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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대상 공로상 이수구 치협고문 “모두 힘든 시기, 치의가 먼저 손 내밀어야”

장애인·취약계층 치과 의료 향상, 치과계 발전 견인
봉사로 지역사회 헌신, 대국민 캠페인 사회통합 기여

“요즘 같이 모두가 힘든 시기에 우리가 먼저 손을 내민다면, 치과의사의 위상과 존경심도 높아질 것이라 믿는다.”


제42회 협회대상 공로상 수상자로 이수구 치협 고문이 선정됐다.


이수구 고문은 “큰 상을 주신 회원분들께 감사하다. 지금까지 저를 도와 협조해 준 모든 분께 이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수구 고문은 투철한 봉사 정신과 추진력으로 장애인 진료 등 여러 활동을 추진해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하고, 국민 구강보건 향상에 기여한 공적이 크다고 인정돼 이번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1972년 서울치대를 졸업한 이수구 고문은 1996년 서울시 중구분회 회장, 2002년 서울지부 회장 등을 지내며 지역 주민의 구강 보건 향상을 주도했다. 또 2005년 치협 부회장, 2008년 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이수구 고문의 이번 수상에는 여러 공적이 회자된다.


이 고문은 구강 보건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장애인이나 사회적 빈곤계층의 구강 건강 증진을 위해 열린치과의사회, 스마일재단 설립에 참여했으며, 서울지부 회장 재임 시, 서울시에 장애인 전문 치과병원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최초로 장애인치과병원 설립에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열악한 북한의 구강보건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남북 화해협력의 실질적인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남북치의학교류협회 창립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 장애인 치과 병원 설립 기여
이처럼 여러 활동이 회자되지만, 이 고문은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 설립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공적으로 꼽았다. 이어 지난 2002년 서울지부 회장 재임 당시, 병원 설립을 이뤄내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냈다.


이 고문은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갓 당선된 시기였다. 서울시 측에 장애인치과병원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나, 예산 문제로 담당 공무원 선에서 거절당하기 일쑤였고, 서울시장까지 의견이 전달되기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난관도 이 고문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마침 윤흥렬 전 협회장이 세계치과의사연맹(FDI) 회장으로 재임 중이던 때라, 회장국 방문차 한국에 들른 FDI 사무총장이 이명박 시장을 만나기로 한 자리에서 그는 기지를 발휘했다.


이 고문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FDI 사무총장이 한국의 장애인치과병원 구경을 원하기에, 현재 착공했으며 내년에 볼 수 있다고 말해뒀으니 시장님은 예의상 동조만 해달라고 말했다”며 “그날 이후 이 시장도 무언가를 느꼈는지 상황이 급전개됐다. 그간 반대하던 공무원이 찾아와 장애인치과병원 설립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서울지부 회장 임기가 끝나는 해에 병원이 지어지기에 이르렀다”고 떠올렸다.


이후 전국 방방곡곡의 장애인 환자가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몰리기 시작하면서 장애인 치과 진료의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이어 전국에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세워지기에 이른다.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이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모태가 된 것이었다.


# “어려울 수록 고통 분담 해야”
이 고문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으로 재임할 당시에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노력을 쉬지 않았다. 열악한 환경 탓에 진료를 받지 못하는 취약 계층을 위해 이동치과병원을 지원하고, 정기적으로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진료 봉사를 하는 등 여러 활동을 전개했다.


또 저개발국 및 개발도상국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치의학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FDI 총회 및 치과분야 국제표준화기구(ISO/TC106) 세계총회를 유치하는 등 한국 치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아울러 여러 보건의료단체와 함께 건강사회운동본부를 설립해 기초질서 지키기, 에너지절약운동, 녹색성장, 다문화가정·해외이주근로자의 무료구강진료 등 캠페인을 개최하며 국민의 선진의식 함양, 사회 통합에 기여했다.


이 고문은 치과대학생 시절 전국 각지로 의료 봉사 활동을 다니며 느꼈던 경험이 지금까지 이 같은 왕성한 사회 활동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한다.


이 고문은 “여름에 농촌으로 봉사활동을 다니던 시절,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땡볕 아래 길게 줄 서 있던 환자들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며 “치과의사가 되면 어려운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그날의 다짐은 지금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이 고문은 코로나19로 치과계가 어렵지만, 우리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이웃을 한 번 더 생각할 것을 강조했다.


이 고문은 “치과의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밥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지 않나. 이런 때일수록 우리보다 더 힘든 이웃을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며 “이들과 고통을 분담해 나간다면 치과의사의 대국민 위상과 존경심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