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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에

Editor's Pic

비밀이 많은 이는 부자라지만 그 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열쇠를 가져야하며 더 적은 잠을 자야 한다.

 

권태와 자학이 방황의 강가에 흐르는 밤

홀로 누워 깊은 숨을 뱉고 있을 때 그는 내게로 다가와 자유에로의 손짓을 보냈다.

부적응과 불신과 사랑 없음에 흐느끼고 있을 때에 그는 내게로 다가와 근엄함과 자상함으로 어깨를 어루만져 주었다.

은화 같은 달빛을 실루엣으로 두르고 우뚝 선 그대, 어둠을 볼 수 있는 빛나는 그 눈동자.

그는 내게 다가와 하나의 전체로의 비밀이 되었다.

 

달콤한 밀회.

밤이 새워지도록 그의 등에 흐르는 땀을 가슴에 적시며 달리는 쾌감.

세상의 눈을 피하여 그에게서 삶의 방법을 배우고, 그에게로 자유에의 열정을 뿜으며 오랫동안 그대로 서 있었네.

 

낮과 밤은 서로 함께 할 수 없는가?

어둠 속에서도 밝음을 볼 수는 없을까?

강렬한 태양 아래 마음과 몸을 한껏 열어 젖혀 벌거벗은 몸으로 대지를 달리고 싶다.

차라리 독선의 쓴잔을 들이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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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내고 싶은 나의 욕구에 그는 세찬 거부의 몸짓을 하였다.

오오, 나를 지배하는 또 하나의 나여

나를 놓아주오.

나는 너를 우리에 가두지 않는다.

너를 잊지 않는다.

너는 내 곁에 있다.

위험한 밀회가 아닌 떳떳한 관계를 맺고 싶다.

그러나 그는 재갈물린 입에 찬 거품을 뿜으며 타가닥 타가닥 왔다가 히히잉 하고 사라져 버린다.

나의 절규는 그의 순순히 놓아줌을 얻지 못한다.

하나 되어 버린 지금에 그의 모습은 예전에 없던 새로운 구속이 되어 내 주위를 맴돌며 비웃고 있다.

히히잉-히히잉

 

찔러라 그의 눈을,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는 반짝이는 두 눈을, 자유로움, 충만한 참 자유를 만끽하라, 정상의 세계로 돌아오라.

 

새로운 욕구가 간절하게 흐르는 밤

강가에 앉아있을 때에 그는 내게로 다가와 말 못하고 풀만 먹는 말이 되었네.

 

 

※1988년 연극 ‘EQUUS, 피터 쉐퍼 作’ 연출의 변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