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시행하는 학생 치과주치의 사업의 예방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평가됐다.
신보미 강릉원주대 교수는 ‘학생 및 저소득층 아동 치과주치의 사업 성과평가 및 발전모형 개발을 위한 토론회’에서 우식경험 영구치 수를 비교한 결과 사업군은 평균 0.09개가 증가한 반면 대조군에서는 0.88개가 증가해 89.6%의 충치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토론회는 서울시와 강릉원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최한 가운데 지난 6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에서 열렸다.
신 교수는 서울시 학생 치과주치의사업 성과평가를 위해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16일까지 3년째 치과주치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6학년 학생과 4학년 학생을 사업군으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인접 학생을 대조군으로 976명을 선정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영구치 충치 경험자율에 있어서 4학년 학생의 경우 사업군과 대조군의 영구치 충치 경험자율이 8% 정도로 차이가 적은 반면 학생 주치의제도 사업을 실시한 6학년 사업군과 대조군은 16% 차이가 나 학생 주치의 사업에 참여한 학생이 훨씬 적은 영구치 충치 경험자율을 나타냈다.
또 4학년과 6학년을 비교했을 경우 영구치 충치 경험은 학년이 증가할수록 누적되기 때문에 증가하는 것이 보편적이나 사업군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조군은 일반적인 모습으로 20% 정도 증가했다.
영구치 충치 유병자율이나 충치 영구치아 수, 치아홈메우기 영구치아 수, 치석 보유자율에 있어서도 사업군이 대조군에 비해 충치예방 효과가 컸다.
특히 충치예방 효과는 사회경제적 위치가 낮은 계층에서 보다 뚜렷한 모습을 보였다. 또 치과의료 이용 관련 지표에서는 사업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치과의료 이용은 감소한 반면 예방진료 서비스 이용률은 증가했다.
# 아동청소년 치과 보장성 ‘낙후’
이날 토론회에서는 선진국 아동청소년의 치과 건강보험 보장성도 제시됐는데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였다.정세환 강릉원주치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치과 건강보험 보장성에 있어서 놓친 부분이 있다”며 “보건 선진국의 경우 18세까지 예방을 기반으로 해 거의 무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무상인 만큼 본인들은 돈을 안 내고 국가가 세금을 걷든지 건보공단의 보상 체계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학생 및 저소득층 아동 치과주치의 사업의 발전모형을 제시하면서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사람중심의 지속가능한 서비스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보건의료서비스가 치료를 넘어서 예방의 시대로, 더 나아가 행태 변화까지 유도하는 사람 중심의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며 “사람 중심으로 바뀌려면 신뢰를 형성해야 하는데 이는 상담을 강화해야 행태 변화까지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 주치의 사업의 발전모형과 관련해서는 협회 주관 보수교육 필수 이수 추진, 질 관리를 위한 치과의사회 관련 위원회 설치, 불편 신고 콜센터 운영, 전산시스템 개발, 홍보의 강화를 제안했다.
저소득층 아동 치과주치의 사업과 관련해서는 세계 각국에 아동구강건강기금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를 도입하고 지역협의체를 활성화시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 학생 주치의제 전국 확대돼야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지역 6개구로 제한돼 있는 학생 치과주치의 사업이 서울시 전체로 늘어나고 점차적으로 전국 사업으로 확대되길 바라는 희망이 전달됐다.
이종호 서울지부 치무이사는 “시범사업이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성과를 이룰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졌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체계가 잡혀가고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예산을 책정하는데 어렵긴 하지만 서울시 나아가서 전국적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창보 서울시 보건정책관은 토론회 서두에서 “우여곡절 끝에 내년에는 한 개 자치구 정도 늘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점차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사업으로 만들고 더 나아가 건강보험과 연계시켜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사업으로 이끌 수 있도록 서울시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