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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지하철에서 보사노바를

땅속을 달리는 지하철에

두더지들이 바지런히 드나든다.

무리에 떠밀려 보사노바 리듬에 맞춰

뱅글뱅글 군무를 추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 일상을 시작한다.

 

달이 차고 기우는 동안

햇볕을 등지고 살다

숨구멍을 찾아 잠시 지상으로 올라

답답하고 숨 막히는 하루를 게워낸다.

 

작두를 타듯 타닥타닥 춤추는 하이힐을 신고

배불뚝이 애물단지 백팩을 메고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린 고양이처럼 보낸 하루

 

의자에 비뚜름하게 기댄 채

몇 번이고 떨궈졌다 일어서는 고개

화들짝 놀라 미어캣처럼

정차역을 두리번거리다 잠드는 당신

 

당신의 유일한 소원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갖지 않고

아무도 되지 않기

 

당신은 꿈속에서

바람이 늘 쉬어가는

광야의 로뎀나무 아래

누워 단잠을 청하고

전능하신 이가 보낸 수호천사는

그대를 어루만지며 먹이고 쉬게 함으로

물 흐르듯 숨을 고르는 시간

 

티키타카 흐르던 보사노바 음악이 멈추고

지상의 시간이 쏟아져 들면

하나둘 잠에서 깨어난 두더지들은

나비의 꿈을 좇아

천상으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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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시상: 지하철 안에서 의자에 기댄 채 가방을 안고 잠든 분이 있었습니다. 몇

번이나 고개를 떨구기를 반복하다가 놀래서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안쓰러웠

습니다. 종일 힘들었을 그분의 일상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두더지처럼 땅속을 달리

는 숨 막히는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우리의 반복하는 일상도 끊임없이 굴을 파고 흙

속을 헤집고 다니는 두더지와 닮았습니다.

 

 

 

 

임용철 원장

 

선치과의원
<한맥문학> 단편소설 ‘약속’으로 신인상 등단
대한치과의사문인회 총무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2013 치의신보 올해의 수필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