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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 스탭이 치과 털이범 둔갑

빼돌린 세콤 카드로 4천만원 상당 금품 훔쳐, CCTV 설치 등 사전 방지 환경 조성 필요

퇴사한 스탭이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근무하던 치과에 몰래 들어가 현금, 폐금 등을 훔친 사건이 발생해 개원가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어 치과계 신뢰를 깨뜨리는 이 같은 사건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훔친 세콤 카드로 치과 몰래 들어가 범행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재판부(안종화 판사)는 지난 8월 27일 몰래 빼돌린 세콤 카드를 이용해 아무도 없는 치과에 들어가 금품 등을 훔친 혐의(절도)로 구속기소 된 치과조무사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 피해 당사자인 P원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4월까지 P원장이 운영하는 H치과에서 일하다가 퇴사했다.


A씨는 퇴사 이후에도 H치과에 가끔 찾아와 같이 일하던 동료 스탭들과 관계를 이어가던 중 지난 2013년 10월께 첫 번째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수법은 단순했다. A씨는 첫 번째 범행에서 동료 스탭 B, C로부터 건네받은 세콤 카드(1)를 이용해 H치과에 들어가 치과 내에 있던 현금 100만원과 폐금, 그리고 원장실에 보관 중이던 세콤 카드(2) 등을 훔쳤다. 사건 당일 H치과에 설치된 CCTV는 고장 중이라 작동되지 않고 있었다.


A씨는 B, C에게서 받은 세콤 카드(1)는 다시 돌려주고, 원장실에서 몰래 빼낸 세콤 카드(2)를 이용해 두 차례 더 추가 범행을 저지른 후 P원장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P원장은 “첫 번째 금품 도난 사건이 발생하기 전 B, C에게 ‘휴진안내문’을 치과에 붙이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그날 휴진안내문을 A씨가 대신 붙인 사실을 두 번째 범행이 일어난 뒤 B, C의 실토로 알게 됐다”며 “A씨가 휴진안내문을 대신 붙이겠다는 핑계로 B, C에게 세콤 카드(1)를 건네받고 치과에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범인이 B나 C일 것으로 의심했었다”고 밝혔다.


A씨는 B, C에게 휴진안내문을 붙여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이 대신 붙일 테니 세콤 카드(1)를 달라’고 했으며 B, C는 별다른 의심 없이 세콤 카드를 내준 것이다.


P원장은 “피의자 A씨가 세 차례에 걸쳐 훔친 금품의 총액이 200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만, 총 피해금액이 4000 만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며 “금고 등을 비치해 현금과 폐금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은 점이 후회된다. 개원가에서 비슷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CCTV 설치하고 현금 관리 철저히

치과 스탭이 절도 또는 횡령 사건을 저질러 처벌받은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2013년에는 경기도에서 개원한 K원장이 운영하는 치과에서 일하던 스탭 E씨가 4년 동안 수백차례에 걸쳐 3억원 상당의 환자 진료비를 빼돌린 사건이 발생해 개원가를 충격에 빠트린 바 있다.

이 사건에서 E씨는 환자들이 진료비를 현금 결제토록 유도하고 실제 금액보다 적게 거래장부에 기재해 차익금을 챙기는 수법을 사용했다. 또 진료비를 온라인으로 결제하는 환자의 경우 원장 통장이 아닌 E씨 본인 통장으로 입금토록 해 진료비를 가로채기도 했다.


이처럼 일부 몰지각한 스탭의 절도 및 횡령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치과계 신뢰는 소리 없이 금이 가고 있다.


이에 서로 믿고 일하는 직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있듯 현금이나 귀중품 보관에 유의해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앞서 발생한 횡령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비슷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원장이 관심을 가지고 진료차트 및 진료비 내역을 매출전표, 입금통장내역 등과 매일매일 직접 대조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며, 카드사용에 대한 취소내역 등도 반드시 체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치과 내 CCTV 등을 설치해 스탭 뿐 아니라 외부인에 의해 벌어질 수 있는 각종 도난 사건 등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