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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가 그리고 싶을 때 그린 그림

 

정필훈 가족들의 그룹전을 뜻할 수도 있고
정필훈이 가족을 그린 전시회일 수도 있다

 

4대가 그림을 그렸다고 하니
가족들이 틈틈히 그린 그림쪽이 더 맞겠다

 

정필훈 모친, 본인, 아들, 손녀, 외손녀
4대 5가족이 동양화, 유화, 칼라 매직으로

 

모두가 취미로 그린 작품을 모아보았다
2세 외손녀 작품부터 91세 모친작품까지

 

어머니는 54세 때 5아들을 다 대학 보낸 후
취미로 동양화를 배우며 그리기 시작하였다

 

저는 치대 미술반을 설립하는 애착에서
무채색의 화려함 땜에 유화에서 동양화로

 

아들은 애비 허물을 덮어쓰고도 내색없이
힘들 땐 드럼과 유화 구상화로 침잔시키며

 

친손녀는 엄마 배속의 여동생을 탯줄까지
묘사한 D형 곡선을 낙서하듯 그리고

 

외손녀는 2세 추석 때 내 동양화 붓을 뺏어
머리카락 한 올만 있는 할아버지와 라니를

 

첫눈 오는 날 3세 때는 “아, 그림 그리고 싶다”
같이 산책하던 난 외손녀 그 말에 행복했다

 

어머니는 응급실 단골로 마지막 잎새처럼
계획한 90세 전시회를 치루며 건강을 회복

 

전시회는 손녀들과의 조그만 약속이기도
나에겐 연꽃 그리며 속세에 물들지 않기를

 

정년 맞아 떠날 때는 말 없이 조용해야 하거늘
그리울 때 그리는 것이 그림임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