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를 쓰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딱 일주일 전, 나는 치과의사 면허 시험의 첫 번째 단계인 실기시험을 마쳤다. 그동안의 준비 과정이 떠오르며 많은 감정이 교차하지만, 사실 이 시험이 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직 중요한 두 단계가 남아 있다. 실기는 국가고시의 3가지 영역 중 첫 번째 스텝일 뿐이고, 이제 과정평가와 필기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시험이 끝나기 전까지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 없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는 한다. 사람들은 흔히 “국시는 다 통과하는 거 아니냐”라 말하곤 하지만(그리고 정말 솔직히, 이전까진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해왔다), 준비하는 입장에서 그 질문은 정말 야속하고 굉장히 멀게만 느껴진다. 시험을 앞둔 내가 경험하는 이 긴장감과 떨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내 머릿속은 “만에 하나”로 가득 찼다. “만에 하나” 치식을 틀리면 어쩌지, “만에 하나” 버를 잃어버리면 어쩌지, “만에 하나” 갑자기 핸드피스가 작동되지 않으면 어쩌지… 이 수많은 “만에 하나”들이 그 부담감을 증명하는 셈이다. 실기시험을 준비하면서도 떨렸는데, 과정평가와 필기고사를 앞두고는 어떤 감정일지 벌써 걱정이다. 실기시험은 사실 생긴지 몇 해 되지 않은, 역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에서 치과용 캐드캠 시스템(Dental CAD/CAM systems)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개정하는 소위원회(Sub-Committee, SC)는 SC 9이며 해당 분과 중 머시너블 블랭크(machinable blanks)를 담당하는 작업반(Working Group, WG)은 WG 6이다. SC 9/ WG 6의 의장 격인 컨비너(Convenor)는 미국 보스턴대학교 치과대학 교수인 Dr. Russell Giordano II가 역임하고 있으며, 간사(Secretary)는 일본산업표준위원회(JISC)의 Mr. Ichiro Mukai가 수임하고 있다. ○ 본 연재에서는 치과에서 사용하는 밀링 공정과 관련하여 폴리머계 복합재 가공성 블랭크 특성에 따른 임상적 문제를 해결하는 시험 방법에 대한 국제표준 내용을 검토하고자 한다. 폴리머계 복합재 가공성 블랭크에 대한 국제표
21대 국회에서 의료인들의 반발 속에서 통과되었고 2023년 11월 20일부터 시행된 의료인면허취소법은 위헌소지가 있어 논란의 여지가 많았고 의료인들의 반발이 계속되어 왔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8월 28일 의료인 면허취소 사유를 특정강력범죄, 성폭력 범죄로 축소하는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의료와 무관한 일로 ‘금고 이상의 형(선고 유예 포함)’을 선고 받으면 면허취소가 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법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라고 발의 이유를 밝혔다. 의료인의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유지하면서도 지나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필수ㆍ응급 진료가 무너진 배경에는 업무의 위험도ㆍ난이도와 그에 합당한 처우를 받지 못하는 면도 있지만 민ㆍ형사상 높은 의료분쟁이 한 몫을 했다. 최근 판결은 의사의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아 필수ㆍ응급진료 전공을 기피한다. 2023년 11월에 시행된 의료법은 의료인의 결격ㆍ면허 취소 사유를 기존 ‘의료 관계 법령 위반 범죄 행위’에서 모든 법령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경우로 실제 2024 상반기에만 355명의 의료인이 행정처분을 받았고 이중 자격정지 29
북한 치과와 치의학의 뿌리는 남한과 다를 수 없다. 그러나 해방 후 70여 년이 흘러 이질적인 체제로 인해 남북한의 구강보건의료체계는 크게 달라졌다. 우리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치과, 치의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통일에 대한 인식과 시대적 환경도 변화한 지금, 북한과 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와 주변 범조선인의 구강건강과 바람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김정은 집권 이후 변화된 북한 치과, 치의학의 변화를 추적한 동향을 10회에 걸쳐 매달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나정원 박사 -現 서울평양뉴스 통일연구소 부소장 -고려대학교 북한학 박사 -주요 연구: 《해방후 한국기업의 사유화에 관한 연구》, 《소유잠재성으로 본 저출산의 원인과 대안 연구》 -저서:《소유잠재성-소유의 알고리즘과 획득가능성 고찰》, 《통일시대 가치창출이 기대되는 북한의 산업시설, 공장, 기업소》, 《북한의 레저·관광산업》,《북한투자가이드》, 《김정은시대 북한 기업 혁신 연구》 북한에서 살아있는 인물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김정은’이라는 대답이 돌아오게 된다. 김정은의 행보는 ‘현지지도’라는 고유명사를 통하여
의사가 병원 밖, 환자가 있는 곳에 가서 진료하는 것을 왕진이라고 하죠. 의사와 간호사가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 고령의 환자를 찾아가 진료를 하는 것이 왕진의 좋은 예인 것 같습니다. 진료 장비가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제한되는 치과의사에게 있어 왕진이라는 것은 좀 먼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왕진의 기회가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40대 남자, 전신적으로 건강하신 환자분이었습니다. 치주적으로 다소 병적인 부분이 있어 치주소파술을 하고 귀가하시게 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환자분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입에서 피가 나고 있는데 집에서 넘어진 탓에 허리를 다쳐 치과에 갈 수 없다며 도와달라고 하셨습니다. 집에 계신 분을 어떻게 도와드려야 하나 생각하다가 이동식 석션이 치과에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개원 초였고 환자가 워낙 없던 때라 예약도 없었습니다. 이동식 석션을 가지고 직원 한 명을 대동하여 환자분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치과를 끼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환자분의 집이 있었기 때문에 차를 운전하여 금방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분께서 허리를 부여잡고 계셨고, 입술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동식 석션과 거즈 등을 이용
의료대란에 대한 출구전략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느닷없이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2000명 65% 의대 증원으로 증폭된 의정갈등이 2025년 9월 9일 의대 수시 모집을 앞두고 정점에 도달하고 있다. 의대생 휴학과 전공의들이 사직한 가운데 응급실 대란이 추석연휴를 앞두고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는 중에 급한 나머지 군의관, 공중보건의를 응급실에 투입하면서 사태가 악화되지 않기를 바라니 국민은 불안하고 정부는 참으로 미덥지 않다. 정부는 의대정원에 대해 의사단체 등과 충분한 협의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회의록이 없거나 폐기되었다고 한다. 국가의 일을 이렇게 허술하게 하니 탄탄한 정책이 나올 리가 만무하다. 방향성이 옳다고 해도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 9월 3~5일 한국갤럽 조사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23%로 나타난 가운데 부정평가 이유 1위로 의대 증원이 꼽혔다. 이미 건보 재정 2조2000억이 무너져 내리는 시스템 유지에 지출되었으니 재정손실도 막대하다. 의료계 현실에 정통하지 않은 관료, 학자가 책상머리에서 만든 자료를 바탕으로 정책 결정자를 기만하였고 국가지도자는 끝까지 밀고 나가면 의료개혁이 달성된다는 어
두 해째 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겸임으로 근무하는 동안, 중증장애인 치과 진료에 관한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예방목적 불소도포의 급여 인정에 더하여, 올 들어 시행중인 가산수가 확대, 마지막으로 장애인 치과주치의제도입니다. 혹 잊고 계신 분들이 있을까 조금 부연하자면 뇌병변, 지적, 자폐, 정신장애인에 한해서는 예방목적의 불소도포 시 치아 개수만큼 지각과민처치를 준용하여 청구할 수 있고, 치과 처치 및 수술료 가운데 88개 항목을 시행한 경우 300%의 가산수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중증장애인과 일부 경증장애인(뇌병변, 정신)을 대상으로 구강건강관리를 골자로 하는 치과주치의 사업이 시행중에 있습니다. 장애인에게 치과진료를 제공하는 데 있어 필요한 장비, 인력, 시간은 차치하고서라도 까다로운 술식(행위)에 대해서만큼은 적절한 보상을 시도하고자 하는 국가의 노력은 분명 의미 있는 것이나, 건강보험의 행위로 정의되어 있지 않거나 중요성이 과소측정되는 행위를 간과한 것은 아닌지, 또 가산제도와 주치의제도간 엇박자에 대해 제 의견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우선 가산수가 대상이 되는 장애인 중 대다수는 좋지 못한 협조를 보입니다.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우리는 매일 수많은 읽을거리와 마주합니다. 책, 잡지, 신문, 그리고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광고들까지,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읽을거리가 존재합니다. 이 중 어떤 것들은 우리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또 어떤 것들은 그저 순간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사라집니다. 모든 작가들은 ‘제대로 된 읽을거리’를 쓰고 싶어하고, 또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책을 손에 잡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쉽게 읽을거리를 놓치고, 그 중요성을 잊어버립니다. 일상 속에서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소비적인 일들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노동의 효율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의 여가 시간은 늘어났지만, 그 여유조차도 다른 일들로 가득 차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좋은 읽을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우리의 식욕을 채우는 것처럼, 우리
의대 2000명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갈등이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30일 대통령직속 의개특위가 1차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역량 있는 의료 인력 확충, 상급 종합병원 구조 전환, 필수의료수가 정상화, 의료 사고 안전망 확충이다. 의개특위의 구성은 민간위원장과 치협을 포함한 10개 공급자 단체, 수요자 단체 15명, 전문가 5명, 6개 중앙 부처기관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의협과 전공의 단체가 불참하고 있다. 의료인력 수급 추계·조정을 위한 논의기구는 9월부터 위원 구성 절차에 들어가고 수급추계 전문위원회와 직종별 자문위원회, 의사결정기구로 만들어지는데 공급자 단체에서 추천한 인물을 50%이상 참여하도록 한다고 하나 강대강 전략이 변화되지 않는 한 합의안 도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개특위의 의제 제목이 명확하게 표명하고 있는 의료 인력 확충과 의사단체의 증원 불가 방침 사이의 타협안 도출은 현재로선 가능해 보이지 않다. 모든 사안이 의사 중심의 의료개혁에 매몰되어 있는 현실에서 치과계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한국치의학교육평가원이 주관한 ‘치과의사 인력 수급 및 치과경영실태 연구’(2022년) 발표에 따르면 치과의사의 생산성 조사
하지(夏至)가 지나고 무더운 7월이 시작되자마자 종강을 맞이한 본과생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질세라 해외로 하나 둘 여행을 떠나기 시작한다. 마치 역마살이 끼인 것을 해소하려는 듯, 혹은 이때가 아니면 앞으로 여행은 자기 인생에 없는 것처럼 우르르 출국장에 오르곤 하는데 이번 방학에는 나 역시 그 대열에 동참했다. 목적지는 미국! 태평양을 건너 살면서 처음으로 밟을 머나먼 이국의 땅에 설렜고 얇디얇은 지갑사정을 고려해 어떻게든 경비를 아껴보고자 게으른 내가 표를 4개월 전에 예매하고 숙박은 현지에 사는 친구집에서 뻔뻔히 신세를 지기로 하였다. 출국 하루 전 여유롭게(?) 짐을 싸며 현지 날씨는 선선하다는 친구 말을 믿고 긴팔에 외투 위주로 짐을 챙긴 뒤 대한항공 부럽지 않은 세련된 저가항공 비행기를 타며 끈적한 한국과는 다를 이상적인 미국의 날씨를 기대하며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그러나 웬걸 나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도 마찬가지로 너무너무 더웠다. 습도가 낮아 건조하다 뿐이지 정수리를 내리쬐는 태양은 너무나 강렬했고 한낮에는 돌아다니기 버거울 정도였다. 이상적인 날씨를 기대하며 두께감 있는 옷을 가져온 내가 배신감에 친구를 흘겨보자 돌아온 답변은 저녁에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최 원장은 최신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에 관심이 많은 치과의사다. 원장은 최근 새로 창업한 임플란트 스타트업 K의 제품을 치과에 도입하기로 했는데, 해당 업체가 자신의 수정 의견을 바로 반영해서 장비나 임플란트를 개선할뿐더러, 최 원장을 치과 병의원에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한 대표 강의자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K 업체는 최 원장에게 새로 출시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