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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원장 7월의 추천도서

파에톤(Phaethon)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책을 많이 구입하지만 읽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많은 책을 소유하고 있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책을 사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 있을까요? 책은 직접 읽고 느끼고 배우면서 자신의 삶에 잘 적용시켰을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파에톤(Phaethon) 이야기가  나옵니다. 파에톤은 태양신 헬리오스(Helios)와 인간 어머니 사이에서 난 반신반인(半神半人)이고 인간사회에서 자랍니다. ‘빛나는 자’라는 뜻의 이름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네가 태양신의 아들이라도 되느냐는 놀림을 받자 태양신의 아들임을 증명하기 위해 아버지 신전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날개 달린 네 마리의 말이 끄는 태양마차를 하루만 몰게 해달라고 아버지에게 사정합니다. 약속을 들어준다는 맹세를 한 헬리오스는 어쩔 수 없이 태양마차의 고삐를 넘겨주고 통제력 없는 태양마차는 마음대로 날뛰며 세상을 뜨겁게 달굽니다. 결국 태양마차는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 추락하고 파에톤도 죽게 됩니다. 자신이 신의 아들임을 남에게 보이기 위해 무리하게 태양마차를 몰다가 죽음에 이른 이야기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결국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책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소장용이 아닌 ‘읽을’ 책을 사야합니다. 지금 여러분의 책장에 펼쳐지지 않은 책들이 혹시 있지는 않은지요?


배불뚝이 중년의
잠자고 있는 근육을 깨워
『몸이 먼저다』 미래의 창, 2014

다이어트와 운동을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5킬로 정도 감량했을 때 다시 포기하고 요요가 나타나려고 했을 때 이 책을 만났습니다. 저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해 주었고 현재 7킬로 이상을 감량했고 지금도 운동하면서 유지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권하는 책은 많지만 이 책처럼 군더더기 없이 있는 그대로의 말만을 전해주는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것은 저자가 직접 경험한 것만을 써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자가 50대 남자라는 사실이 더욱 저 자신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저자는 처음에는 오십견으로 몇 달간 고생하다 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평소에 자기 관리는 꾸준히 해왔지만 나이 들며 나타나는 현상들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 여겼습니다. 똥배가 나오고, 근육이 줄고, 혈압이 높아지는 것을 당연지사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트레이너의 체계적인 도움을 받아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을 경험합니다. ‘정신’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몸’이란 영역에 대해 전에는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보았다면 이제는 동등한 차원, 오히려 더 중요한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잘 나가는 사람들의 성공 비결이 이전에는 ‘강력한 사명감’, ‘철학과 신념’과 같은 추상적인 가치였다면 이제는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몸 관리’가 공통 비결이 되었으니까요.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자는 식의 이야기라면 진부할 수 있지만 저자의 경험이 담긴 실험보고서 같은 이 책은 배불뚝이 중년들에게 잠자고 있는 근육을 깨워줄 책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위해
모든 걸 걸고 있는 이웃에 관심을
『섬과 섬을 잇다』 한겨레출판, 2014

우리 사회에는 외로운 섬과 같은 곳에서 갇혀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책은 쌍용자동차,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현대차 비정규직 등 여전히 싸우고 있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섬에 갇혀 있는 듯한 이러한 사람들을 이어주는 그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만화가와 르포 작가들이 만나서 탄생한 책이라서 의미심장한 만화와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무척 재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언론에 의해 잘못 오도된 것들을 바로 잡게 되는 희열도 주는 책입니다.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을 계속 싸우고 있다면 관심을 한번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 책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진실을 알기 바라고 조금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것뿐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요구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봅시다.



조직이 건강해야
지속적으로 탁월한 성과 낸다
『차이를 만드는 조직』 전략시티, 2014

저희 병원은 세미나를 아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신입교육부터 2년차, 3년차 교육, 팀장교육, 실장교육, 보험청구, 임상세미나, 영어세미나 등 세미나 종류도 10여 가지가 넘습니다. 세미나를 이렇게 많이 하는 것을 보고 후배가 “형, 이렇게 세미나 많이 해줬는데 그만두면 어떡해요, 아까워서” 그래서 제가 대답했죠. “세미나 하나도 안 해주고 아는 게 없는 직원이 병원에 끝까지 남아있으면 어쩔래?” 세미나를 많이 하는 것은 결국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것입니다. 다른 곳과 차이나는 지속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내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론 세미나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그 답을 ‘조직의 건강’에서 찾습니다. 이 책은 맥킨지가 역사상 가장 폭넓고도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한 순간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비결을 밝힌 책입니다. 특히 장기적 성과를 위한 조직의 기본적 체질 개선의 중요성, 그리고 어떻게 이를 달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제 고등학교 후배가 얼마 전 ‘세상에 하나뿐인 치과(세하치과)’를 개원했습니다. 다른 치과를 벤치마킹하고 그를 넘어서 자신에 맞게 맞춤형으로 개조하는 것을 보고 제가 곁눈질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조직의 ‘차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러한 치과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은 다행입니다. 덤핑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직접 느끼고 체험한
쪽박 가게의 대박 비결은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샘터, 2014

이 책을 읽고 이랑주라는 저자를 꼭 한번 만나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일을 내려놓고 세계 일주를 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죠. 그런 친구를 한명 두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비주얼 머천다이저(Visual Merchandiser), 한국 VMD협동조합 이사장인 그녀는 VMD라는 어려운 말 대신 스스로를 ‘상품가치연출’ 전문가라고 소개합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디에 어떻게 진열하느냐에 따라 그 상품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유명 백화점의 명품관을 박차고 나와 전국의 전통시장과 지하상가, 노점상을 누비며 수많은 상인들을 만나고 여러 점포를 찾았습니다. 그녀의 도움을 받아 수많은 쪽박 가게들이 대박 가게로 거듭났습니다. 덕분에 그녀에게는 ‘미다스의 손’, ‘길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소상공인 맞춤 VMD’라는 영역을 개척하고 승승장구하던 중 그녀는 모든 일을 내려놓고 돌연 세계 일주를 떠났습니다. 1년간 40여 개국 150여 개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점포를 둘러보고 돌아와, 변화의 광풍에도 살아남아 사랑받고 있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사례와 장사 철학을 전파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정말 멋진 인생을 사는 사람 아닌가요? 이 책에 실려 있는 살아남은 전통시장의 비밀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진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한 것을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와 닿는 감이 다릅니다. ‘인생은 속도보다 각도다’, ‘변하지 않으면 변질된다’, ‘체험하게 하라. 충성할 것이다’, ‘유일 무일한 무언가를 가져라’ 등 10개의 주제를 가지고 전 세계의 전통시장의 체험을 이야기 합니다. 사랑받고 살아남는 치과의 해답도 이곳에 있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