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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Relay Essay 제2494번째

사람들은 ‘꿈이 뭐냐?’고 흔히 질문한다. 남들은 유튜버, 교사 등 쉽게 답하는 질문이지만, 나는 선뜻 대답을 못 했다. 고등학생 때 희망 진로에는 아버지의 직업인 ‘회사원’을 적었고, 공부보다 게임이 좋았던 나는 대학진학에 실패하고 야간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밤새 허리가 끊어지게 일을 하고 받은 일당은 8만원이었다. 욕설이 난무하는 이곳을 벗어나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직업을 갖고 싶었고, 그 결과로 치과대학이라는 목표가 생겼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에 큰 생각이 없었기에, 예과 생활은 세상에서 제일 신나게, 하고 싶은 건 다 하며 보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부 과목만 열심히 공부하고 나머지 시간은 동기들과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며 예과 2년을 보냈고 석차는 당연히 바닥이었다.

 

본과생활이 시작되었다. 수업의 절반은 실습이었고 구강과 관련된 말밖에 없는 전공 책을 보며 마음이 아주 답답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법랑질과 상아질도 구별 못 하고 영어로도 쓸 줄 모르는 실력이었기에 책을 보면서 두려움이 더 커졌던 것 같다. 그래도 기본은 하자라는 생각에 강의를 듣고 공부하기 시작하였지만, 공부하면 할수록 나는 너무 부족하고, 안일하게 지내왔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이랬던 내가 두 가지 계기로 인해 치과의사에 열의가 생기기 시작했다. 첫째로, 구강외과 수업이었다. 실제로 어떤 환자들이 병원에 오고, 수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한 아주 근소한 차이에도 환자들이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배우면서 더 정확하고, 꼼꼼하게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로, 치과 기자재 전시회인 호덱스에서 우연히 들어간 ‘보철 수복, 왜 디지털이어야 하는가?’이라는 강연이었다. 디지털화된 치료를 먼저 도입하신 원장님이 앞에서 강연하시고, 듣고 있는 치과의사 분들이 질문하는 식으로 이어졌는데, 치과의사가 된 후에도 환자를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모습이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지금의 나는 한없이 부족하고, 배울 것이 많이 남아있는 학생이다. 언젠가는 내가 다른 학생들에게 열의를 주는, 나에게 오는 환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갖추기까지 치과대학 학우 분들과 함께 더 진중하게, 더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자 한다.

 

다시 한번 누군가가 나에게 ‘꿈이 뭐냐?’는 질문을 한다면, ‘환자들에게 믿음을 주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