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공유하는 비슷한 경험이 있다. 어렸을 적 숙제로 일기를 썼던 경험. 방학이 되면 어김없이 일기는 밀리기 마련이었다. 일기는 그 시절 가장 귀찮은 일이었다. 그래서 중학교에 올라갈 즈음 다들 일기에서 손을 놓는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어렸을 적 일기를 보며 재미를 느낀 적이 있었다. 그제서야 일기를 써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일기를 써보기 시작했다. ‘언젠가 다시 읽어보면 분명 재밌을거야’란 생각으로 꾸준히 일기를 썼다. 목적이 생기고 나니 일기쓰는 것이 귀찮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일기가 조금씩 다시 밀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나름 오기가 있어서 지나간 날이라도 최대한 빠트리지 않으려고 했다.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땐 그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나 영수증,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참고했다. 하지만 나중에 일기를 훑어보며 알게 된 사실이지만, 밀린 일기는 일기다운 일기가 아니었다. 밀렸던 날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만 적혀있었고 거기에는 내 생각이나 감정이, 과장 좀 보태면 영혼이 담겨있지 않았다. 사실 밀린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컴퓨터로 일기를 쓰기
“원장님 응사 보세요?”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요즘 대세라네요. 한번 보니 빠져드는데, 같은 시기는 아니지만 옛 기억을 떠올리는 매력이 있다.IMPRESSION의 역사도 20년을 넘었는데, 응답하라 IMPRESSION!에피소드가 많지만, 그중 우도출사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15~6년 전 초겨울 고문이신 임철중 전 치협 의장님과, 장수일 회장님 등 10여 회원이 함께 우도에서 숙박하기로 하고, 소섬바라기에 여정을 풀었습니다. 지금은 번화해 졌지만 당시는 소박한 시골 풍경이었습니다.소섬바라기에서 놀다가 저녁시간이 되어 항구 쪽의 식당으로 갔는데 이미 어두워져서인지 (당시 우도의 밤은 칠흑 같았음), 일행의 차 불빛이 비춰지자 좀 전까지 켜져 있던 식당 불빛을 꺼 버리는 게 아닌가? 순간 당황되어 그중 안에서 불빛이 새 나오고 있는 식당을 찾아가니 한 팀이 식사를 하고 있어, 식사를 부탁하니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 하는 주인장과의 입씨름 중, 식사 중이었던 우도경비대장의 도움으로 간신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메뉴는 미식가이신 두 선배님께서 결정해 주셨는데, 내 생애 처음으로 다금바리를 맛보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입에서 녹는 식감과 뽀얏게 우러난 지리
11월초 미국 New Orleans에서 열린 American Dental Association(ADA)의 Annual meeting에 한국 치과대학 학생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초청받았다. Dentsply는 매년 전세계에서 치과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전국 치의학 학술대회를 후원하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팀의 대표에게는 ADA학회에 참가하여 포스터를 발표할 수 있는 영광스런 기회가 주어진다. 우리 팀은 작년 국내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덕분에 올해 미국에서 열리는 치과학회 중 가장 큰 행사를 다녀오게 되었다. Dentsply와 ADA가 후원하는 SCADA(The Student Clinician Research Program of the ADA) program은 1959년 처음 생겼으며, 올해로 54년의 전통을 자랑할 만큼 오래된 행사이다. 우리 팀의 연구를 전 세계의 모든 치과의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각 국의 치과대학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희는 매우 뜻 깊은, once in a life time과 같은 경험을 하고 돌아올 수 있었고 이를 간단히 소개하려 한다.ADA는 New Orleans Convention Center에서 201
“교장선생님. 겨우 1년 반만에 제 아들을 이렇게 신사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영국 런던 근교에 있는 칼디코트 초등학교 교장에게 큰 아들 졸업식 날 내가 감사 인사를 건넸다.“뭘요. ‘폴(Paul)’은 우리 학교 들어올 때 이미 신사였었는 걸요.”교장은 당연하다는 듯이 양쪽 어깨를 들썩이며 대답하였다.십여년 전 어렸을 때부터 나의 큰 아들은 이렇듯 멋진 아이였다.그 아이가 커서 대학에 들어가고 방학을 맞아 한국에 돌아 왔다. 이번 월요일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고 오늘이 그러니까 토요일이니 온지 벌써 닷새째다. 하지만 도착한 날 공항에서 나에게 도착했다고 한 번 전화를 한 후 그 다음부터는 깜깜 무소식이다. 물론 바쁜 일정을 내가 모르는 바는 아니다. 재영 한인 과학자 협회에서 추천을 받아 청년과학자 포럼에 참가 중이라는 사실을 내가 잘 안다.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가 주최하여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로 외국에 거주하는 한인 청년 과학도들에게 왕복 항공권과 숙식을 제공하고 고국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 것으로 4박 5일동안 예정된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되므로 그다지 시간이 많지 않을 것이다. 집에도 못 들리고 공항에서 직접 코엑스 컨벤션센터로 직행할
인턴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 일하게 되었던 구강내과, 그 다음으로 구강외과를 거쳐 인턴생활의 오아시스라고 하는 종합 진료실에 오게 되었다.종합 진료실에는 인턴의 자리인 안쪽 방사선촬영실에 ‘생각의 함정’, ‘닥터스 씽킹’이라는 두 권의 책이 있다. 다른 과에서 여러 인턴동기들과 함께 일하다가, 혼자서 일하게 된 이곳에서 초반 며칠간의 묵언수행을 뒤로 하고, 틈틈이 생각의 함정이라는 책을 꺼내어 읽었다. 가끔 생각이 많아질 때면 머리가 아플 정도인 나에게 생각의 함정이라는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지금의 나를 여기까지 이끌고 온 것은 대체로 내 생각의 결과로 이루어진 선택들일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번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럴 때 마다 돌발적인 상황에서 감정이나 감각에 의지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최대한 변수를 고려해서 최선의 선택을 내리고 싶을 것이다.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는 하지만, 최선의 판단을 내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이 책을 읽으며 천재라고 불리는 에디슨을 비롯해, 케네디, 호치민 등의 지도자들도 범했던 인지함정의 오류에 대한 일화들을 보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서 인지함정에 빠
11월초 미국 New Orleans에서 열린 American Dental Association(ADA)의 Annual meeting에 한국 치과대학 학생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초청받았다. Dentsply는 매년 전세계에서 치과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전국 치의학 학술대회를 후원하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팀의 대표에게는 ADA학회에 참가하여 포스터를 발표할 수 있는 영광스런 기회가 주어진다. 우리 팀은 작년 국내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덕분에 올해 미국에서 열리는 치과학회 중 가장 큰 행사를 다녀오게 되었다. Dentsply와 ADA가 후원하는 SCADA(The Student Clinician Research Program of the ADA) program은 1959년 처음 생겼으며, 올해로 54년의 전통을 자랑할 만큼 오래된 행사이다. 우리 팀의 연구를 전 세계의 모든 치과의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각 국의 치과대학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희는 매우 뜻 깊은, once in a life time과 같은 경험을 하고 돌아올 수 있었고 이를 간단히 소개하려 한다.ADA는 New Orleans Convention Center에서 201
회색빛 바구니가 달려 있고 변속기어가 없으며 검은색 각진 플라스틱 손잡이와 빛바랜 회색안장 그리고 앞바퀴와의 마찰력으로 전기를 만들어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빈티지(vintage) 스타일의 다홍색 자전거. 우리 아버지가 생전에 타시던 자전거이다.아버지의 유품이라 생각하니 녹이 슬어 있고 군데군데 칠이 벗겨져 있는데도 왠지 친근하다작년 추석명절에 일이다. 추석이면 으레 온가족이 한상 가득 차려서 먹고 마시며 밥상을 치우는게 일이다. 추석특선영화도 재미없고 집안에 있기엔 볕이 너무 좋아서 자전거를 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엄마! 집에 혹시 탈만한 자전거 없어요?” 송편을 빚으시던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타시던 자전거가 헛간에 있다고 하신다. ‘아버지가 타시던 자전거가 남아 있었나?’ 기억을 더듬으며 헛간에 가보니 여기저기 녹슬고 거미줄이 잔뜩 진을 치고 있는 자전거가 한 대 웅크리고 있다. 헛간 터줏대감인 누렁이는 외부인의 방문이 마뜩잖은지 연신 짖어댄다. ‘이게 주인집 막내도련님을 몰라보고. ’자전거를 꺼내 마당에 세워 놓으니 9년간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아버지가 쓰셨던 물건에 대해서 관심을 갖거나 찾으려 애써 본적이
미소를 만드는 치과의 창 밖에는 겨울이 한창입니다. 모과나무에 가득 매어 달린 풍요의 가을을 만끽하기도 전에 혹독한 겨울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11월이 되자 누구보다 부지런히 크리스마스 시즌에 돌입한 미소를 만드는 치과에 서설처럼 첫눈이 내렸습니다. 겨울과 눈 그리고 season’ greeting. 날카로운 계절 속에 사랑과 축복의 상징을 배치한 목적을 누군가는 모순과 균열을 열망하여 이룬 자만의 극치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춥고 강퍅한 계절을 맞는 우리 모두가 열심히 혹한을 견디도록 허락된 선물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괜찬타…. 괜찬타…괜찬타….괜찬타….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산도 산도 청산도 안기어 드는 소리”라고 노래한 시인 서정주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이되어 옵니다. 세상사 시름을 모두 덮으며 내리는 눈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그것은 그저 사는 일이 고단함을 뒤꼍으로 물리겠다는 회피의 의미가 아니라 궁지에 몰린 삶에게도 괜찮다고 손 내밀 수 있는 신실한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러자 날리는 눈발 속에서 묵묵히 치과 통로의 눈을 쓸어 길을 내는 우리 치과 식구들의 어떤 마음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사람들이 보통 치과
무엇보다도 대마도라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것은 한 가련한 여인 덕혜옹주이다. 덕혜옹주라는 한 여인을 통해 조선이라는 한 나라가 망하는 과정이 비유되기 때문이다. 1912년 폐위당한 환갑의 고종황제에게서 네 번째로 딸아이가 태어났다. 대한제국을 잃은 황제가 황궁이란 이름의 감옥에 갇혀 손녀 같은 딸의 재롱을 보며 일본에 대한 저항심과 괴로움을 달래면서 데라우찌 총독의 무례함을 견디어 낼 수 있었다. 황제는 헤이그 만국평화회담에 이준열사를 보내고, 연해주 독립군에 자금을 지원하고, 의병을 독려하고, 의친왕을 상해로 보내 독립운동에 가담시키려 했고, 또 한 가지 일본의 황가 혼혈정책을 막으려 궁내 시종의 조카와 비밀리에 옹주를 약혼시켰었다. 마약을 탄 커피를 토해버릴 정도로 명석했던 황제도 결국 옹주 7살 때 독살당해 덕혜옹주는 보호자를 잃고 말았다.12살 때 동경여자학습원으로 강제 유학하게 된 이후 18세 때 23세의 대마도주 소 타케유키 백작과의 정략결혼으로 내선일체의 상징물로 선전되기에 이른다. 혼인 6개월 후 인사차 시댁인 대마도를 방문했다. 이때 강제 징용되어 현지에서 노역을 당하던 2000명의 한인들이 한푼씩 모아 망국의 옹주를 맞이하기 위하여 “덕혜옹주
나는 정년 퇴임 후 언젠가 내 제자들과 함께 외국여행을 한번 하고 싶었다. 몇 년을 벼르다 작년 대마도여행의 느낌이 너무 많아 대마도를 선택하게 됐다. 지금은 문화 정치 경제적으로는 망각된 섬이지만 그 역사의 길을 더듬어 가면 시국에 비추어 애국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아주 좋은 교육 현장이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의 전진기지였던 대마도에는 세이잔지라는 사찰이 있다. 조선의 통신사였던 김성일이 풍신수길을 만나러 갈 때 거처했던 곳으로 그 마당에는 그의 추모비가 있다. 그 옆에는 중으로 위장하여 조선 8도의 도로를 그려 풍신수길에게 바치고 임진란때 종군한 세작 겐소의 묘비가 있다. 왜일까? 대마도 도주에게서 선물로 받은 조총 2정을 조정에 바치고 전쟁이 일어날 것을 예고한 황윤길에 대한 흔적은 없다. 임란이후 국교가 재개되어 260년 동안 조용했던 시기에 500명에 달하는 조선통신사를 맞이하는데 많은 경비를 쓰며 초호화 접대행사를 벌렸던 것은 국서교환과 일종의 유학의 가르침등 배움의 축제였는데 양국으로부터 이득을 챙기기 위해 문서를 위조하면서까지 이것을 주선한 것이 바로 대마도주였다. 1840년까지는 대마도인이 먹고 산 조선 쌀이 74%나 되었다. 조선 없이는 생
정신없었던 인턴 생활을 마치고 치주과 수련의가 된지 2년이 넘어 어느새 마지막 한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바쁘게 하루하루 지내던 3년차 어느 날 인문학 토론을 준비하며 만나게 된 책이 바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학생들부터 인턴, 수련의까지 모두 많은 공부와 업무 또는 관계 등 바쁜 일상 속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접하며 살아가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서 마음에 와닿았던 몇 가지 글들이 나에게 힘이 되었기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이 글을 통해 나누게 되었습니다. 심리학자에 따르면 사람들에게는 행복을 결정하는 두 가지 질문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 의미를 가져다 주는가? 라는 질문이고, 두 번째는 나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은가? 하는 질문으로 이 두 가지 질문이 사람들의 행복의 열쇠라고 말합니다.첫 번째 질문은 우리가 다 알고 있고 인정하지만 바쁘게 살다보면 잊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나의 가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나 학력이 아닌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았는가로 측정되어야 하며 그렇게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