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깊은 산 계곡에
몸을 납작 엎드려야만 볼 수 있는 야생화들이
아직 남아있는 겨울 추위 속에서도 서둘러 꽃을 피워내는 것은,
생명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절박함이고,
냉혹한 약육강식에 대처하는 방편입니다.
노루귀, 바람꽃 등 야생화들은 그 낮은 몸뚱이로는
봄 여름날 큰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넓은 이파리 그늘에 가려
햇살의 생명력을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겨울과 봄 사이의 짧은 기간 재빨리 꽃을 피워 씨앗을 맺어야
새들의 먹이가 되어 새로운 땅에도 정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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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야생화들이
예전에는 낮은 산지나 들판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다는데,
차츰 더 깊은 산골로 터전을 옮겨가는 것은
그만큼 사람의 손이 타는 곳에서 살기가 팍팍하기 때문일까도 생각되어,
깊은 곳까지 찾아들어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이
괜스레 민망해질 때도 있습니다.
내딛는 발걸음도 조심스레 몇 장의 봄꽃 사진을 담아봅니다.
오늘은 “노루귀” 입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