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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김동석 원장 이달의 추천도서

사막에서 살아남기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사막에서 살아남기
세상에 수많은 스포츠 직업과 취미가 있지만 오지 레이서처럼 특이한 것도 드물 것입니다. 말 그대로 사막이나 북극, 남극 등에서 완주를 위한 경주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오지 레이서는 유지성씨입니다. 사하라와 남극, 북극 등 25번의 레이스를 완주했고 세계 최초로 사막레이스 그랜드슬램 2회를 달성한 분입니다. 이분이 하신 인터뷰 중에서 인상 깊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사막레이스 중에 죽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사막에서 죽게 되는 경우는 전갈이나 뱀에 물리는 것이 아니라 탈수증으로 죽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허리에 물이 든 물병이 있다는 겁니다. 왜 물이 있는데도 탈수증으로 죽었을까요? 다름 아니라 기온이 40도를 오가는 사막에서는 본인이 탈수가 되었는지 모를 수 있다는 겁니다. 땀이 바로 말라버려 자신이 땀을 흘리는지조차 모른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레이스중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의 간격이나 걸음 수에 따라 물을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무언가 모자란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 이것은 사막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크지요. 책읽기도 그 중 하나입니다. 책을 읽지 않아서 말라버리는 우리의 정서와 마음은 때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찾아옵니다. 따라서 적당한 시간의 간격을 두고 항상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생명이 흐르는 강과
아름다운 토종 물고기 이야기
『내가 사랑한 우리 물고기』 다른세상, 2014
4대강이 이슈가 되면서 강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강과 물고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 생긴 큰빗이끼벌레는 뒤로 하더라도 우리 강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의 종류를 몇 가지나 알고 계십니까? 어류학자 김익수 교수가 40년간의 연구 기록을 바탕으로 놀랍고 흥미로운 우리 물고기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습니다. 뻐꾸기처럼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감돌고기, 산란탑으로 그해의 강수량을 예보하는 신통방통 어름치, 황제펭귄만큼 부성애가 강한 버들붕어 등 한반도의 다채로운 환경에 적응하여 저마다의 지혜를 발휘하며 사는 물고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아름다운 우리 물고기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과 무분별한 하천 개발로 위기에 처한 고유종 물고기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함께 제시합니다. 무분별한 4대강 개발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곳곳에 나타납니다. 자연의 균형과 조화를 무시하고 자연을 설계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굽이굽이 흐르는 강을 일직선으로 흐르게 만들고 곳곳에 보를 세우는 식으로 강을 보기 좋게 꾸미는 것은, 강을 살리는 길이 아닙니다. 각양각색의 물속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서식처를 지키는 것이, 강을 살리는 지름길입니다.
저자는 개발과 오염 등으로 변화하는 강의 생태계를 이야기하고, 생명이 흐르는 강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이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때, 이 책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줍니다.


필름카메라에 찍힌 에세이
인문학적 깊이와 향기가~
『최후의 언어』 북멘토, 2014
저도 사진 찍기를 좋아해서 다양한 렌즈군을 구비한 나름 마니아입니다. 하지만 사진 찍는 진정한 마니아들은 아직도 필름카메라를 하나씩 가지고 있으시더군요. 그 이유를 물으니 디지털 카메라의 색감은 아직 멀었다는 겁니다. 보는 눈이 까막눈이라 그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제가 그 카메라를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저자의 18개의 필름카메라와 함께한 시간의 기록입니다. 18꼭지의 이야기인 이유도 그것입니다. 해서 따로 카메라와 사진의 역사에 대한 저자의 소논문이 딸려 있습니다. 필름 카메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카메라는 사고하지 못한다. 사고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한다. 하지만 어떤 카메라가 어떤 히스토리를 갖고 내 품에 들어와 사진을 찍어 주고 있는가 하는 것도 여전히 중요하다.”
그 자체로는 무생물인 카메라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손에 든 사람이 어떤 생각과 시각으로 사물을 보고 카메라에 담느냐에 따라 카메라는 하나의 역사를 갖게 된다는 저자의 말에서 카메라의 존재는 새로운 가치를 갖게 됩니다. 사진작가의 에세이집을 자주 읽지만 이 책에 쓰인 여러 카메라에 얽힌 에피소드를 통해 들려주는 저자의 카메라와 사진가가 만들어 내는 ‘역사성’에 대한 이야기에서 보통의 ‘사진에세이’를 넘어 인문학적 깊이와 향기가 있는 특별한 교양에세이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나만의 강점과 스토리 담아
색깔 있는 병원으로 브랜딩하기

『병원을 브랜딩하라』 비비투, 2014
이제 치과를 운영하면서 진료만 잘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은 없으실 겁니다. 그만큼 병원의 경영은 이제 전문적인 분야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병원 경영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송경남표 브랜딩 스토리를 들려준 책입니다. 병원의 홍보맨, 영업사원을 자처하는 서번트 리더십의 결과물입니다. 의료계 일선에서 18년 동안 헬스마케터로 일해 온 저자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도 기업이나 상품 이미지와 마찬가지로 자기만의 색깔, 특징,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으며, 그 과정이 병원브랜딩이라고 말합니다. 그 4가지 방법인 네이밍-콘셉트-스토리-PR에 대해 이론만이 아니라 현장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강점과 탄탄한 스토리가 있는 병원 브랜딩, 그 속에서 의사를 즐기는 의사들이 성공할 수 있으며 어떻게 연구 노력했는지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자신만의 색을 가지는 병원을 가지고 싶으시다면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신의 색을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일본인 역사인식 왜 그래?
분노하고 궁금했다면…
『현대 일본의 역사인식』 모시는사람들, 2014
늘 접하게 되는 일본에 대한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도 이웃나라라는 이유로 우리의 관심 밖으로 나간 적이 없는 일본. “일본의 양심”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가 80년 연구 인생의 공력을 담아, 현대 일본인의 역사 인식을 비판적으로 해부한 책이 나왔습니다. 뉴스에서 접할 때마다 일본인들이 가지는 역사관에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저는 이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인이 침략사를 사죄하지 않는 이유는 애초부터 스스로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는 잘못이 없다는 확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며, 그러한 인식이 자리 잡게 된 것은 역사의 진실을 “가르치지도 않고, 배우지도 못하였기” 때문임을 논증합니다. 특히 현대의 일본인의 의식 속에서 ‘조선 침략’이란 말을 지워 버리고, ‘조선 진출’이 일본의 당연한 권리이자 자연스러운 과정일 뿐이라고, 스스로와 서구사회를 의식화시켜 나가는 과정을 낱낱이 밝혀냅니다. 그렇게 해서 ‘조작’된 역사로 국민교육을 실시한 결과가 오늘날의 일본인의 인식의 근본 토대가 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입니다. 이 책의 의미는 일본인 학자가 썼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일본학자들이 있다는 것에 약간의 위안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갈 길이 멀고 험하다는 것 또한 알게 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