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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소풍이다.”

Editor's Pic

언제였을까? 처음 자전거를 타보았을 때가?

작은 냇가 얕은 물속을 잠행하며 그 밑바닥에 놓인 돌 하나를 들어내듯,

오랜 기간 잠들어 있던 기억 하나가 깨어난다.

일깨워진 기억의 편린은 묶여있던 순간들을 연쇄적으로 감작시킨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이야깃거리에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순간이다.

 

현실은 소설 속 이야기꾼처럼 치열하지도, 그렇다고 안온하지도 못하다.

바램이 어떠할지라도 무의식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소망한다.

가끔은 어제 무엇을 했었는지도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슴 속에 각인되어 평생을 잊지 못하고 살아갈만한 것도 실상은 거의 없다.

 

소소함에서 찾아내는 즐거움들.

밤새 설렘으로 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소풍처럼,

사진은 무료한 나의 일상을 두근거리는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이끌어 준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물이 저 멀리 빠져나가 검게 드러난 해안가에 놓여 있던 그의 자전거는,

무료함으로 나른해 하는 나를 서둘러 일깨우고는

널찍한 등을 가진 둘째 삼촌의 자전거 짐받이에 태워버린다.

머릿결 사이를 헤집는 바람에 눈이 감긴다.

논들 사이로 둔덕처럼 쌓아올린 신작로 길을 따라 달려가면,

그 끝에는 작은 항구가 있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