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쪽 벼랑까지는 출렁이는 외길
서둘러 도착한 저녁은 젖어 있고
산과 호수, 고요가 깊다
어둑한 한 쌍이 흔들다리를 건넌다
불안과 견고 위태와 안정 사이
느슨하고도 팽팽한 긴장이 손바닥에 흐른다
걸음을 인도하는 건 믿음
흔들리는 마음을 서로에게 가까스로 붙들어 맨
균형이 미끌, 아찔하다
당신까지의 거리는 언제나 곡선
천천히 흔들리며 조심스레 당도하기로 한다
우리 사이, 출렁다리 위에서
문득 저물어버린다
이영혜 원장
-2008 《불교문예》 등단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창과 졸업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초빙 부교수
-박앤이서울치과의원 원장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