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극복 점심시간에 맛 집이라고 알려진 기사식당에 밥을 먹으러 간 적이 있다. 주차장에는 택시들로 차있고 식당 안에는 택시기사 분들이 한사람씩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다. 일반 식당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이였다. 나도 주문을 하고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외로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구나… 대형병원에서 단체생활을 해보지 않은 우리 일반 구멍가게이자 가내수공업인 작은 치과의원 원장들만 외로운 게 아니구나…. 혼자서 밥 먹기가 싫어 주위 원장님들과 같이 식사도 해보고, 직원들과도 먹어보고, 도시락도 들고 다녀보고… 치과의사 생활이 3개월 후면 19년이 되어가지만 지금도 점심시간이 되면 누굴 꼬셔 같이 밥을 먹나 고민한다. 점심시간만 외로운 것이 아니다. 진료실 골방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환자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져 가는 요즘에는 외로움을 뛰어넘어 해탈의 경지에 이를 지경이 되었다. 그래도 주위 선배, 후배님들 중에는 항상 웃고 다니시고 즐겁게 사시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을 보면 그분 나름대로의 인생 즐기는 방법이 있다. 어느 나라 속담에 ‘인생에서 가장 재밌는 것을 직업으로 갖지 말라’는 말이 있다. 가장 재밌는 것은 취미로 즐기라는 뜻
치과계 한목소리 아쉽다 최근 대한치과대학병원전공의협의회가 치협이 추진하고 있는 치과전문의 관련 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탄원서를 국회 등 관련 정부 부처에 제출해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법안은 치과계가 오랜 진통 끝에 개원가와 학계간의 대 타협 조건으로 만든 법안으로 국회통과를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어렵사리 진행돼 가고 있는 중이었다. 더욱이 이 법안은 이미 전문의 과정을 다 마친 개원의들조차 양보해 가며 1차 의료기관 표방금지와 소수정예 배출을 전제로 타협을 본 내용을 담고 있어 치과계 내부의 오랜 갈등을 풀어내는 매우 중요한 키다. 이런 법안을 발의하고 국회 법안소위까지 통과시키는 과정은 매우 험난한 여정이었다. 상임위 위원들을 수없이 만나 설득하고 심지어 의료인단체들의 찬성 연명서를 받아내는 등 손이 닿는 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추진해 오고 있던 법안이었다. 최근에는 이수구 협회장이 양승조·이애주 의원 등을 또다시 만나 이 법안의 국회 보건복지상임위 전체회의 통과를 다시한번 당부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번 하반기 국회에서 상임위 위원들이 다수 교체되었기에 이들에 대한 설득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중이다. 이 일이 이렇게 힘든 것은 이 법
사과향기 그득한 문경에서의 하루-서여치 가을기행을 다녀와서- 드디어 그날이 되었다. 나도 아이들도 ‘제발 비가 안와야 할텐데’라고 기도하던 날 ; 바로 서울여자치과의사회(서여치)에서 가을기행을 가는 날이다. 준비하고 신청받고 하면서 기대반 걱정반이었던 10월, 막상 전날 밤에 내일 아침 6시로 알람을 맞추면서 초등학교 때 소풍가기 전날처럼 오랜만에 가슴이 콩닥거려서 괜스레 7살짜리 막내한테 슬그머니 부끄러워지고…. 새벽부터 식구들을 일제히 깨워 세수시키고, 오늘 기행을 위해 전날 밤을 우리집에 와서 보낸 큰아이 친구까지 함께 출발장소로 향했다. 평상시엔 똥침을 예닐곱번 날려도 일어나지 않던 애들이 가을기행 늦는다는 소리 한마디에 부스스 각자 방에서 나오는걸 보고 가끔 써먹어야겠다는 얕은 웃음으로 그날 아침 나의 가을기행은 시작되었다. 이른 출발시간이라 혹시라도 늦게 오시는 분이 있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모든 회원들이 정시에 다 도착하셔서 역시 치과의사들의 높은 교양수준이 입증되었고 오랜만에 만나 함께 여행가는 10년지기 20년지기 동창들의 정겨움이 두 버스를 가득 채웠다. 이른 아침 오시느라 혹시라도 허기졌을까
위조증서 매매…자존 지켜야 개원가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증표인가? 그렇다고 해도 고학력 전문직을 가진 치과의사들이라면 최소한의 품위를 위해서라도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해도 선을 넘지 말 것이 있다. 최근 현직 개원의가 미국치과임플랜트학회(AAID) 정회원 가짜 증서를 만들어 돈을 받고 팔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매우 딱한 치과계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사건이다. 대체로 전문직에 대한 사회적 시각은 다른 어떤 직종보다 고도의 윤리의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요구를 제대로 들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자신의 사욕을 위해 가짜 증서를 돈을 주고 팔고 또 한편에서는 수백 명의 개원의들이 이를 사서 자신의 병의원에 비치했다는 것은 치과의사로서의 윤리의식과 직업의식이 실종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이러한 증서가 환자들에게 신뢰를 주어 경영에 도움을 준다고 해도 치과의사라면 이같은 증서로 자신의 실력을 보이려 해서는 안된다. 이는 치과의사 자신에 대한 위선이며 환자의 신뢰에 대한 배신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 증서가 없어도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키운다면 환자에게 양질의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굳이 이런 증서로 환자와 자기 자신을
월요시론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틀 우리들은 어떠한 모습이든지, 어떠한 규범 속에서 살고 있다. 다른 말로 말하자면 소위 ‘틀’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틀 등등, 그 이름도 다양하다. 학생은 학교의 틀 안에 있고, 우리들 치과의사는 우리의 직업의 틀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그러한 사실을 느끼며 살지는 않는다. 아마도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을 내어 멀리 떨어진 산골에 가서 색다른 맛을 느끼며 모처럼의 휴식을 취하기도 하는 것은 지금까지와 다른 환경에 맞닥뜨리면서 얻어지는 일종의 긴장감이 몸의 활력을 일으켜주는 덕분이 아닐까. 그래서 때로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을 일부러 찾아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틀을 벗어난다는 것이 생활의 활력을 불러 일으키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다른 환경에 부딪히면 긴장이 되고,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상황에 들어가게 되면, 비로소 자신이 속해 있는 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익숙했던 환경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편안함을 주기는 하지만, 지루해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명|사|시|선| 양영태 칼럼<자유언론인협회장·전 치협 공보이사> ‘어윈스마이겔상’ 그리고 한국 치과계 ‘어윈스마이겔상’은 심미치료의 새로운 기원과 지평을 열었던 어윈 스마이겔 뉴욕대 치과대학 교수(86세)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0년에 제정된 세계적으로 이름난 상이다. ‘어윈스마이겔’ 상은 심미치과학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워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 강남 예치과 병원 김석균 대표 원장이 지난 10월 21일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2012 어윈 스마이겔상(Irwin Smigel Prize)" 시상식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이자 세계 치과계로서는 일곱 번째로 스마이겔상을 수상하였다. 치과계의 불루오션으로 떠올랐던 세계 심미치과분야 학문의 최고 영예를 누리게 된 김석균 예치과대표원장의 그간에 보여왔던 한국 심미치과계를 향한 선도적 노력은 가히 눈부셨다. 치과계 경영적인 측면에서 한국치과계를 위한 ‘심미치과학’의 중요성에 누구보다 눈을 먼저 뜨고 한국 심미 치과의학의 실상을 높이기 위한 한국 치과계가 쏟았던 그의 학문적 내지 심미 학회 활동은 한국 심미치과 분야의 뛰어난 임상적 능력을 세계에 알리기 시작한 모태가 되었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마지막 남은 고귀한 아날로그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의 강의실. 한 교수님께서 도화지만한 누런 갱지의 강의록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강의에 열중하고 계신다. 잇따라 들리는 소리, “다음 슬라이드, 철커덕…, 다음 슬라이드, 철커덕…” 강의 도중에 슬라이드가 프로젝터에 끼었나보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조교가 트레이 속을 긴 자로 쑤셔대고 있다. 늦은 밤, 같은 대학 부속병원의 텅 빈 치과진료실. 그 교수님께서 치과유닛의 브래킷을 책상 삼아 치과조명 등을 밝혀놓고 논문을 열심히 쓰고 계신다. 집게로 물린 이면지에다 지우개가 달린 나무연필로 말이다. 이 상황은 과거의 회상이 아니라 2010년 현재이다. 필자가 유 교수님과 지금의 대학에서 함께 일하기 시작한 것은 8년 전이다. 처음 한동안 나는 이 분을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송구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속 터지는 심정이었다. 이 분이 정년퇴임을 목전에 둔 백발성성한 원로 교수가 아니셨기에 더욱 그랬다. 이 분에게는 컴퓨터라는 게 아예 없었다(물론 지금도 없지만). 따라서 파워포인트 파일로 작성한 강의록은 말할 것도 없고, 이메일도 사용하지 않으셨다. 주위의 간곡한 권유와 성화를 뿌리치고
대승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통합치과전문임상의(AGD) 법인체 설립에 대한 공청회가 지난 4일 열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대체로 독립법인체 설립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하면서 설립 과정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의견을 개진한 대부분의 내용들은 모두 AGD제도를 발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나름대로의 주장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공청회의 의의를 가져야 할 것 같다. 이날 주제발표에서도 지적했듯이 AGD제도는 일차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서 평생교육 차원에서 필요한 제도로 인식됐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어 보인다. 이 제도를 영속적으로 운영 관리하기 위해서 상설기구인 법인체 설립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별반 이의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설립과정인 것 같다. 이날 치협의 설립추진을 반대하는 일부 논객들은 법인체를 먼저 설립하기보다 먼저 시행하면서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시행착오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의원 총회 수임사항이지만 법인체 설립은 일단 대의원 총회에서 의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었다. 한편으로는 상설기구로 수임한 것은 법인체 설립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과 상설기구가 법인체와 어떻게 다르냐는 식의 공방도 있었고 치협이 성급하게
소화제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 아니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 해왔었다는 편이 정확한 표현이다. 평소에 양식당을 자주 이용해왔고 이왕이면 낯선 이국(異國) 식당을 찾던 호기심 많은 나 이기에….여행을 하면서 현지 음식으로 고통을 받는다는 것은 내 사전에는 없었다. 평소 식사시에도 김치와 된장을 거의 먹지 않는 나 아니었던가! 비행기에서 제공되는 음식도 한식(韓食)보다는 양식만을 골라 먹었다. 이태리 음식이면 이태리 음식, 프랑스 음식이면 프랑스 음식 모두 다 - 음 모두 다 라는 것은 어폐가 있지만 -알려고 노력하고 친해지려고 애써왔기에 양식을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으리라 생각해왔다. 적어도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작년 여름 이탈리아의 안코나안코나는 이태리 중동부의 항구도시로 한반도의 원산 정도 위치로 보면 된다근처 시골 작은 동네에 약 2주간 머무를 기회가 있었다. 당시 파스타의 나라, 피자의 나라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리조토를 또한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껏 들떠 있었다. 스트로우처럼 속이 빈 국수 마카로니, 만두피처럼 넓적한 국수 라자네, 마카로니를 잘라 만든 펜네, 우리가 파스타의 전부인 것처럼 알고 좋아하는 길고 가느
명사시선 임철중 칼럼 <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전문인 AS는 셀프 혜성처럼 나타나 PGA를 평정한 골프스타가 다음 해에 갑작이 난조에 빠진다.소위 2년차(Sophomore) 징크스다. 이런 때에는 주저 없이 아마시절 스승을 찾아가 교정을 받는 것이 정답이다. 사실은 10년이 넘은 베테랑도 슬럼프에 빠지면 옛 스승을 찾는다. 스승이 내리는 처방도 같다. “기본으로 돌아가라(Go to the basic)!" 내가 최고라는 자신감에 들떠서, 또는 자신만의 습관에 매몰되어 스윙의 어느 부분이 ‘Over" 하는 탓이고, 그것이 스승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다. 스포츠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테너 가수가 어느 날 문득 관객의 싸늘한 시선을 느낀다. 목소리가 하이 C까지 못 올라가거나 갈라져서가 아니다. 애드리브 장식음이나 극적인 종결부에서 반의 반음 쯤 음정이 틀리는 것이다.이 현상은 다른 부분까지 번져 고질화되기도 하는데, 자기도취에 자신만만하여 음정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악이던 성악이던 선진국의 저명한 Solist들은 틈틈이 옛 스승을 찾아가 점검을 받는다고 한다
Letters to Juliet 지난 토요일 필자는 영화관을 찾았다. 오전 진료 시간에 업무에 서투른 직원 한 명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도록 혼을 내주고 나니 마음이 약한 필자의 기분도 영 편치가 않았다. 이 기분을 어떻게 털어낼까 생각하다가 토요일 오후 영화관을 예약도 없이 가게 된 것이었다. 토요일 오후 시간 예약을 하지 않고 무작정 영화관을 찾는 것은 결코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역시나 필자가 보고 싶을 만한 액션·스릴러 장르의 영화는 매진되었거나 늦은 시간 대에나 좌석이 있었다. 지금 이 시간 대에 선택할 수 있는 영화는 하나밖에 없는데. 이럴 때 표가 남아있다면 보나마나 찾는 사람이 별로 없는 인기가 없는 영화일터. 제목은 “Letters to Juliet”. 영화 포스터를 보고 내용을 예상해 보려고 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기는 하지만 첫눈에도 액션을 좋아하는 남성보다는 여성을 위한 romantic comedy 영화일 것 같다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그렇다고 그냥 돌아가기도 그렇고 한참을 어두침침한 매표소 앞에서 망설이다 표를 끊고야 말았다. 상영관에 들어섰을 때 젊은 연인들로 이루어진 커플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혼자 온 것 같은 일부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