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된 치과의사

주중에는 환자 이 치료
주말엔 교인 영혼 치료

■유영호 원장(전 강원지부 회장)

작년 목사 안수 받고 교회 개척
20여명 교인들과 함께 영혼 힐링
매달 장학금·필리핀 선교도 지원

"44살 때 깊은 산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다가 큰 부상을 당했다. 대퇴부가 골절되고 뇌출혈이 된 상태에서 밤을 맞았다. ‘이제 죽고 사는 것은 하나님의 뜻입니다’라고 기도했는데 기적적으로 사람이 오고, 구급대가 당도해 살 수 있었다며 그때 남은 인생을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했다. 시련을 주신 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의 입을 벌리고 살다가 이제는 내 입 벌려야 살겠네.”

유영호 원장(춘천 유영호치과의원)이 건넨 명함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40대 중반 즈음 그는 많이 아팠다. 육체적·정신적·사회적 고통이 한꺼번에 찾아왔다. 다니던 교회가 부패추문에 휩싸여 종교적인 상처도 입었고, 가까운 이에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릴 위기도 겪었다. 자연히 몸도 무너졌다. 스트레스로 안면마비가 왔고, 사고로 대퇴부가 골절됐다. 그는 기타를 둘러메고 ‘입을 벌려’ 노래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주신 좋은 재주를 가지고 참 많이도 찬양사역을 다녔다. 기타는 나의 애인이다.”

작년 그는 빽빽한 이력에 직함 하나를 더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기쁜우리 주의숲교회 담임목사 유영호. 2012년 3월 목사 안수를 받고 춘천 중앙로 2가 유영호치과의원 사옥 3층에 교회를 개척했다.

유 원장의 자비로 운영되는 ‘자비량 교회’다. 이제 그는 주중에 환자의 아픈 이를 치료하고, 주일에 교인들의 영혼을 ‘힐링’한다.

#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

유 원장은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는 시편 119편 71절 다윗의 말을 인용했다. “44살 때 깊은 산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다가 큰 부상을 당했다. 대퇴부가 골절되고 뇌출혈이 된 상태에서 밤을 맞았다. ‘이제 죽고 사는 것은 하나님의 뜻입니다’라고 기도했는데 기적적으로 사람이 오고, 구급대가 당도해 살 수 있었다”며 “그때 남은 인생을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했다. 시련을 주신 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 후 유 원장은 틈틈이 성경을 읽고 퇴근 후에는 신학공부에 매달렸다. 찬양사역도 열심히 했다.

주의숲교회는 교인은 20명 남짓. 세는 작지만 공동체의 결속력은 크다. 성경을 한 줄씩 톺아보면서 강해형식으로 설교하고 같이 공부한다. 유 원장은 “시작하는 단계라 교인이 많진 않지만 즐겁게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되지 않는 헌금은 모아서 주위에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쓴다. 매달 50~60만 원씩 장학금도 전달하고 필리핀에서 어렵게 선교하는 목회자에게 지원도 한다. 

유 원장은 강원지부 회장을 지내는 등 회무에도 오랫동안 몸담았고 춘천 경실련 공동대표, 춘천 YMCA이사장 등 지역 사회에도 손을 돕지 않은 곳이 없다. 게다가 음악, 미술, 체육 등 기예에도 뛰어나다. 음반을 두 개 냈고, 미술 전시회도 열었다.  그는 “작년 연말 음악회 무대에 올라 2400만 원의 성금을 걷어 어려운 분들에게 연탄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에게 받은 능력들이 너무나 많음에 감사한다. 이제는 많은 사람과 하나님께 돌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즐겁다. 치과의사 후배들도 짧은 인생을 물욕, 명예욕 같은 세속에만 갇혀 있지 말고 타인과 나누고 교류하면서 참되고 진실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