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주년을 맞이하여 한 해가 지나갈 즈음 본지 생일이 다가온다. 덕분에 한 해를 마감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 다른 때보다 몇 배 더한 감회가 들곤 한다. 벌써 44돌을 맞이하는 본지는 이제 명실공히 보건 의료계 전문 언론 가운데 정론지로서 확고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지는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만족해서도 안된다. 보건의료계 가운데 나름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다고 자부해도 아직 베스트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언론이라는 세계가 결코 한 자리에 머물도록 놔두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발전을 위해 몸부림치지 않으면 한순간에 도태될 수 있다는 점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 그런 마음가짐 속에서 본지가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바로 독자들의 언론에 대한 욕구다. 독자들의 욕구는 늘 앞서가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본지가 항상 긴장하고 매년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나려 애쓰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독자보다 한 발 앞선 언론이 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에 노력 또 노력하고자 하는 것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그래서 독자들에게 당부하곤 한다.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질책을
제1602번째 입원실 隨想 (상)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다. 벌써 가을이다.입원실 창가에서도 가을이 보인다.멀리 보이는 산과 하늘, 흘러가는 구름, 아파트, 고층빌딩, 타워 크레인 같은 건축 장비들, 그리고 도심을 가로 지르는 순환도로…. 서울의 살아있는 모습이다. 무엇인가 생명의 흐름이 있는, 활기찬 움직임이 보이는 시가지를 바라보면서 마음 한쪽 허전함을 지울 수 없다. 어찌할가? 이 광명이 암흑으로 변한다? 바로 삶과 죽음에 대한 번뜩이는 생각이다. 종합병원을 방문하다보면 환자대기실, 입원실, 복도, 모두가 붐빈다. 웬 환자가 이렇게 많은가? 그때는 남의 일이니까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갔다. 입원실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내 마음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말 그대로 쓸쓸하다. 특정 상황밖에서 그 상황을 바라다보면 그저 그렇겠지 하는 관망의 정도지만 그 상황 안에 있는 사람은 절실한 자기의 현실 인 것이다. 무엇을 하고 살아왔는가? 생과 사의 갈림길, 저만치 죽음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 지나간 세월에 대한 회한, 욕망과 집착을 갖고 열심히 살았던 지난 시간들, 마시고 또 마시며 방황하고 낭비한 시간들, 가슴에 꽂힌 그리움 때문에 저미는 가슴을
기고상생의 길 ‘치과건강보험’ (4) 치주치료는 환자와 관계형성 ‘첫걸음’ <1893호에 이어 계속> 5. 치주치료의 중요성 치주질환은 5대 다빈도 상병 중 4위에 해당하며(2010년 상반기 기준), 사실상 감기(급성기관지염, 편도염, 상기도감염)를 제외하고는 가장 발생빈도가 높은 질환이다. 또한 만성질환중에는 가장 이환율이 높은 질환이라 할 수 있으며, 고혈압 환자보다 그 수가 많다.종결되지 않는 치주치료의 특성상 환자와 여러번 대면하게 되므로 환자와의 관계형성에 매우 중요하며, 스케일링 후에는 그전에 발견되지 않던 우식증, 마모증 등이 쉽게 발견돼, 환자에게 설명함으로써 조기 충치치료, 마모증 치료 등의 동기를 유발하는 효과까지 가져온다. 또한 기존에 환자들이 갖고 있던 “아파서 치과에 가면 무조건 빼라고 하고 비싼 치료만 한다”는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자연치아를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치과의사”라는 긍정적인 인식전환을 유도한다. 6. 나만의 노하우나 팁 보험청구의 노하우나 팁을 가르쳐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또한 과거에는 이러한 지름길(?)을 실제로 많은 분들께 알려드리기도 했다
전문의 법안…국회 정부 답답 치과의사전문의제도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법안소위를 통과하면 상임위에 자동 상정됐었는데 이번에 이 법안에 대해서는 아주 이례적으로 상정 심의하지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해 현재 치과계 심기가 매우 불편한 상태다. 지난 2일 열린 상임위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바로 이 문제를 거론, 왜 상정조차 하지 않았는지 지적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의 무반응으로 결국 여야 간사간의 조율을 거쳐 조정하기에 이르렀다. 결론은 12월이나 2월 임시국회에서 상정하는 방향으로 매듭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적극적으로 이 법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서자 여당 의원들이 법안상정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이러한 법안처리 과정을 보면서 두 가지 답답함을 느꼈다. 먼저 국회의원들의 태도변화다. 법안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토론 끝에 결정된 법안을 복지부의 반대가 있다는 이유로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않으려 한 여당 의원들의 모호한 태도변화에 대해 매우 실망이 크다. 국회가 정부 부처의 눈치를 보는 곳이 아니지 않는가. 서슬 퍼
초보치의 학술대회에 도전하다 螳螂拒轍(당랑거철)평택의 한적한 시골 지소에 공중보건의로 발령 받은 지 두 달 남짓 지난 2009년 6월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어버린 아낙네처럼 하염없이 환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료한 마음에 인터넷 웹서핑으로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이하 대공협) 홈페이지에 접속하게 되었다. 홈페이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학술게시판에 올라온 흥미로운 글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제4회 공중보건의사 심미수복학술대회’ 공고문이었다. 심미수복 관련 강연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특전을 제공함과 동시에 발표만 해도 상품을 준다는 사실이 내 구미를 당겼다. 결국 잿밥에 마음을 빼앗긴 나는 참가신청을 하고 말았다. 주최 측에서 마련한 강연을 수강하고 그곳에서 습득한 지식과 술기를 기반으로 임상증례를 준비했다. 많이 부족한 실력을 가지고 나름 열심히 준비한 발표 자료를 주최 측에 제출했다. 운 좋게 예심을 통과했고 학술대회 당일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윽고 학술대회가 개최되는 날이 되었다. 첫 번째 순서로 발표를 한 나는 나머지 11명 참가자들의
홍현정 사비나 수녀<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먼저, 물꼬를 틀까요? 밤농사를 짓는 한 수녀님의 이모가 첫 수확을 보내주셨습니다. 저희만 먹기는 아깝지요. 늘 우리에게 관심을 보여주시는 이웃집 자매님, 어려운 중에도 성실하고 기쁘게 생활하시는 분식집 부부, 꼬마들의 도서실이자 동네의 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해내는 문화관 식구들, 느리고 작고 불편한 행복을 실제로 생활하면서 삶으로 전파하는 ‘느작불’ 센터의 언니, 가까이 사는 수도원의 형제들… 식구 수를 염두에 두며 봉지마다 담노라니 넉넉한 농부의 손이 보내주신 두 자루 가득한 밤도 어느새 동이 납니다. 오랜 만에 나눌 것이 있다는 기쁨에 신이 나서 동네를 한 바퀴 돕니다. 다음날, 분식집 앞에서 만난 자매님은 우리에게 순대를 사주고, 분식집 형제님은 김밥을 한 줄 더 얹어 주십니다. ‘느작불’ 언니는 감기 조심하라고 은행잎으로 염색한 회색 목도리와 함께 집에서 키운 수세미를 보내주셨습니다. 효소를 담아 먹으면 겨울 내내 기침 감기는 뚝! 이라고요. 효소가 잘 숙성하면 한 병 보내드려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특별히 한 일은 없는데, 있는 것을 정리하고, 나누고, 받고, 쓰고…
기고 상생의 길 ‘치과건강보험’ (3)·하 보험용어만 알아도 청구 쉽다 <1891호에 이어 계속> 4. 꼭 알아야 할 7가지 (4) 보험용어 : 몇 가지 보험용어만 이해해도 청구가 쉬워진다. ① 요양급여, 의료급여요양급여는 과거의 의료보험, 의료급여는 과거의 의료보호를 뜻한다.의료보호라는 말에서 차별이 연상된다고 하여 용어를 바꾸었다고 한다. ② 건강생활유지비과거에는 의료급여(의료보호)환자들은 무제한적으로 본인부담금이 없는 진료를 받았고 지나치게 병원에 많이 내원하는 경향이 생겨, 건강보험재정을 보호할 목적으로 한달에 약 6,000원의 비용을 지급하고, 병원에 내원할 때마다 해당 병원에 1,000원씩 지급하는 것으로 제도가 바뀌었다(2008년). 이 6,000원이 모두 소진되면 환자 본인이 1,000원 또는 지정된 금액(청구프로그램에 표시됨)을 병원에 직접 지급해야 한다. 일명 “건생비”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③ 허위청구와 부당청구많은 치과의원에서 이 부분에 대해 정확한 지식이 없어서 나중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진료내용을 항상
미숙한 법 시행… 혼돈 줄여야 리베이트 쌍벌제가 지난달 28일 시행됐다. 그러나 하위법령이 없이 시행되어 향후 후속조치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런 법을 시행할 경우 하위법령을 만들어야 혼돈이 없다는 것이다. 급하게 먼저 법을 발효하고 하위법령을 나중에 만들 경우 하위법령에 의해 구체적으로 적용될 다양한 사례들이 어떻게 적용될지 가늠할 수 없어 큰 혼돈이 일어날 수 있다. 정부가 시행한 리베이트 쌍벌제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거래와 관련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시켜 투명한 유통질서를 확립키 위해 만든 법이다. 처음 안이 나왔을 때는 의료계의 다양한 현실을 도외시 한 채 만들어져 의료계 및 업계의 반발이 거셌다. 이에 놀란 복지부가 이들의 반발내용 중 상당부분을 받아들여 대폭 수정된 예외조항을 담은 하위법령안을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이러한 복지부의 쌍벌제 예외조항이 상위법에 근거 없는 리베이트를 폭넓게 허용해 오히려 리베이트를 합법화할 우려가 있다며 이를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할 것을 권고해 왔다. 이에 복지부에서 하위법령 수정작업을 하다 보니 현재 하위법령 발효가 늦어진 것이다. 결국 법을 시행하면서 기준이 없어 우왕좌왕하게 생
큰 아들 셋 군대보내기 큰 아이가 군대를 간다며 학교를 휴학한지가 꽤 되었다. 단짝친구 세 녀석 중 둘이 함께 휴학을 하고 이리저리 밤낮없이 몰려다니는 게 보기 싫어서, 본인들이야 서운하건 말건, 너희 나이의 하루 한 달이 얼마나 귀한지 지금은 모른다며 아까운 시간들을 그저 흘려보내지 말라고, 기왕 다녀올 거 얼른 가라고…하나마나한 잔소리를 거듭하였다. 중학교 1학년 때 한 반에서 만나 각기 다른 특목고를 지원했다가 나란히 고배를 마신 녀석들. 일반고 전형에서도 1차 지망 학교에 배정되지 못하고 운명처럼 한 학교에 모이더니 3년을 내리 세 쌍둥이처럼 움직이던 녀석들이다. 셋이 어울리는 시간이 많은데다 하나같이 친구들의 일이라면 자기 일보다 더 나서곤 하니 이래저래 공부할 시간을 뺏기는 것 같아 엄마들은 고까와 할 수가 없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대학갈 땐 한 녀석도 그 엄마를 흡족하게 만들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말았다. 엄마의 기대를 채우지는 못하였어도 스스로 만족할 정도는 해낸, 주변에선 칭찬일색인 큰 아이의 궤적을 교훈삼으며 이제 세상의 잣대로만 아이들을 바라보고 채근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였지만 간혹 치미는 미련까지는 스스로도 어쩔
무책임한 성명 보도…자중해야 최근 치과의사전문의제도운영위원회(이하 전문의위원회)가 2011년도 레지던트, 인턴 인원을 최종 결정하자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가 즉각적으로 반론 성명서를 냈다. 문제는 그 성명서 내용이 전문의위원회 결정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나온데 있었다. 건치신문은 오보를 냈고 건치는 오도 성명을 낸 것이다. 그동안 건치의 활동은 치과계의 시민단체 역할을 톡톡히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활약상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측면이 많았던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들의 활약상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자신들의 주장을 펴는 과정에서 이처럼 사실여부에 대한 명확한 파악 없이 성명서라는 강경한 수단을 동원해 반발하는 것 자체를 용인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번에 건치는 인터넷 신문인 건치신문을 통해 오보를 냈다. 그리고 이를 근간으로 강경한 치협 규탄 성명서를 냈다. 그 내용은 잘못된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의위원회가 그동안 수련기관 실태조사는 물론 수차례 걸친 어려운 협의과정을 통해 최대한의 결과물을 도출해 놓은 내용을 조금만 살펴봤으면 이런 오보를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제대로 확인을 안
제1599번째 직장에서 재미를 찾자 처음 직장생활을 할 때 한 직장에서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이직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대체 왜 그렇게 끈기가 없을까? 옮긴다고 한들 얼마나 더 좋다고…’ 하면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첫 직장을 만 5년 만에 나름대로, 그럴싸한 이유로 그만 둔 이후 새로운 직장에서는 2년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어느 날 동호회 사람들과 모여 있는데 어떤 사람이 내게 “너는 왜 그렇게 모르는 게 없냐?” 하고 물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그날 이야기한 주제들이 내가 거쳐 온 직업들과 모두 상관이 있는 것이었다. ‘정말 많이도 옮겨 다녔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그제야 그때 내가 왜 그렇게 정착을 못하는지 비난했던 친구들이 생각났다. 나는 왜 그렇게 여러 가지 직업을 거쳤을까? 요즘 세상이 전문직이 아닌 이상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도 하지만 그 때문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흔히 다른 것은 다 참아도 같이 일하는 사람과 마음 안 맞고 힘든 건 견딜 수가 없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도 아니었다. 나 때문이었다. 내 능력에 너무 버겁다고 생각되었거나, 그래서 지레 겁을 먹고 그만두었거나, 너무 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