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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FDI 총회를 앞두고

스펙트럼

한 해 중 가장 기대하는 한주가 다가온다. 바로 9월 초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개최될 FDI 총회이다. FDI는 World Dental Federation(세계치과의사연맹)으로 134개의 회원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WHO와 협력하여 global goals for oral health를 기획하고 회원국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FDI 총회에 가면 뭘 하고 오는 거야?”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우리나라에 있는 다수의 치과의사회나 학회 이사회와 비슷하지만 훨씬 더 큰 규모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각 회원국 앞에 국기가 놓여있고, 각 나라별 보고된 치과의사 수에 따라 투표수가 배정된다. 총회에서는 여러 가지 안건을 토론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앞으로 각 회원국이 구강건강 개선을 위해 자국에서 실천해 나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예로는 지속적으로 아말감 사용을 줄여 나가는 것이다. 작년 같은 경우 설탕대체제를 사용한 음료 섭취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많았던 시기로, 설탕대체제가 구강건강에 유의미한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토론을 가지기도 하였다. 이렇게 세계치과의사연맹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배포되는 안건 관련 자료들을 숙지해야 하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Perth Group에 속해 있는데, 이는 주요 7개국 - 뉴질랜드, 한국, 캐나다, 미국, 일본, 호주, 영국-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단체로, 매년 FDI 총회 기간에 모임을 가진다. 각국은 사전에 공식 의제를 정하여 자료를 준비하고 서로 공유한다. 작년의 경우, 한국 대표단은 ‘Healthcare Data Policies and Rights’를 상정했다. 일본의 경우 ‘치과진료 수가’라는 의제로 퍼스 그룹 7개국에 주요 치과 진료 수가 데이터를 요청하였다. 일본은 이 자료를 토대로 국회에서 진료수가를 협상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이런 국제회의에서는 각국이 어떤 방향으로 진료, 교육, 인력에 대해 대응하고 있는지 더욱 더 긴밀하게 교류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구강질환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비교적 최근까지 구강건강은 전신건강과 분리되어 있는 존재로 여겨졌다. 하지만 구강질환은 심혈관질환, 암, 당뇨와 같이 가장 빈번한 Noncommunicable disease (비감염성 질환)이고, 무려 100가지가 넘은 타 비전염성 질환의 위험요소와 연관성이 깊은 질병이다. 

 

그리고 작년, 구강건강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에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된 WHO(세계보건기구)의 중대발표가 있었다. 바로 Global Oral Health Action Plan (2023-2030)이 공표된 것이다. 이제는 세계보건기구에서도 구강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어느 때보다 주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속한 구강전문가들 또한 매년 FDI 총회에 참석을 하고, 중요 연구결과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추후 토론을 진행한다. 그리고 2022년 겨울에 역대 최초로 회원국들이 제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Global Oral Health Status Report가 발간되었다. 이 지침들은 최종적으로 WHO에서 발간되기 전, FDI 총회에서 여러 차례 의논과 토론 과정을 거쳐간 결과물이다.

 

FDI 총회에 처음 참석했을 때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수많은 국가의 대표단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었지만, 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어떤 국가들이 가장 큰 세력을 가지고 있는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각 나라별로 보고된 치과의사 수에 따라 투표권 개수가 배정되는데, 자연스럽게 투표권이 많은 나라가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가장 많은 투표권 개수인 10개를 가지고 있고, 그 다음으로 일본과 중국이 7개를 가지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3개만을 가지고 있다. FDI는 president(회장), Treasurer(재정책임자), speaker of general assembly(총회 의장)을 비롯한 10명의 Councilor(상임위원)이 있는데, 수년간 Councilor이셨던 박영국 경희학원 사무총장님께서 작년에 Treasurer로 당선되셨다. 한국분께서 재정책임자로 당선된 것은 1998년에 재정책임자로 당선되셨던 고 윤흥렬 FDI 회장님 이래 25년만에 이루어진 경사이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암묵의 규칙처럼 10명의 councilor중 한 명이 일본인이 당선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일본의 많은 투표권 개수도 있지만, 일본 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지 때문이다. FDI 재정의 아주 큰 일부가 일본기업들의 스폰서십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일본 치과계의 국제업무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 일본의 경우, 주기적으로 치과대학 졸업생 중 일부를 모집하여 WHO 세계보건기구와 같은 국제기구로 파견한다. 지금 WHO oral health department에서 수년간 중심인물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일본 여성 치과의사 또한 이런 경로를 통하여 WHO에 입성하였다. 치과의사로서 국제업무가 무슨 상관이냐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렇게 국제적인 무대에서 한 나라의 위상이 올라간다는 것은, 그 나라의 외교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이 아니라 국력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름 파리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면서 대한민국이 금메달 13개, 메달 개수 8위를 기록하는 것을 보며 감격했다. 10년, 20년 전에 비해 많은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엄청난 속도로 강화되고 있고, 우리나라 치과기업들 또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치과임상 수준 또한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 치과계가 더 알려지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제활동에 대한 관심과 격려가 절실한 시기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