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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추천도서 - 보험(保險)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지키다, 편안하게 하다는 뜻의 보(保)와 위태롭다, 험하다는 뜻의 험(險). 즉 보험은 위태로운 것으로부터 편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다양하게 험한 것이 늘 도사리고 있는 세상을 살다 보니 보험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건강보험, 생명보험, 자동차보험은 기본이고 애지중지하는 스마트폰이 망가질까 봐 핸드폰 보험도 가입합니다. 사실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대부분 의무가 아닌 개인의 선택입니다. 보험에 가입해서 돈을 내는 것을 보험사만 배를 불리게 하는 일이라고 절대 가입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보험료를 제때 잘 받아서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보험 가입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보험료를 많이 내고도 막상 보장을 많이 받지 못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입한 것을 후회하기도 합니다.

 

독서는 보험과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개인이 선택해서 보험에 가입하듯 신중하게 고른 책을 읽고, 보험료를 내듯이 금쪽같은 시간을 투자해야 독서가 가능합니다. 보험이 없어서 혜택을 못 보는 경우도 많지만 적절한 가입을 통해서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는 것처럼, 인생에서 부딪치게 되는 큰 난관들을 책에서 얻은 지혜로 슬기롭게 이겨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다가오는 미래를 알지 못해 불안해서 보험에 가입하듯 책 읽기를 통한 인생 보험료를 꾸준히 납부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어느 순간 다가오는 예기치 못한 장애물을 의외로 쉽게 치워버릴 수 있는 보험 혜택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무서운 그림’ 시리즈의 최신간
명화 속에 감춰진 역사 속 운명 드라마

『운명의 그림』 세미콜론, 2020

‘무서운 그림’ 시리즈로 이미 국내에서 두터운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나카노 교코의 최신간입니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고 있을 때 자기의 감성과 맞는 그림을 발견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기가 쉽지도 않죠. 그저 보기에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그림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 그림이 그려지게 된 역사적인 배경과 화가의 인간적인 내면의 세계를 안다면 그 그림에 대한 느낌은 많이 달라집니다. 미술사적이고 양식적인 이야기를 써 놓은 책도 물론 도움은 되지만 지루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림에 얽힌 역사적, 문화적 사실에서부터 화가의 개인사까지 두루 이야기하면서 오늘날의 현실에 비추어 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책에 인쇄된 그림을 보면서 듣는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훌륭한 미술관람을 마친 기분이 들 것입니다.

 


정신과 임상 심리사가
자기 딴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비법

『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 웨일북, 2020

정신과의 임상 심리사가 쓴 책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잘 정돈된 조용한 상담실에서 소파에 편하게 앉아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는 그런 분위기를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다면 단지 몇 페이지만 읽어도 그 기대는 무너질 겁니다.


저자의 필명인 박티팔은 사회성이 부족하고 독특한 정신세계를 지닌 사람을 일컫는 ‘스키조티팔 퍼스널리티 디스오더(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 정신 분열형 성격 장애)’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니 그 필명만 봐도 이 책의 분위기는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읽다 보니 정신없이 웃기도 하고 갑자기 진지해져서 홀로 생각이 깊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자에게는 참 독특한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바로 너무나 당연해서 지루한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찾아내는 능력, 낯익어서 굳이 말하고 싶지 않을 것들을 신기하게 다시 바라보고 새롭게 얘기할 수 있는 능력. 너무나 엉뚱하지만 듣고 나면 기분이 좋고 홀가분해지는 묘한 느낌을 이 책을 통해 가질 수 있습니다.

 


진짜 중요한 건 수학 문제 푸는 법이 아니다
수학자처럼 생각하는 법이다

『이상한 수학책』 북라이프, 2020

우리는 수학을 참 어렵게 배운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수학은 공식을 외우고 방정식을 풀고 하나의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말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 수많은 그림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 그림만 봐도 ‘수학을 이렇게 유쾌하게 접근할 수 있구나’라고 감탄하게 됩니다.


수학자들이 어떻게 사고를 하고 있는지 다양하게 이야기하면서, 주사위 한 쌍을 굴려서 경제 위기를 이해하는 법을 보여주기도 하고, 미국 선거인단 제도, 인간 유전학, 통계를 믿지 말아야 하는 이유까지 다양하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수많은 재밌는 그림과 주제를 동원해서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받은 누구나 가지는 수학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냥 다시는 보기 싫은 거죠. 하지만 인내를 가지고 읽다 보면 수학이야말로 우리의 생활과 너무나 밀접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한꺼번에 읽을 생각이 아니라 그저 틈나면 조금씩 볼 생각으로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