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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침체 속 치과 개원 15년 만 ‘최저’

지난해 치과의원 신규 개원 738건 그쳐   
경기 침체, 공동 개원 선호 트렌드 영향

 

치과 개원 시장의 양적 성장이 멈춰섰다. 경기 침체와 함께 개원 트렌드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본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공개 자료 중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을 인용해 재구성한 내용에 따르면 2023년 치과의원 신규 개원은 총 738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평원이 해당 데이터를 집계한 지난 2009년(1135건)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지난 2019년(818건), 2020년(757건), 2021년(820건)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치과의원 개원 수는 2017년(974건) 1000건 아래로 내려온 뒤 매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여 왔다.


폐원도 감소세다. 지난해 치과의원 폐원은 557건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576건) 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하향 곡선을 분명히 그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신규 개원 치과 수에서 폐원 치과 수를 뺀 ‘신규-폐원’마진은 2009년 492건이었지만 2023년에는 181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해당 수치가 200건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가 최초였다. 5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 사이에서 형성되던 신규 개원 대비 폐원 비율도 지난해에는 75.5%로 최고치를 찍었다.


# 장기 불황에 단독 개원 리스크 증가
이처럼 치과 개원 시장이 위축된 것은 일단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전체 사업자는 98만 여명으로 통계 집계 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각종 내수 경기 지표들도 부진한 상황이다.


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테리어 등 치과 개원에 소요되는 비용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급격하게 불어난 것도 치과 개원의 순증을 막는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거센 경쟁에 직면한 젊은 치과의사들이 신규 개원을 미루는 대신 현재의 치과 트렌드를 학습하며 관망하는 태도 역시 뚜렷한 상황이다.


특히 치과 경영 전문가들은 최근 치과 개원의 트렌드 변화가 이 같은 신규 개원 감소 현상에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경기 위축이 계속되다 보니 위험 부담이 큰 단독 개원 대신 공동 개원 또는 대규모 개원 형태가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본지가 지자체의 의료기관 인허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국에 개원한 치과의원 면적은 2013년 평균 58.6평에서 지난해 평균 78.5평으로 10년 새 19.9평이나 늘었다. 이 같은 결과는 결국 단독 개원보다 공동 개원이 늘고 있는 최근의 흐름을 방증하는 결과 값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2000년 대 초반 붐을 이뤘던 공동 개원이 임플란트라는 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구현한 데 반해 최근의 개원 경향은 생존이라는 키워드가 결합돼 있다는 점에서 태생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 생존 위한 공동 개원 형태 선호 뚜렷
폐원하는 치과가 감소하는 원인 역시 비슷한 요인으로 설명 가능하다. 매몰비용이 큰 치과의 경우 경기 불황 시 폐원하고 다시 개원하는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장 채산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일단 버티는 것이 덜 부담스럽다는 판단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 생애 주기가 전반적으로 길어지면서 치과의사들의 은퇴 시점 역시 갈수록 뒤로 미뤄지는 현상이 이 같은 폐원 치과 감소에 점진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치과 경영 전문가인 정기춘 원장(일산뉴욕탑치과의원)은 이와 관련 “경기 침체가 신규 개원 감소의 일차적인 원인은 분명하지만, 치과의 평수를 늘려 공동개원을 하는 비율 역시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신규로 단독 개원하는 경우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여러 명이 함께 개원하는 형태를 선호하는 경향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 원장은 “이제는 개원을 하려면 예전에 비해 오픈 비용이 최소 1.5배가 더 들어가는 만큼 기대 수익 역시 1.5∼2배가 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 같은 매출 규모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따라서 개원을 미루거나 오픈 하더라도 공동 개원을 기반으로 한 저수가 기조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