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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의 겨울

Editor's Pic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걷는다면, 늦은 저녁 야경까지

서울에 있는 4궁 1묘(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를

하루에 모두 출사가 가능합니다.

우여곡절이 많은 경희궁까지 합하면 5궁 1묘가 되어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

여타 규모가 작은 것들까지 합하면 서울 시내에는 꽤 많은 궁궐이 있습니다.

 

궁(宮)과 궐(闕)이 합쳐진 궁궐의 궁은 천자나 제왕, 왕족들이 사는 큰 건물을 말하고,

궐은 궁 출입문 양쪽의 망루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궁궐들에는 아주 많은 전각들이 있는데,

그 웅장함에 놀라기도 하고,

찬찬히 자세히 둘러보면 화려함에 감탄하게 됩니다.

나라의 근본인 만백성을 평안하게 다스려야할 임금의 거처였으니,

국가의 천년대계를 세우고 지키기 위함과 왕실의 안녕을 위하여

궁궐 내의 전각들도 함부로 짓지 않았다고 합니다.

궐내에 물길을 내고 산언덕을 만들기도 하면서,

위엄을 잃지 않도록 대전을 짓고,

높은 담으로 쌓인 답답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전망 좋은 루를 올리고,

자손의 번성을 위한 처소를 마련한 것들에는

치밀하게 풍수역학을 따지면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왕실의 안녕이 곧 국가의 번영과 백성의 평안을 위하던 시대에도,

법과 규범에 어긋나지 않도록 스스로 엄격함을 유지하고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면서 모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려 애썼던 선인들의 지혜가 엿보입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오늘 올린 사진은 창경궁의 겨울 풍경입니다.

창경궁은 세종이 상왕인 태종을 모시기 위해 지은 수강궁이 원이름입니다.

인접한 창덕궁에서 주요 정무가 이루어졌고,

창경궁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궁궐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여러 차례의 화재와 전란 등으로 파괴와 복원, 중건이 이루어졌는데,

가장 심한 훼손은 일제에 의해서 일어났습니다.

1909년 창경궁의 전각을 허물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어 개원하면서,

이름도 창경원으로 바꾸면서 왕권과 왕실의 상징성을 격하시켜버립니다.

담장하나로 인접했던 종묘와의 사이에 율곡로를 개설하며 맥을 끊고,

벚나무를 궁궐 내 곳곳에 심었습니다.

1984년부터 동물원을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옮기고,

벚나무를 뽑아내면서 비로소 복원을 시작하여,

현재 율곡로를 지하차도로 만들면서,

종묘와 창경궁의 맥을 다시 잇는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