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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딩(1)비행일지(하)/윤일중

땅을 박차고 날면 ‘짜릿’
고도 낮추며 착륙 ‘사뿐’


‘베스트 플라이’
내 발은 허공에 떠 있고
믿는 건 천쪼가리 기체 뿐
이륙장이 저 발 아래로 멀어져…

 

12시가 넘어서 부터는 바람이 좋아져서 기체들이 상승을 한다. 경각산 활공장은 경각산 정상에 이륙장이 있는 것이 아니고 경각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 와 도로를 건너서 있다. 그래서 이륙장에서 고도를 잡으면 경각산 정상쪽으로 도로를 건너 간다.


몇명이 고도를 잡아서 경각산 정상쪽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나도 준비를 했다. 기체와 나를 연결해 주는 하네스 버클을 꼼꼼히 체크하면서 채우고 주 낙하산에 해당하는 캐노피를 펼치고 산줄을 정리해서 꼬인 곳이 한군데도 없는지 체크를 한 다음 산줄 끝의 라이저 뭉치를 하네스에 캐러비너로 고정하고 바람을 체크 한 다음 라이저를 당겨 캐노피를 세우고 뒤 돌아서 땅을 박차고 나가 허공에 몸을 맡긴다. 이륙 순간은 언제나 긴장 되지만 짜릿한 맛이 있다.


이제 내 발은 허공에 떠 있고 믿을 것은 천쪼가리로 만든 패러글라이더 기체 뿐이다. 바람이 좋아져서 한 두번 사면비행으로 이륙장이 저 발 아래로 내려간다. 상황이 좋으니 바로 정상쪽으로 기체를 돌린다. 이륙장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있는 도로 옆으로 고압선이 지나가지만 오늘 같은 상황에서는 고압선 한참 위로 지나가기 때문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경각산은 조그만 3개의 봉우리가 있고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다. 이륙장에서 고도를 20미터 이상 잡으면 첫번째 봉우리의 7부 능선 정도에 붙일 수 있다. 거기서 다시 사면비행을 해서 1봉 정상 위로 고도를 올린 후에 2봉을 거쳐 정상의 헬기장 있는 곳에서 한껏 고도를 높여 본다. 정상 부근에는 4∼5대의 패러글라이더가 멋진 비행을 하고 있다.


정상 근처의 바람은 조금 거칠다. 기체가 상승하면서 꺼덕거린다. 양쪽 조종줄을 미세하게 조종해서 그때 그때 기체의 수평을 유지해 주려고 노력한다. 멀리서 매가 노는 것이 보인다. 매를 따라 가면 거기에는 상승기류가 있기 때문에 매하고 같이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가기도 하지만 너무 멀리 있어서 거기까지 좇아갈 수가 없다.


한참 상승기류를 찾아서 서클링을 하면서 고도를 올렸다. 초당 4미터의 상승도 있다. 어느새 고도계는 798미터를 가리킨다. 이륙장에서 무려 405미터를 더 올라 온 것이다.
날씨는 11월 날씨 답지 않게 추워서 고어텍스 윈드스토퍼 장갑을 끼고 있는데도 손이 시리다. 착륙장에서 점심 먹으러 내려오라고 하기도 하고, 손끝이 너무 시려워 착륙장으로 향했다. 착륙장 상공에 다다라 고도를 낮춰 착륙 준비에 들어갔다. 착륙장에는 오늘 항동 자체 정밀착륙 시합이 있어서 착륙 타깃이 준비돼 있었다. 착륙장 상공을 지나치며 바람의 방향과 침하속도를 짐작하고 다시 이륙장 쪽으로 틀었다가 적당한 고도로 착륙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다른 두대의 기체가 착륙장으로 향하고 있어서 고도를 내 마음대로 맞추어 들어가기가 어렵다. 그래도 어렵사리 착륙 타깃을 향해서 착륙 어프로치를 하고 사뿐이 내렸는데, 그만 타깃에서 3.5미터 정도 벗어났다.
점심을 먹고 기체 정리를 마치니 2차 비행을 하기 위해 이륙장으로 올라가는 차가 기다리고 있다. 기체를 싣고 다시 이륙장에 올랐다.


오후에는 이륙장에 다른 팀들도 몇명 와 있었다. 그래서 아침 보다는 좀 북적거린다. 벌써 3시가 넘었는데, 서울에 올라 가려면 4시 까지는 비행을 마쳐야겠기에 서둘러 이륙을 했다. 바람 상태는 오전 보다 더 좋아서 이륙하자 마자 바로 정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바리오(고도계)에서는 계속 기분 좋은 상승음이 들린다. 몇번의 사면비행으로 벌써 정상의 헬기장 위로 올라 설 수 있었다.


바람은 오전 보다 더 좋은 것 같은데, 고도는 그리 많이 오르지 않는다. 무엇 보다 손이 시리지 않아서 비행하기 아주 좋다. 정상쪽에서 조금 놀다가 착륙장 쪽으로 향하면서 고도가 좋아서 저수지 위로 날아갔다. 저수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