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학계도 구강 건강과 관련한 지구적 난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지난 9월 29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1 세계치과의사연맹 총회(FDI2021)에서 FDI 이사회 상임이사 선거에 출마해 53.69%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된 박영국 상임이사(경희대 부총장)의 의지는 남달랐다.
지난 2017 FDI 총회에서 FDI 이사회 상임이사직에 첫 진출한 박 이사는 이번 총회에서 재선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 3년의 임기를 추가로 이어나가게 됐다.
상임이사 중 유일한 비유럽권 인사인 이번 박 이사의 당선은 한국 치과계를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치과계에도 의미 있는 낭보다. 세계 치과계에서 입김이 거센 유럽권의 헤게모니 속에서 비유럽권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번 당선에는 타 후보자가 개인 홍보에 집중한 반면, 공공의 가치를 내세운 박 이사의 공약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박 이사는 “과거에는 지구적 난제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었으나, 팬데믹을 겪으며 전 세계의 핵심 아젠다로 기후 변화 등 지구적 난제 해결,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지속 가능한 발전 등이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출마에도 이 점을 강조했고, 보편적 사회 중심 가치를 얘기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국내 치과계도 이러한 전 세계적인 흐름에 관심을 높이고 동참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이사는 “코로나19 이래 인류사 최대의 전환기와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범세계적 치의학 공동체인 FDI가 좀 더 전면에서 나서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경제 규모로 세계 10위에 있고, 학술·임상·치과의료산업 등 모든 면에서 최상위권에 있는 만큼, 이에 걸맞게 세계 구강 보건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요즘 화두가 되는 ESG와 관련해서도 일선 치과계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항목에 대해 언급했다.
박 이사는 “ESG는 멀리 있지 않다”며 “치과 직원을 함께 발전하기 위한 동료로 인정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 치과 경영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 치과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등 작은 실천에서 온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FDI Education committee(교육위원회)의 위원 또는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개발도상국 치과의료인력양성과 교육시스템 개발에도 앞장선 바 있다. 이와 관련 구강 건강 불평등 해소에도 경주할 뜻을 내비쳤다.
박 이사는 “지난 상임이사 임기 동안 코로나로 인해 업무에 차질을 빚으면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며 “FDI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아젠다를 세팅하고, 특히 서아시아 등 구강 건강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서 구강 건강 관련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구강 보건 인력 교육에 좀 더 역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