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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시론] 화성에서 온 치과의사, 금성에서 온 환자

월요시론

 

박영국
경희대 치전원
교무부대학원장

 

화성에서 온 치과의사, 금성에서 온 환자


수년 전 상영되었던 “홍반장”이란 영화의 평에는 “요즘 세상을 보면 사람 좋은 홍반장과 치과의사의 만남자체가 동화일 수 있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치과의사라는 존재는 사악해서 좋은 사람과는 어울릴 수 없다는 이면적 해석의 뉘앙스마저 풍긴다. 치과의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이면에는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의 미숙함이 있다고 지적된다.


이와 더불어 환자 역시 왜곡된 권리의식과 전문직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합리적 계약관계를 무시한 채 무료진료를 의사의 덕목으로 강조하며 무조건적 박애주의와 인도주의적 봉사를 강요하는 “명의 신드롬”과 전근대적 퇴행적 환자의 역할에 매몰되어 있다는 점도 치과의사의 롤 모델 형성에 부정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의사와 환자간의 소통의 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으로써 일차적으로는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가 가지는 사회 경제적 측면, 즉 고비용 의료산업의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저수가로 인한 진료시간의 제약이다. 이와 더불어 탈권위적인 사회적 시민 정서의 변화는 더 이상 전문직의 권위적 성역을 용납하지 않는다. 간혹 이런 인식은 고압적 권위주의와 전문적 지식·경험이 가지는 부가가치를 혼동해 치과의사 직역에 대한 환자의 불신의 선입견과 치과의사 스스로가 집착하는 과거의 권위적 추억이 갈등하는 경우가 연출된다. 이 때문에 사소한 의료 불만족이라도 환자들은 의료 사고로 확대해석하고 이로 인한 의료 분쟁의 증가는 의료인들로 하여금 방어적 진료 양태를 일반화하게 하고 환자와의 솔직한 대화보다는 향 후 발생할 수 있는 의료 분쟁을 회피할 수 있는 설명과 진료를 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외에도 고도산업사회 국가의 일반적 현실로 파악된다.


수일 전 국내 굴지의 일간지에서 특정 의료기관 관련 기사에 대한 논란에서와 같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량 유통되는 의료정보는 무책임하고 부정확한 광고성 기획 정보임을 부인할 수 없다.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고 교육을 통해 이를 유통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교육기관마저 이 진창에 빠져 허우적대는 시장 현실에서 애초에 잘못된 정보에 현혹된 환자들은 대다수 선의의 치과의사의 설명에 잘 동의하지 못한다.


치과의사는 치의학적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환자 상태에 대한 진단과 최적의 치료 방침을 가지고 접근하는데 반해 환자는 당장의 불편감이나 고통, 예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다는 입장차를 가진다. 또한 공급자 - 수요자라는 일반적 경제학적 거래와 달리 소비자의 선택 권한이 제한되고 공급자인 의사의 결정에 의해 일방적으로 치료 방침을 따라야 하는 구조에서, 수복 치료가 대부분인 치의학적 상황에서 환자는 특히 치과치료로 인한 직장 생활의 변화와 예상치 못한 경제적 손실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의료 불만족이라는 사소한 탈출구라도 있으면 전적으로 치과의사에게 그 분노를 폭발하는 행동 양식으로 나타난다. 치과의사의 입장에서는 환자의 불안정하고 불편한 심리 상태와 치료로 인해 겪게 될 변화와 경제적 손실까지도 이해하고 심리적 지지(Empathy)를 해야 한다.


의사소통능력 함양을 통한 환자의 정서 처리는 선천적 재능이 아닌 학습에 의한 기법 습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치과의사와 환자 간의 원활한 소통의 핵심은 “공감대 형성(Empathy)”이며 이로써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소통을 잘 하기 위한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자질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 자아개념을 확립하고, 원숙한 적응력과 적절한 감정통제 능력을 가지며, 인간과 인간의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요약된다.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나름대로의 환자와의 소통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에 더하여 점차 다양해지는 사회적 요구와 환자의 심리적 특성의 다변성을 감안해 의료현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 기법 또한 데이터에 기반을 둔 체계적인 방식으로 학습과 훈련이 필요한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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