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시작되어 미숙함과 분주함이 넘치는,
점심시간 끝 무렵, 창문 밖 풍경.
트렌치코트를 멋스럽게 입거나
나비넥타이를 그럴듯하게 매고 파이프를 물거나
혹은 목도리에 헌팅캡을 쓰거나
세련된 콧수염을 만지며
전부 다른 개성으로 단장하고서
시크하게 미소까지 슬쩍 날리면서
노교수님들 열 분이 대오를 이루며
교문으로 들어오신다.
일렬로 선 위풍당당에
바다가 갈리듯 학생들은 좌우로 물러서고,
아직 꽃샘추위 쌀쌀함으로 꼭꼭 닫혀있던 강의실 창문이
이때만큼은 활짝 열어젖혀졌다.
하시는 연구와 발표가 곧 의료계 역사가 되었던 분들.
그 당당하고 여유로운 스승들의 모습에
무의식적으로 열렬히 박수를 치며,
너나 할 것 없이 환호와 존경을 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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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는 사랑과 봉사에의 열정을 채우고
머리는 냉철한 판단력과 이성을 앞세워
눈과 손은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정진하여야 한다는 가르침들이 행진하는
4월의 교정에는,
미래의 꿈들이 내지르는 환호성과
하얀 목련이 뿜어내는 향기로 가득하였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