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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감춘 치면착색제 또 다른 ‘규제 덫’ 개원가만 속앓이

의약외품 변경으로 심사 발목, 공급 업체 유통 중단
간이구강위생검사 등 대체 방안도 상대적 효과 낮아
제품 수급 활로 모색…정책연 연구 등 해결책 강구

법정의무교육부터 재료 수급까지 사회 전반의 변화를 반영한 각종 규제가 치과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본지는 현재 치과 개원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규제들을 총 4회에 걸쳐 짚어보고, 원인과 그 해결책에 대한 공론을 치과계와 나눌 예정이다.<편집자 주>

 

   ② 치면착색제 품귀 현상 정부사업 걸림돌

 

 

치아의 치태를 빨갛게 물들여 칫솔질이 잘 됐는지 확인해주고, 구강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치면착색제(Disclosing solution)’가 치과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치면착색제를 의약외품으로 분류하면서 허가 절차가 까다로워졌고, 관련 업체는 제품 수입과 유통을 중단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치면착색제 품귀 현상의 직격탄은 개원가의 몫이었다. 특히 치면착색제를 이용한 구강위생검사가 큰 축을 담당하는 정부·지자체 주관의 치과주치의사업 시행에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등 과도한 규제가 결국 국민 구강 건강 활성화를 가로막는 애물단지 역할을 하고 있다.

 

# 해외보다 까다로운 국내 기준 발목

치면착색제는 2014년까지 의료기기 품목인 치과용 연마제로 등록돼 유통돼왔다. 그러나 이듬해 식약처가 치면착색제 제품 분류를 의약외품으로 변경하면서 오늘날 수급 부족의 도화선이 됐다.

 

의약외품으로 허가 받으려면 제조·수입업 신고와 더불어 기존 제품도 새로 품목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같은 제품군이 없으면 안전성·유효성 심사 대상에 해당하므로 안정성, 독성, 효능 등을 입증하기 위한 각종 서류를 갖춰야 하는데 이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다.

 

안전성·유효성 심사에만 70일, 9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제품 허가까지 준비 기간은 최소 1년 이상, 시험성적서 준비에 수천만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불승인 시 재시험 준비에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이 적은 치면착색제에 대한 허가 준비를 망설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로 기존 치면착색제 수입 업체들은 판매를 중단했고, 현재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제품이 하나도 없는 현실에 놓이게 됐다.

 

우리나라의 치면착색제 허가 절차는 해외와 비교하더라도 유독 까다롭다는 평이다.

 

미국은 치면착색제를 1등급 의료기기로 정의하고 있다. 1등급 의료기기에도 기본적인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만, 시판 전 신고 면제, 시판 후 품질관리 면제 등 규제가 비교적 까다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도 의료장비에 관한 법률을 통일하기 위해 ‘의료기기 규칙(MDR)’을 적용하는 등 의료기기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으나, 치면세균막 자체는 질병으로 간주할 수 없기에 치면착색제를 의료기기로 분류할 수 없다고 했다.

 

2018년부터 치면착색제를 의약품으로 분류해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하는 캐나다를 제외하곤 해외에서는 규제 허들이 높지 않은 편이다.

 

# 개원가 치면착색제 요구도 높아

일선 치과 개원가는 예방치과 진료에 제한이 따른다며 치면착색제 수급 부족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치면착색제의 즉각적인 대체 방안으로는 정량광형광검사 기기 활용, 음식물잔사지수 검사 등 ‘간이법’이 제시되지만 효과 면에서 확실한 차이가 난다는 이유다. 특히 아동치과주치의 시범사업, 학생치과주치의사업 등에 참여 중인 개원가의 경우 요구도가 높다.

 

경기도의 한 치과위생사는 “치면착색제의 경우 염색된 치태를 보여줘 소위 충격요법으로 학부모, 학생, 아동에게 호응도와 만족도가 높았다”며 “현재는 Q-스캔 등으로 대신하고 있지만 큰 차이를 느낀다. 쓸데없는 규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동치과주치의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김동준 광주지부 보험이사는 “간이법의 경우 검사자의 주관이 더 많이 개입되지만, 치면착색제는 구강 위생 수준을 객관적이고 직관적으로 보여줘 교육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며 “시범사업의 본래 목적인 아동 구강 건강 향상을 위한 교육, 예방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치면착색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치협 행정규제 간소화 특별위원회(위원장 강충규)는 현행 의약외품 분류에서 제품을 원활히 공급할 방안을 모색하는 등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또 간이법도 대체 방안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인지하지 못한 회원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아울러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원장 김영만)도 치면착색제 부족 현상과 국내외 관리 현황을 비교 분석한 이슈리포트를 발간하는 한편, 관련 정책 연구 지원 등 다각도로 해결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진승욱 치협 정책이사는 “정책연구원 운영위원회 안건으로 치면착색제 허가 절차와 관련한 정책연구를 통해 관련 업체와 기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