 생명이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겠지만 무에서 내가 창조되어 생명을 받았다는 것과 그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있는 많은 것들이 예를 들어, 공기, 물 같은 것들이 잘 구축되어 있다는 것도 놀랍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온 우주가 질서 정연하게 돌아간다는 것두요. 자연 질서는 물론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는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자연 질서를 존중하면 그대로 자연은 그 안에 속해 있는 우리를 돌보아 줍니다. 어기면 어기는 대로 되갚아 주기도 하구요. 자연 질서뿐 아니라 인간 마음에 새겨진
치의로서의 자존감 회복 필요 최근 들어 일부 치과의사들로 인해 치과계가 대내외적으로 멍들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현재 개원가를 괴롭히는 가장 큰 문제는 일부 불법성 네트워크다. 또한 심심치 않게 치과의사들의 기운을 빼는 사건은 사무장에 고용된 치과의사나 면허대여로 치과의사들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일들이다. 불법성 네트워크 문제는 굳이 설명 안 해도 알 수 있듯이 그 실상이 매우 심각하다. 현재 동네 치과의원들의 아우성이 끊이지 않는 것은 가뜩이나 경영이 어려운 판국에 덤핑성 수가로 환자들을 유인하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네트워크 치과의원이 들어선 주변 치과의원들은 상당한 갈등에 휩싸이곤 하는데 현재 민원 1순위일 정도다. 이런 와중에 최근에 치의권을 손상시키는 두 사건이 발생했다. 그 하나는 컨설팅회사와 치과위생사에게 고용돼 이른바 사무장 치과를 개설한 모 치과의사가 과잉진료 등을 벌이다 적발된 것이다. 이 치과의사는 그 사연이야 어떻든 적발당시까지 자신의 이름으로 치과의원을 개설했기 때문에 실소유주와 함께 사법처리 받는 신세가 됐다. 다른 하나는 간호조무사와 치과기공사가 고령의 치과의사로
제1622번째 깊게 자리잡은 필리핀 봉사체험 문득 본과 3학년 때 떠났던 러시아 의료봉사활동이 생각이 납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선배 선생님들을 따라 덜컥 따라나섰던 그 날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까다로운 입국심사 때 등 뒤에서 흘러내렸던 식은땀 한줄기, 4평 정도의 조악한 공간 속에서 낡은 핸드피스를 들고 열심히 진료하시던 선배님들, 그리고 그 옆에 잔뜩 긴장한 채 어설픈 원내생 포즈로 석션을 잡고 서있던 저, 아무리 번호표를 쥐어주며 나중에 다시 오라고 해도 문 옆에 다닥다닥 서서 기다리던 아이들…당시에는 너무나 힘이 들어서 머릿속이 새하앴는데 지금은 이렇게나 또렷하게 기억하는 것을 보면 역시 그날의 경험이 피가 되고 살이 되기는 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선배 치과의사 선생님들을 따라 다시 한번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필리핀의 나보타스시였습니다. 필리핀에 입국한 첫날, 나보타스의 해상판자촌을 견학하게 됐습니다.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시멘트 바닥이 흙탕물로 흥건합니다. 저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운동화에 흙탕물이 튈까봐 조심조심 걸었습니다. 그러다 해상판자촌으로 이어지는 좁고 기다란 통로를 보고는 그만 아연하고
월요 시론 정원균 <본지 집필위원> 사이비 의료생협행정당국과 치과계 관리감독 절실 필자는 얼마 전 ‘개원가, 생협 치과에 피 흘리고’라는 제하의 치의신보 기사를 접하고, 어느 후배 치과의사의 선한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웠다. 이 후배 치과의사는 안성의료생활협동조합 치과(이하 생협 치과)에서 어려운 여건을 감내하며 지역공동체의 건강증진사업에 오랫동안 헌신하고 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정의로웠고, 치과의사가 된 이후에도 의료인의 사회적 실천에 늘 앞장서서 고민하였다. 하여 나는 이 후배가 서 있는 지금의 자리가 역시 그다운 삶의 모습이라고 믿고 있었고, 이 시대에 이런 사명감을 지닌 치과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사이비 생협 치과가 창궐하면서 치과계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어 자칫 이로 인해 이 후배의 소신과 의료생협의 참뜻이 훼손당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관련법에 따르면, 의료생협은 30인 이상의 발기인과 300인 이상의 설립동의자가 있어야 개설할 수 있고, 그 운영은 설립동의자(조합원)의 출자금 규모와 상관없이 1인 1표제라는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과정에 따른다. 또한 조합을 운영하면서 설립목적에 부합하
총액계약제가 해법 아니다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위기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건보급여비가 34조8천여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12.9% 가량 급증한 상태인데 비해 수입은 전년도 대비 7.6% 늘어난 33조5천여억원으로 지출이 수입보다 1.6배 가량 많아진 결과가 재정 적자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 건보 재정 적자는 무려 1조2994억원에 이른다. 지난 2007년 2847억원 적자였던 재정이 2008년 1조3667억원 흑자로 잠시 돌아섰다가 1년만인 2009년 32억원 적자로 다시 적자행진을 시작, 지난해 1조원을 훌쩍 넘는 큰 폭의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1월말 재정적자는 2942억원으로 공단이 예상했던 올 한해 적자액인 5130억원의 절반 이상을 단 한 달 새 달성해 버렸다. 이 상황이 계속될 경우 2015년 5조원, 2020년 16조원, 2025년 30조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몰리자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시급히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공단에서 대토론회를 열고 재정적자에서 벗어나는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대체로 정부가 구상하는 것은 총액계약제와 약
제1621번째 더 넓은 세상으로! (하) <1914호에 이어 계속> Baulkham hills에는 모두 세분의 선생님이 진료를 하시고 있는 곳이었다. 이 곳에는 한국 환자의 비율이 Strathfield보다는 높았지만, 현지 호주환자들이 80%정도인 Branch였다. Strathfield Branch에는 한국 환자가 더 많기 때문에 영어를 쓸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Baulkham hills에 와서 처음에는 모든 상황이 영어로 돌아가는 것도 적응이 잘 안 되었다. 그리고 환자를 대하는데 있어서도 외국 환자가 들어왔을 때는 인사밖에 할 줄을 몰랐다. 한국말이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친절하게 환자를 대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에는 많이 속상했었다. 그렇지만 여기에 계시는 Cathy 실장님과 Peter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1주차에는 환자에게 나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했고 2주차에는 영어로 환자를 대기실에서 진료실 안까지 안내했다. 그 다음에는 진료실에서 간단하게 환자와 이야기를 한다거나 선생님이나 Dental Assistant를 도와서 진료실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이 Branch에서
종|교|칼|럼|삶 겨울 산에서 홍현정 사비나 수녀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한 달간 홍천 산중에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 게으른 탓에 자주는 못 했지만 산책도 거기선 빠트릴 수 없는 기쁨입니다. 풀도 보고, 돌도 보고, 산등성 뒤로 노을빛을 남기며 넘어가는 해님의 신비스런 뒷모습도 가만히 지켜봅니다. 이 겨울의 한 중간엔 모든 것이 추위에 적응하여, ‘최소한’으로 견디고 있었습니다. 가지만 앙상한 나무에다 얼어붙은 흙도 속살을 드러내고 푸른 하늘조차 쨍- 소리가 날듯 명징하기조차 합니다. 봄에 이곳에 들꽃이 얼마나 흐드러지는지, 여름에 풀들이 얼마나 무성한지, 가을에 오디며 밤이 얼마나 풍성한지를 알고 있기에 이 겨울 풍경은 더더욱 삭막합니다. 한참을 찬바람에 몸을 맡기고 있다가 내려다 본 발 밑, 땅에 바싹 붙어서 말라버린 풀 하나가 말을 건네더군요. 이 겨울엔, 살아남기에도 벅찬 이 시간에는 꼭 필요한 것 그 이상은 사치라고 말입니다. 남아있는 두어 개 누런 잎조차 다 헤어진 채 납작 엎드려서 그냥 ‘존재’하는 겨울풀은 그렇게 가난해서 더더욱 큰 소리로 ‘생명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제 삶에
면허 재등록 법안에 대한 보완 국회 보건복지상임위원회가 2월 임시국회 기간 중 법안논의의 1순위로 의료인 면허 재등록을 올렸다. 이 제도는 현재 복지부 입장에서 강력하게 희망하는 법안이다. 이 제도가 법제화 될 경우 복지부는 의료인으로서 보수교육 등 의무를 다하지 않는 문제 있는 의료인에게 면허 부여를 제한함으로써 의료계의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다. 치협을 비롯한 의료인 단체들도 이 제도 법안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이다. 그동안 보수교육을 실시해도 미이수자에 대해 적절한 처분이 이뤄지지 않는 데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었기에 이 제도를 잘 운영할 경우 미이수자에 대한 제재와 미등록 회원에 대한 제재가 가능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일부 의료인에 대해서도 제재할 수 있는 등 이들에 대한 통제력이 강화될 수 있어 의료계 질서와 품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의료인 단체 입장에서는 회원들의 의무를 충실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인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의료인 단체들이 면밀히 검토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이 제도는 5년 마다 면허를 재등록토록 하고 있다. 문제
제1620번째 더 넓은 세상으로! (상) 신구대학 치위생과에 갓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호주 해외 인턴십에 대해서 처음 들었던 때가 생각이 난다. 신구대학 치위생과는 이 사업을 통해서 이론과 실무를 바탕으로 국제적인 감각을 겸비한 치과위생사를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미 호주 인턴십을 통해서 호주를 다녀오신 선배님들이 여럿 계셨다. 인턴십 제도를 딱 듣자마자 ‘아 저건 내꺼다, 졸업하기 전에 꼭 한번 해봐야지"하고 마음을 먹었었다. 나는 영어를 잘 하지는 못했지만 영어에 대한 흥미가 있었고, 한국의 치과위생사로서의 삶도 물론 좋지만 호주나 캐나다에서 직업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했던 것이 아마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2학년 1학기 때는 학교에 개설된 영어회화 강좌를 시간을 내어서 청강하고, 여름방학 때는 워크캠프를 다녀오며 다양한 생각을 가진 외국 친구들과 보름동안 생활을 같이 하면서 그렇게 나는 점점 해외에서의 나의 삶을 그리게 되었다. 이전에 인턴십을 다녀온 선배님들은 3학년 1학기 때 갔다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2학년 2학기 때 기회가 있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조금 빠르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