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외의 뉴스들을 보면 전례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속도감이라고 할까요. 세상이 아주 빠른 속도로 다이나믹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AI기술에 대해서 칼럼을 썼지만, 이러한 기술과학 외에도 사회정치학적으로도 급변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 이후로 우리는 어디서나 마음만 먹으면 편하게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과 SNS로 지인들의 소식까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생각하고 사고하는 시간보다 정보를 주입받는 시간의 비율이 훨씬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갖게 되는 심리 상태는 편안함 보다는 불안입니다. 여유시간이 생겼을 때 하늘과 주변 풍경을 쳐다보는 여유보다는 스마트폰의 세상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나만의 개성보다 세상이 원하는 시각으로 보았을 때 이대로 괜찮겠냐는 불안감이 조성됩니다. 그 불안감이 재테크나 자식에 대한 사교육에 대한 과한 집중 현상이 생기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이기도 합니다. 물질적으로 과거보다 더 풍요로워진 것 맞는 것 같고 요즘 학생들의 영어를 쓰는 수준을 보면 이전보다 확실히 스마트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거보다 행복해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보가 많이 없던 시절 저도 미래를
치과의사 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 국제종합학술대회와 치과의료기기전시회가 치협과 치산협 공동주관으로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인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근대치과학의 효시를 쏘아 올린 인천을 선정한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특히 접근성에서 우려가 많았지만 YESDEX , HODEX, CDC, eDEX, INDEX가 2025년 지역권역 학술대회 및 전시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하고 적극 참여해 준 점과 양 단체 준비위원들의 헌신적 노고 덕분에 성황리에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보수교육 등록비에 대한 논란과 당국의 지침은 자율, 자치권에 대한 한계를 보여준 아쉬운 대목이나 여러 정황을 참작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분명한 점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치과계도 경제적 동기로 발전해왔고 치과계의 혁신 덕분에 국민건강 증진 및 이에 연관된 치과계 산업도 발전해 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한다. 학술대회 등록비는 외국의 유사 학술대회와 비교해 보면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참고로 한국의 종합학술대회와 유사한 일본의 등록비는 12,000엔에서 100,000엔, 미국의 경우 500달러에서 1000달러다. 차제에 협회나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최근 구강 프로바이오틱스가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섭취하면 구취가 완화되거나 구강 건강이 개선된다고 홍보하여 간혹 환자들이 물어보긴 하는데 과연 효과와 그 메커니즘이 어떨까? 구강프로바이오틱스는 구강 내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을 조절하여 구강 건강을 증진시키는 생균제로, 최근 치과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항생제가 유익균과 유해균을 가리지 않고 모두 제거하는 반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익균을 증식시켜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접근법을 취한다. 이는 마치 정원사가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독성 제초제를 사용하는 대신, 건강한 식물을 심어 자연스럽게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과 비슷하다. 장 건강이나 질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프로바이오틱스와 구강 건강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는 균주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주요 차이점은 제형에 있다. 장 건강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는 위산을 통과하여 소장과 대장까지 도달해야 하므로 주로 캡슐 형태로 제공되는 반면, 구강 건강과 구취 제거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입과 치아 및 치주조직에 직접 접촉해야 하므로 구강 프로바이오틱스는 대부분 가루나 사탕 형태로 제공된다. 구취는 주로 혐기성 박테리아가 음식물 찌꺼기와 유기물을 분
서론 골다공증은 고령의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비스포스포네이트 및 데노수맙과 같은 약물이 치료에 널리 사용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들은 장기 복용 시 턱뼈괴사(Medication-Related Osteonecrosis of the Jaw, MRONJ)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치과 치료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고혈압 환자의 치과 치료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다루었다면, 이번 칼럼에서는 골다공증 약물 복용 환자의 치과 치료 관리법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특히, 실제 임상에서 빈번하게 접하는 사례를 통해, 치과의사와 내과의사가 어떻게 협력하여 MRONJ 예방과 안전한 치과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지 논의해 보겠습니다. 증례 70세 여성이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장기간 복용 중이며, 치주염으로 인한 치통을 호소합니다. 골다공증 환자에서 턱뼈괴사(MRONJ) 예방을 위한 고려사항은 무엇인가요? 박윤호 원장 (치주과 전문의): “이 환자는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장기간 복용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치주염으로 인한 치통을 호소하는데, 만일 발치가 결정된다면, MRONJ 위험성을 어느 정도까지 고려해야 할지 고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미술 작품 안에는 작가의 삶, 시대의 분위기, 기술적 실험, 감정의 결까지 수많은 층위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단박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지요. 눈앞에 펼쳐진 명화 앞에서도 “좋다”, “잘 그렸다”, “어렵다” 같은 반응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그림 앞에서 막막함을 느낍니다. 요즘은 사진과 해설이 곁들여진 미술 책들이 많아졌습니다. 책을 통해 미술을 배우고 감상하는 사람도 늘어났지요. 작가의 배경, 작품이 제작된 시대 상황, 표현 기법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이해를 돕습니다. 미술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책은 가장 친절한 안내자입니다. 막연하던 감상이 구조를 갖추고, 흐릿하던 인상이 맥락을 갖게 됩니다. 물론 책만으로는 한계도 있습니다. 작품의 크기, 질감, 붓의 터치, 색의 깊이 같은 요소는 사진만으로는 완전히 전달되지 않습니다. 미술관에서 실물로 마주할 때 비로소 느껴지는 웅장
서론 치과에서 진료를 받을 때 고혈압은 매우 흔한 동반 질환입니다. 고혈압은 만성 질환으로 치과 치료 중 혈압 급상승, 출혈 위험 증가, 약물 상호작용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이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치과의사들이 고혈압 환자에게 국소마취제를 사용할 때 에피네프린 사용 여부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에피네프린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에서 국소마취제 사용 시 고려해야 할 사항과 안전한 진료 가이드라인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실제 증례를 바탕으로 치과의사와 내과의사의 의견을 통해 고혈압 환자에 대한 안전한 치과 치료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증례 60세 여성이 치주 치료를 위해 내원했습니다. 이 환자는 고혈압(150/95mmHg)으로 암로디핀(amlodipine)과 칸데사르탄(candesartan)을 복용 중입니다. 치과의사는 에피네프린이 포함된 국소마취제 사용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국소마취제를 사용할 때, 내과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박윤호 원장 (치주과 전문의): “이 환자는 암로디핀(칼슘통로차단제)과 칸데사르탄(안지오텐신 수용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고대 로마 제국의 초기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아실 것입니다. 그는 강건하기보다 허약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그의 건강한 친구 아그리파보다 오래 살았다고 합니다. 제국을 다스리면서 격무에 시달렸고 누구보다 스트레스가 컸을 텐데 말이죠. 그는 선천적으로 소화력이 약했습니다. 그래서 구운 빵, 작은 생선, 치즈, 과일과 야채 정도로 적게 먹었고, 배가 고플 때 마다 그렇게 조금씩 자주 먹었다고 합니다. 체질적으로 술은 잘 마시지 못했다고 합니다. 피곤하면 언제 어디서나 드러누워 잠시 쉬곤 했답니다. 말을 타기보다 가마를 타고 다니며 그 속에서 쪽잠을 잔 것입니다. 수면 시간도 대개 불규칙했고 일어날 때는 언제나 괴로워했다고 합니다. 더위에도 추위에도 약해 감기에 자주 걸렸고 햇빛이 너무 강하면 두통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황제가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우구스투스는 아그리파보다 26년이나 더 오래 살았습니다. 위와 같은 이야기를 읽고 제 이야기인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선천적으로 다소 허약하기 때문입니다. 제법 힘쓸 일이 많은 구강외과, 턱얼굴외과 수술만 전문으로 진료를 시행하고 있으나, 이 평생 몸에 근육다운 근육이 있어 본 적이 없습니다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오는 4월에 있을 치협 100주년 행사를 맞아, 본 칼럼은 그간 치협의 활동에서 치과전문직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윤리적 수행으로서 치의학과 치과 진료를 구축하려 노력해 온 모습을 2회에 나누어 검토합니다. 지난번 칼럼에서 1930년대 한성치과의사회의 구강위생 운동, 1971년 치협의 치과의사 윤리강령 제정을 치과의사 중앙회가 보인 전문직업적 노
1922년에 발표된 T.S Eliot의 황무지 첫 연 원문을 보면 April is the cruelli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s. 봄이 시작되면 죽은 땅에서 라일락이 피어나고 기억과 욕망이 뒤섞이고 봄비로 무딘 뿌리를 흔들어 깨우는데 왜 작자는 사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시대적 배경을 보면 1차 세계대전(1914~1918)후 미국의 고립주의, 러시아의 공산주의 혁명, 영국과 프랑스의 쇠퇴, 독일의 혼란과 군국재무장, 이탈리아의 파시즘, 각국의 민족주의, 중국의 분열과 일본의 군국 제국주의 부상, 한국의 피식민지 공고화 등이 진행되고 있어서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대혼돈의 시대였다. 전쟁을 겪고 난 인류는 산산이 고립되어 또 하나의 전쟁을 준비하는 잔인한 시절이라고 볼 수 있다. 100년 전의 전후 세계 질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