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막 졸업하고 동문 선배이자 동아리 선배님 치과에 근무의사로 들어갔다. 진료 전반에 관해서는 물론이고 치과 경영과 사회 초년생의 개인적인 어려움까지 살펴주셨다. 사모님께서 내 점심 도시락까지 보내주신 일도 빈번했다. 치과의사로 걸음마를 떼는 시기에 깊은 관심과 사랑을 주신 선배님 곁을 떠나 개원을 하고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었다. 나의 멘토 선배님은 대한치과의사합창단(이하 DENTAL CHORUS)의 창단 때인 1990년부터 단원으로 활동하셨기에 나도 덴탈코러스 정기연주회에 몇 번 관객으로 또는 후원회원으로 참석했었다. 1997년 우리치과에서 가까운 곳으로 합창단 연습장소가 옮겨왔다며 내게 입단을 권하셨다. 노래 부르는 것보다 듣기를 좋아하는 나지만 사랑하는 선배님의 권유이기에 공손히 연습실에 따라갔다. 합창연습에 참여한 첫 해에는 악보를 제대로 볼 줄도 몰랐고 마음과는 달리 노래는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주 황홀한 미성을 가진 합창단원들의 화음을 듣는 월요일 저녁이 즐거웠다. 월요병이란 단어는 벌써 잊어버렸고 여성단원들이 챙겨주시는 맛있는 간식에도 마음을 빼앗겼다. 합창단에서 연습하던 곡이 라디오에서 나오면 무척 반가워서 흥얼
지난 여름의 어느 일요일 늦은 오후에 얼마 전 미국에서 2년 정도 공부를 하고 최근에 돌아온 대학동기를 만났습니다. 보통의 치과의사들과는 달리 선교학을 공부하고 왔으며, 평소에 긍정적이고 느긋한 사고방식에 가끔은 제가 조바심을 내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도 식사라도 함께 하고자 했으나, 치과의 정리문제가 마지막까지 여의치 않은 이유 등으로 훌쩍 떠나고 특별한 연락도 없어서 섭섭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그런 문제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습니다. 하늘에 뜻이 있어서인지, 자기만 생각하고 쉽게 잊어버리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월에 도착한 후에 정기총회를 미루면서까지 6월에 소속분회의 회장으로 추대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속해 있는 경기지부에서 분회 일을 하고 있는 지인들을 수소문 하고 있던 차에 내심 반가웠습니다. 겸사겸사 요즈음 제가 관심이 있는 주제로 카톡을 보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미국생활 중에 공부한 이야기, 아이들의 교육문제, 미국에 있는 동기와 선배 이야기 등을 나누었습니다. 개인적 궁금증과 함께 치과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보통의 치과의사들이 걱정하는 최근의 치과경영적
요즘에는 병원 앞 택지에 나가보면 식당도 많고 차도 많고 사람도 많다. 내가 양산에 온지 어느덧 6년째. 참 많은 것이 변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눈에 보일정도로 변하는 것은 드물 것 같다. 커피집은 한 블럭에 한 개 꼴로 있고 고기집도 넘쳐난다. 아파트는 계속계속 만들어지고 중심가에나 가야 있을 만한 커피집, 상점들이 줄줄이 들어 와 있다. 자동차도 많아 택지주변에는 주차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2009년,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양산캠퍼스의 시작과 함께 나의 양산 생활은 시작되었다. 지하철 양산캠퍼스역이나 남양산역에 내리면 풀과 돌, 그리고 덤프트럭이 나를 반겨주었다. 지하철역에서부터 학교까지는 너무도 한적하여 무서울 때도 많았다. 그래서 짧은 거리지만 택시를 애용하곤 했다.주변에 식당도 별로 없어서 밥 먹으러 나가기도 마땅치 않았고 흔한 브랜드 커피집도 없었다. 맥주집이나 고기집도 지금처럼 많지가 않았다. 드문드문 1개씩 생길 때 마다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다른 그곳에서 만났다. 마주치기 부담스러운 선배님이나 교수님께서 그곳에 계실 것을 알지만 갈 곳이 없어서 가기도 했다. 사실 이 때 생긴 가게들은 웬만해서는 쪽박을 차진 않
요 근래 산이와 매드클라운의 더블 싱글 앨범 ‘못 먹는 감’이 연일 싱글앨범차트에서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이 노래의 제목인 ‘못 먹는 감’은 ‘못 먹는 감 찔러본다’는 속담을 차용한 것으로 한 남자의 저돌적인 사랑 표현에 대한 유머러스한 묘사와 제목이 가지는 세속적인 의미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편 여러 임상가들은 ‘못 먹는 감’으로 ‘치의학 연구’를 많이 생각합니다. 필자는 단국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 치과대학 치과생체재료공학교실에서 박사 학위 (지도교수:김경남)를 취득한 후 현재 전문연구요원으로 단국대학교 조직재생공학연구소(소장:김해원)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많은 분들이 생소할 수 있는 전문연구요원이란 제도는 주로 공대, 자연대생이 군복무를 대체하여 대학원이나 국방부 지정 연구소에 3년 동안 근무를 하는 것입니다. 10여년전 부터는 기초(치)의학을 전공하여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별 무리 없이 지원해서 합격 가능한 제도입니다. 공대, 자연대 전문연구요원의 경쟁률은 3:1이 넘는 데 비해, 기초(치)의학을 전공하면 지원하게 될 기초의학계 전문연구요원은 1:1미만의 경쟁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임상
대학을 떠난 지 15년이 됐어도 국제학술대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이렇게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이유는 대학에 몸담고 있을 때 대학의 사정으로 여러 학회에 참석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어서 참관기를 통해서나마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도시간급행열차(ICE)로 1시간 10분 거리에 있는 뷔르츠부르크에서 열린 ‘제110회 독일해부학회 총회 및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귀국길에는 프랑크푸르트 막스프랑크 뇌연구소를 방문, 옛 동료 학자들을 만나 교류하는 한편 최신 연구경향과 시설들을 파악하고 돌아왔다.약 700여명이 등록했는데 학술대회의 공용어는 세계화 추세에 따라 영어였다. 이번에 열린 독일해부학회 학술대회는 미국, 영국, 한국 등 19개국에서 참석한 가운데 심포지엄(해부학은 영상이다), 다양한 주제의 구연발표(242연제), 포스터전시(188연제), 해부표본 및 기자재 전시가 진행됐다. 치의학 분야는 3연제(교정학-치아이동, 임상을 위한 위 입술동맥 및 아랫입술동맥의 분포양상, 치아줄기세포)였다. 발표논문의 분야는 교육방법, 육안해부학, 임상해부학, 실험형태학, 신경해부학, 신경생물학, 신경면역학,
아직 나는 30대 초반으로 인생을 논할 나이는 아니지만 요즘 들어 ‘나는 행복한가?’라는 의문을 가지며 내가 지나온 길과 내가 지나가고 있는 길, 그리고 내가 나아갈 길에 대한 고민이 많다. 물론 행복하지 않아서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인생의 목표를 항상 무언가에 두기 위해 늘 생각한다. 나는 지금 사계절 중 여름에 있으며 뜨겁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선택할 것이 여전히 많고, 해야 할 것과 의무와 책임감도 예전보다 늘었다. 어릴 땐 갖고 싶은 것을 가지면 행복했고, 20대에는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행복했으며, 나이가 들어갈수록 행복은 어려운 것이며, 늘 노력해야 가질 수 있음을 알아가고 있다.책에서 보듯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다”라는 말은 곱씹을수록 진리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행복은 가지기 어려우므로 가까운데서 찾으라는 것이다. 인터넷에 “행복(幸福)”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라는 사전 뜻이 나온다. 추상적인 단어로 감정적인 단어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상담사 코언(Cohen)에 따르면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①가족과 친구 그리
대한치과의사문인회 회원들이 11월 7일, 8일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으로 가을문학기행을 다녀왔습니다. 1박 2일로 진행된 문학기행 첫째 날 특별강연 연자로 김영훈 시인이 ‘아름다운 시 창작’에 관해 일목요연한 강의를 해주셨고, ‘아버지’란 주제로 여러 시인의 작품을 회원들이 번갈아 읽어보며 시 창작에 관한 기본기를 다졌습니다.특별강연을 마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신덕재 회원의 ‘나’, ‘틈새’임용철 회원의 ‘사월에’, ‘아득하니’라는 자작시 낭송이 이어졌습니다.정원에는 낙엽을 잠재우는 가을비가 내리고 거진앞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다내음과 어슴프레한 시간들과 간간히 들리는 웃음소리로 마음이 촉촉하게 힐링되는 시간이었습니다.문학기행 둘째 날 특별강연 연자로는 김영진 회원의 ‘세종에서 성종시절까지의 조선사탐구’에 관한 특별강연을 들었습니다. 6권의 참고서적을 읽고 준비한 강연이었던 만큼 해박한 역사에 관한 지식과 재미난 야사까지 두 배로 즐거운 조선사탐구강연이었습니다. 흥미로운 특별강연이 끝나고 가을과 마주하러 화암사에 갔습니다. 가을비속에서 젖어 있는 형형색색의 운치 있는 단풍나무들과 제법 많은 강수량으로 생명력을 되찾은 계곡물이 요란스레 이합집산하는 풍경이 절로
김정운 작가가 쓴 “창조는 편집이다”는 부제를 갖고 있는 에디톨로지를 읽었다. 작가는 1962년 생으로 1964년생인 나보다 2년 더 삶의 희로애락을 경험하였다. 그는 독일에서 문화심리학을 전공하고 귀국하여 대학교수라는 안정된 직업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많은 책을 저술하고, 또한 자신의 생각을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는 재능을 지닌 교수였다. 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삶을 부러워한다. 작가는 강의에서 Burn out을 삶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가 과하여 스트레스만 받고 있는 상황 ( 사전적 의미 :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말로 감정적 소모, 비인격화, 개인적 성취감이 감소될 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 이라고 정의 했다. 작가는 자신이 burn out 시기일 때 그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 가장 하고픈 일이 무엇인가 찾기 위해 고민하였다. 가장 하고픈 일이 생각나지 않았던 것이다. 막연히 어릴 때 그림 그리기를 좋아 했다는 기억만이 있을 뿐. 그래서 역으로 지금 가장 하기 싫은 일이 무언가를 생각해 보았다. 대학에서 학생들 앞에서 수업하는 것이 가장 싫었다. 자신도 깜짝 놀랐다. 김정운 교수 자신은 강의에 대한 열정과
삼국지를 읽다보면 장수(將帥)들의 키가 장난이 아니다. 칠 척은 축에도 끼지 못하고 8, 9척이 기본이다. 그런데 발 길이를 기준으로 한 서양의 피트(foot)보다 조금 긴 척은, 팔꿈치에서 손목까지의 길이로, 1800년 전 사람의 척골(尺骨; ulna)은 25cm 전후였다 한다. 거기에서 다시 ‘중국식 과장’을 빼도 현대의 잣대로 180에서 2m를 넘는 장신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거구를 태울 수 있는 준마(駿馬)를 타고 휘두르는 두 세배가 넘는 육중한 병장기에, 보통 병졸들은 추풍낙엽이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부상 중인 투수 류현진이나 피츠버그 해적 강정호의 우람한 체격을 보면서, 프로선수들이 옛날에 태어났다면 장비나 여포 같은 맹장이 되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이들이 근육질 덩치만 큰 게 아니고, 허리가 꼿꼿한 자세나 당당한 걸음걸이가 문자 그대로 보무당당(步武堂堂), 무리를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있다. 군사를 거느리는 장수는 완력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어느 영화던가 승무원이 힘 좋은 승객을 급히 찾으며, “운동선수 없나요? 탁구나 배드민턴 빼고요.” 하던 대사가 있었다. “힘 빼는데 3년”이라는 골프역시 근육과는 크게 상관없어 보이지
오는 11월 21일 밴드 공연이 하나 열린다. 2010년부터 4개 밴드의 연주회로 시작되어 어느덧 6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치과의사로 구성된 5개 팀이 무대에서 함께 연주할 계획이다. 참여하는 연주자만도 무려 30여명에 이르고 무대 뒤에서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는 분들까지 헤아리면 50여명에 다다른다. ‘디디에스’, ‘몰라스 포레버’, ‘애틱식스’, ‘바이툴 밴드’로 대표되는 기존 팀에 ‘덴타폰’ 이라는 게스트 팀이 합류하게 되었다. 더 많은 치과의사 선생님들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여건상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남들이 보기에는 작은 학예회쯤으로 여길지도 모르나 이 공연을 준비해 무대에 올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하다. 공연장 준비, 공연 날짜와 시간, 포스터와 리플렛, 초대장 등 뿐만 아니라 여러 팀이 연주를 해야 하니 제한된 시간 내에 매끄러운 진행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공연이 2시간을 넘게 되면 관객이 지루해한다는 것이 공연계의 공식이다. 그래서 가급적 그 시간 이내에 끝내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기획을 하며, 연주의 수준 또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마추어이다 보니 결과가 항상 만족스럽지는 않다. 팀마다 연습은
지난 9월초부터 10월 말까지 있었던 정책연구소가 진행한 정책전문가 과정이 기대이상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는 공안 이에 대한 필요성이 잠재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과정에 수강생으로 참여하신 분들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노력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기회가 아니면 만나지 못할 많은 훌륭하신 분들과의 교류는 나 자신이 좀 더 성숙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철새가 멀리 이동할 때 자신의 날개 힘만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류를 잘 이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사업이 앞으로의 치과 생태계에 좋은 기류로 유지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을 다짐을 해봅니다.사람들은 항상 볕이 드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습니다.그러나 인생은 늘 빛과 그늘이 함께 있으며, 그늘이 있으므로 빛이 살아납니다. 빛을 향해 가되, 그 과정에서 마주치는 현실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 남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맛일 것입니다.현명한 자는 현재에 살고 어리석은 자는 과거나 미래에 숨어 산다고 했습니다. 이는 현실에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이 누구든 할 바를 다하며, 현재의 상황이 아무리 미천하고 불쾌해도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