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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내딛고 싶은 단상

스펙트럼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고 계신가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대부분 치과의사시고, 치과의사가 아닌 분들도 치과 관련 일을 하고 계실 것입니다. 치과 일이 좋아서 선택한 분들도 계실 것이고, 하다보니 익숙해지고 편해진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반면, 학창시절에 불행히 공부를 너무 잘하셔서 치과의사가 되신 분들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다시 질문 드리자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치과 일을 하시겠습니까?

 

예나 지금이나 정보는 굉장히 중요한 가치입니다. 예를 들면, 고대에 날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면, 역사가 많이 바꿨을 것입니다. 임진왜란때 왜군에 대한 정보가 정확했다면, 우리나라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정보를 통해 세계의 부를 거머줘었던 로스차일드 가문도 정보의 가치를 말해주는 하나의 증거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정보의 중요성은 제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여러 분야의 정보가 모두 중요하지만, 직업에 대한 정보도 쉽게 쥐어지지 않습니다. 그나마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종에 대한 정보는 대중적이지만, 일반적으로 알기 어려운 직업들도 많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전문화되어가는 현대사회에서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가늠이 안 가는 직업들도 많습니다. 적성에 맞다면 그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되는지, 정보가 아닌 것이 없지만, 소스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얼마 전 40대 후반의 남자들이 모인 북클럽 모임에서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 무슨 일을 하실 것입니까?”하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저는 “로또에 당첨되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던 사랑이아프니치과의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것이라고 답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네 분의 참가자분들 중 두 분은 장학사업에 대한 뜻을, 한 분은 대안학교, 다른 한 분은 봉사라고 답하셨습니다. 모수가 너무 적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교육에 대해 많은 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에 놀랐습니다.

 

저 또한 다음 세대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자녀 교육에서 비롯한 관심이긴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을 접근할 수 있게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일개 발치사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직업들, 전문분야들의 일을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보여주는 것 말입니다. 대학입시 성적에 맞춰서 과를 정하고 그 직업의 길로 들어갔던 과거 우리 세대가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직업교육도 많아지고, 대학입시도 예전처럼 일률적이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자식에게 알려주듯 직업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면 어떨까요?

 

아빠찬스, 엄마찬스, 수저 논란 등 공정 논란은 끊이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공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기력하게 두고만 봐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여러가지 발걸음이 있겠지만, 그 중에 제가 생각하는 것은 정보에 대한 공유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청소년기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동기유발이 되어 그 길로 정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유토피아적인 생각일 뿐, 정보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사랑이아프니치과를 하기 전에는 치과 일이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길을 삼십대 중반에 가게 되었습니다. 다음 세대의 눈높이로 기성세대의 정보가 흘러 들어갈 수 있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글을 적고 나서 적은 글과는 반대로 가는 징크스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정신줄 동여메고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해봅니다. 아니, 성공은 너무 큰 김칫국이니, 그 길로 몇 발자국이라도 가야겠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