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은 할머니 혼자 계셨는데, 1층 앞 화단을 얼마나 잘 꾸미시던지? 예쁘게 단장된 화단을 보며 흐뭇했었다. 정원은 꽃과 나무로 매일 가꾸셨지만, 치매가 있으셔서 잘 몰라보시고 일상생활을 잘하실지 걱정되곤 했었다. 이따금씩 자식들이 찾아와 들리는 앞집의 실랑이 소리에 걱정이 되었던 적이 많았었다. 몇 년 지속되던 시끄러움도 갑작스런 인테리어 공사로 사라졌고, 할머니도 더 이상 뵐 수 없다. 어디로 가셨는지? 물어봐도 답을 들을 수 없었고, 어디에 가셨더라도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요양원에 들어가기 싫어하고, 자식에게는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르신들의 마음과는 달리 고령화 사회에서는 요양원에 장기 입원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다. 우리나라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인구는 대략 100만 명이 넘는다. 이 중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요양병원 혹은 요양원에 입원해야 하는 노인은 15만 명, 간병과 식사, 주거 등 돌봄만 있으면 집에서 지낼 수 있는 노인인구는 85만 명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고령 인구 비율이 점차 상승하여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치매, 중풍 등 질환으로 인하여 일상생활 영위가 힘든 노인성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노인장기요
작년 미국 치과의사협회 임원진과 대화를 하다가 의외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우리에게 미국은 “소송의 나라”로 흔히 알려져 있는데, 의외로 치과진료 관련 소송 건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비록 일상적인 생활 속에 소송이 많은 나라이지만,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환자가 클레임을 거는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우리나라는 미국과는 반대로 치과의사 대상 소송 건을 비롯하여 과실로 인정되는 비중, 그리고 보상액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왜 일까?” 고민을 해보았다. 물론 요즘 대한민국이 우리나라 의료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적대적인 시기이지만, 유독 “치과의사”라는 직종은 우리나라 문화에서 “진정한 의료진”으로 여겨지지 않을 때가 많다고 생각한다. 보통 우리가 의과진료를 받으면서, 환자가 의사에게 진단명이나 치료방법을 특정하여 요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지만, 치과에서는 환자가 이미 치료부위, 진단명, 그리고 진료의 범위까지 정해놓고 내원하여 언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의 내부적인 부분을 살펴보자면, 핵심은 환자들이 생각했을 때, 치과진료는 필수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 큰 일부라고 생각한다. “의사는 목숨을 다루지만, 치과의
토요일에 개최되던 예년의 가멕스 개막제가 올해에는 금요일 저녁에 개최되었다. 전성원 대회장은 축사를 통해서, 경기지부는 치협과 서울지부보다는 다소 유연하여 가멕스 운영에 있어서도 도전적 시도를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국내 치과계에는 가멕스와 같이 지역 중심의 학술전시행사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긍정적 측면으로는 회원들에게 학술과 기자재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해외학회와 비교해서 매우 저렴한 등록비 등 많은 혜택도 돌아가면서, 회원들간의 오프라인 모임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시부스의 규모와 행사의 화려함은 증가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양면성에 대한 고려와 함께, 개인주의적인 세태를 극복할 수 있는 발전적 방향으로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치과계 학술 및 전시 행사가 자칫 정량적인 흥행만을 목표로 한다면, 업체의 비즈니스 관점과의 차별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회원들의 관심도가 적더라도, 정책포럼과 같은 의미 있는 행사에 학술과 기자재에 관한 정보 제공만큼 비중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즉 최근과 같은 온라인시대에 주어진 귀한 오프라인 모임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전시와 부대 행사의 화려함과 눈
북한 치과와 치의학의 뿌리는 남한과 다를 수 없다. 그러나 해방 후 70여 년이 흘러 이질적인 체제로 인해 남북한의 구강보건의료체계는 크게 달라졌다. 우리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치과, 치의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통일에 대한 인식과 시대적 환경도 변화한 지금, 북한과 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와 주변 범조선인의 구강건강과 바람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김정은 집권 이후 변화된 북한 치과, 치의학의 변화를 추적한 동향을 10회에 걸쳐 매달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나정원 박사 -現 서울평양뉴스 통일연구소 부소장 -고려대학교 북한학 박사 -주요 연구: 《해방후 한국기업의 사유화에 관한 연구》, 《소유잠재성으로 본 저출산의 원인과 대안 연구》 -저서:《소유잠재성-소유의 알고리즘과 획득가능성 고찰》, 《통일시대 가치창출이 기대되는 북한의 산업시설, 공장, 기업소》, 《북한의 레저·관광산업》,《북한투자가이드》, 《김정은시대 북한 기업 혁신 연구》 북한 전지역 정보인프라 구축사업은 김정은 집권과 동시에 동향이 파악되고 있다. 2012년 5월부터 각 도, 시, 군 지역과 주요 기업소에서 DB자료를 열람
나는 21년간 치과계에 몸담으면서 수많은 변화를 목격해왔다. 가장 큰 변화는 아날로그 방식의 진료술식에서 디지털 진료술식으로의 변화, 종이차트에서 전자차트로와 변화 등 치과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에서의 기술적 발전은 치과계의 성장을 느끼게 했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바로 AI, 인공지능의 시대다. 지금 나는 AI 소프트웨어 회사를 다니며 마케팅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치과계에서도 AI와 관련된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치과는 항상 정밀함을 요구하는 분야다. 마치 건축처럼 무너지거나 고장난 치아를 재건하는 치과적 치료계획은 사람마다 다르고, 복잡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AI가 이 분야에 가져올 변화는 상상 그 이상이다. 이미 AI는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를 통해 여러 문제들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환자의 구강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마케팅 기획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AI가 단순한 기술의 발전을 넘어서 치과계의 흐름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AI를 활용한 진단, 치료 계획 수립, 환자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은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예
참으로 조심스럽다. 문학이면서 정치이기 때문이다. ‘채식주의자’를 읽은 지 오래고 노벨상 수상에 큰 역할을 한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읽지도 않았으니 한 줄 글을 보태는 것은 당치도 않지만 글과 말이 주업인 치의신보인 이유로 문학사적 경사스러운 업적에 글을 붙인다.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雪國’의 첫 구절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를 떠올리며 3명의 수상자를 가진 일본을 부러워했다. 영어, 프랑스어를 일본어로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서 출판된 세계문학전집이 마땅한 여가거리가 없던 시절에는 집집마다 한 집씩은 책장 한 곳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 중에 文의 나라인 한국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없다는 것은 여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니었다. 국민이 염원하던 노벨상 작가를 갖게 되었으니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나 작품과 그의 이념 편향성에 대한 논란이 많다. 비평가나 평론가, 언론인 등의 전문가 견해와 한강 작가의 기고문 등을 통해서 왜 그의 수상에 대해 환호하는 사람도, 마뜩찮아 하는 사람도 많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스웨덴 한림원의 수상 이유를 보면 “역사적 상처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
누구나 한 번쯤은 세계 일주를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소설가 쥘 베른이 쓴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 주인공 포그가 80일 안에 세계 일주가 가능한지를 놓고 내기를 한다. 우여곡절 끝에 80일 만에 간신히 도착해 내기에서 승리하는데, 지금은 60시간이면 세계 일주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것은 시속 700㎞로 비행하는 비행기 덕분으로 인류 역사상 손에 꼽히는 획기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1903년 12월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해안가에서 윌버와 오빌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1호’가 260여 미터를 59초 동안 날아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에 성공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그동안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비행하는 글라이더나 열기구를 이용한 비행은 있었지만, 동력 기계에 사람이 직접 타고 비행을 한 것은 이때가 세계 최초였다. 윌버 라이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로 진학할 계획이었지만 1885년 얼굴을 심하게 다쳐 힘든 시간이 이어지면서 고등학교 졸업장은 받지 못했고 원래 계획했던 대학교 진학의 꿈은 포기하게 된다. 19세기는 자전거 붐이 일던 시기였기 때문에 1892년 라이트 형제는 함께 자전거 수리점을 열었다. 제대로 된 엔지니어 교육을 받은
인간의 폭력성과 폭력의 발현(發現)은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오랜 문제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전 사설에 이어, 의료기관-특히 치과 진료실에서 발생하는 폭력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의료기관 내 폭력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큰 위협이 되며, 진료 환경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한 폭력범죄는 총 1만164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매년 1천 건 이상의 폭행이 발생하고 있으며, 연도별로는 ▲2019년 2502건 ▲2020년 2180건 ▲2021년 1903건 ▲2022년 1812건 ▲2023년 1767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통계에는 진료실 내에서 발생한 의료진, 의료 종사자, 환자 등에 대한 모든 폭력 범죄가 포함됩니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이 6639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상해(1654건), 협박(706건), 손괴(703건), 체포·감금(152건)이 따랐습니다. 폭행이 전체 폭력 범죄의 65% 이상을 차지하며, 손괴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8월 22일, 79세 남성 김 씨
마다가스카르 진료봉사를 마치고 팀원들이 귀국길에 오를 때 필자는 두 번째 방문 예정국인 말라위로 가기 위해 경유지인 케냐행 비행기 편에 오르고 있었다. 마다가스카르로부터 실제 직선거리는 짧지만 직항이 없는 아프리카 형편상 케냐로 갔다가 다시 돌아내려오는 일정으로 말라위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곳을 방문하게 된 것은 지난 15년 이상 몽골에서 치과의료 선교사역을 하시던 강지헌 선교사님이 최근 말라위 치과대학이 설립되고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약 5년 전부터 이곳에서도 치과의료 사역을 시작하시게 되었고 이곳 치과대학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는 말과 함께 필자를 초청해 주셔서이다. 말라위는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국가로 수도는 릴롱궤이고 최대도시는 블랜타이어이며 국토면적은 북한보다 약간 작은 정도이고 인구는 약 2100만 명이며 1인당 GDP는 $523이다. 1960년대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으나 부존자원이 없고 마땅한 관광지도 없으며 오로지 농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상적이게도 여러 목적을 위해 적극적으로 구호사업을 펼치며 특히 도로를 포장해주고 있었던 중국의 China Aid(한국의 Koica)의 모습을 이곳저곳에서 쉽게 목격할 수
지난 8월 3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에서 개최된 제55회 PFA국제치학회 일본부회 연차대회가 삿포로 ACU회의연수시설 등에서 개최되어 PFA 한국회의 치과의사와 가족 총 24명의 방문단이 다녀왔다. 공식행사는 연차대회 하루 전 환영행사부터 학술대회와 공식행사 마지막 excursion까지 3일간 진행되었으며 일정 첫날 태풍 10호 산산이 일본 열도를 따라 북상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긴장을 하게 되었지만 주최하는 대회측과 긴밀하게 연락하고 진행에 문제없음을 확인하며 일정을 소화하였다. 한국에서 삿포로로 향하는 비행기는 태풍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았지만 일본 내에서 참석하려 했던 많은 인원의 현지 회원들이 태풍으로 인하여 항공이나 기차를 이용해서 참석할 수 없었던 상태였으므로 아쉬움보다도 안전이 훨씬 커다란 문제였으니 자연재해나 자연의 힘에 사람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가도 다시금 생각하여 보기도 했다. 이번 일정의 1일 차는 지난 8월 30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출국의 설렘과 기상 상태의 우려가 섞인 상태로 출발하였으나 비행 중에 어려운 상황도 없었고 도착 후의 날씨도 흐린 날씨에 한국보다는 훨씬 시원한 상태로 여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삿포로 시내로 가는
연구년을 맞아 해외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칼럼을 쓰게 됩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지만, 한편으로는 한국과 다른 환경에서 자녀들이 잘 적응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껴집니다. 낯선 환경에서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잘 적응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외식 물가가 비싸고 한국처럼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멀어 주로 집에서 식사를 준비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장을 보고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일도 늘어났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미국 학교 숙제와 알림장, 아내가 한국에서 줌으로 등록한 학습지 수업 등 챙겨야 할 것들이 참 많습니다. 물론 이 모든 일을 제가 혼자 하는 것은 아니고, 아내와 함께 나눠서 합니다. 저는 그 와중에 의과학자 연수지원 과제로 UCI에서 유니티 VR 개발자 과정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는 10주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매주 과제가 나오는데 비개발자인 저에게는 상당한 도전입니다. 언어 장벽으로 수업 콘텐츠만으로는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워 한글로 쉽게 설명된 초보 교재를 e북으로 구매해 겨우 따라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치스러운 푸념일 수도 있습니다. 선배 교수님들께서는 모두 연구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