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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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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부모님과 마을 어르신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난 후,
햇살이 좋은 날에는
논 가운데 볏짚 속을 파고들어 숨바꼭질도 하고,
공터에 오징어를 크게 그려 놀기도 하고,
나이 먹기 가위바위보 놀이도 했지요.

 

눈이라도 오는 날이면
벙어리장갑이 다 젖도록 눈사람 크게 만들기 시합을 하고,
편을 갈라 눈싸움에 엉엉 울음이 터지기도 하였습니다.
동네 언덕길에서는 비료포대 썰매를 타고
냇가에서는 앉은뱅이 썰매 타느라 해 떨어지는 줄도 몰랐지요.

 

가래떡은 장수(長壽)와 집안의 번창(繁昌)을 위해 길게 뽑고,
엽전 모양으로 둥글게 썰면서 재물운(財物運)이 계속되기를 기원하였습니다.
순백의 쌀떡과 맑은 국물은 좋지 못했던 지난 것들은 잊고,
새해에 새롭게 시작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제들, 그리고 사촌들이 둘러앉아 받았던 설 떡국에는
꿩고기를 넣어서 끓였습니다.
꿩 구하기 힘들 때에는 식감이 비슷한 질긴 폐계(廢鷄) 살을 넣기도 했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넉넉함]은 눈이나 머리보다 마음으로 먼저 담아낼 때에 비로소
그 여유로운 맛도 잘 느껴지는 구나’를 깨닫는 나이가 되고 보니,
그 시절 어린 마음에 살뜰히도 살을 발라내는 모습을 보시고,
“적당히 해라. 그래야 남은 뼈에 붙은 고기라도 뜯는 맛이 있단다.”
하시던 어머니의 말씀이 귓가에 맴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과 행복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