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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 일몰

Editor's Pic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솜씨 좋은 현상소 아저씨를 만나는 것이 행운이었습니다.

그래야 찍은 사진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게 인화되어 받아볼 수 있었으니까요.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인 요즘에는

카메라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기술자를 잘 만나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조시 기본값이 잘 세팅된 카메라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바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제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카메라는

‘포비온’이라는 센서를 사용하는 시그마라는 회사의 제품입니다.

초기 제품들은 ‘화질 하나만 빼고 모든 것을 포기한 카메라’라는 말이 있고,

야생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결과물의 호불호가 심한 카메라였습니다.

지금은 편리성과 화질의 편차가 기술적으로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일반인이 다루기 힘든 카메라로 알려져 인기가 별로 없고,

소수 마니아들을 위한 카메라처럼 인식되고 있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보정’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그 어떤 카메라보다 우수한 화질을 보여주는데도 말입니다.

 

세상에 무보정 사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포비온 센서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더욱더 무보정으로 내놓기가 힘들어서

보정이라는 과정을 거의 무조건 거쳐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루기 힘들다는 불평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냥 찍으면 잘 나와야 하는 것이 카메라 아닙니까?

요즘은 핸드폰으로도 엄청 잘 찍을 수 있는데 말이죠...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사진은 촬영하는 작가의 취향도 중요하지만,

사진의 특성인 대중성을 담보받기 위해서는 ‘선택’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선택받기 위해서는 ‘최상’의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포비온 센서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갖게 된 나름의 사진 철학이 되었습니다.

 

야생마 같은 카메라로 어떻게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하였듯이,

차근차근 좋은 명분을 쌓아간다면 ‘선택’받을 미래가 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고 돋보이도록 하기위해 화장하고 매만지듯,

날 것(Raw) 그대로 보여주는 것보다,

나만의 ‘보정’을 해나가면서

스스로의 스타일을 완성해가는 것이 더 인정받는 세상이지 않습니까?

 

오늘 올린 꽃지의 일몰 사진은 동시에 찍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어떤 것을 만들었을까는 촬영 정보를 보시면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