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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선생님이 제일 고마워요”

이긍호 센터장, 어릴적부터 뇌성마비 A씨 진료, 장애인전문치과 부족·비싼 치료비 등 갈길 멀어

뇌성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A씨는 주위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치과의사 선생님’이라고 답한다.

그가 그토록 고마움을 느끼는 치과의사 가운데 한 명은 자신을 어릴적부터 진료해준 이긍호 센터장(더스마일치과의원)이다.


이 센터장은 행동 조절이 어려운 A씨의 치과진료를 도맡아 정성껏 치료해줬다. 이에 A씨는 이 센터장에 대한 고마움을 마음속 깊이 간직한 채 살아간다.


치과치료를 해준 게 평생 고마워해야 할 만큼 대단한 일이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 가운데서도 행동 조절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경우 치과치료를 받는 것은 비장애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들다.


A씨의 어머니인 최경자 한국뇌성마비복지회장은 지난 18일 장애인치과센터 더스마일치과의원 개원식에서 자신의 딸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현재 중증장애인들이 치과진료 받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말했다.


최 회장은 “중증장애인의 경우 행동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간단한 충치 치료를 받는 데도 1시간 가량의 전신마취가 필요하다.

이에 치과에 가면 치과의사 선생님들이 진료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그럼에도 자신을 정성껏 진료해준 치과의사 선생님을 우리 딸이 가장 고마워하는 사람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 중증장애인 전문 치과병원 확충 절실

이처럼 장애인들이 치과진료를 받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장애인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장애인전문치과병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 중증장애인의 경우 치과치료 시 전신마취가 필요한데 비싼 비용 탓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도 주요한 원인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전문치과병원 확충과 중증장애인 치과 진료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에 설립된 장애인전문치과병원은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이 유일하다. 이밖에 전국에는 권역별로 부산(부산대병원)·경기(단국대학교 치과대학 죽전치과병원)·충남(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부속치과병원)·광주(전남대 치과병원)·전북(전북대학교치과병원) 등에서 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운영 중이다.


특히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조사 대상의 46.2%가 15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증 장애인 가구의 실제 소득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소득이 낮은 중증장애인이 비싼 전신마취비를 내고 치과진료를 받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난 2011년 통계청이 시행한 ‘장애인의 사회 및 국가에 대한 요구사항 조사’에서는 소득보장이 38.2%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의료보장’이 31.5%로 2위를 기록했다.


이긍호 센터장은 “중증장애인의 경우 치과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따라서 장애인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치과병원이 더 많이 생겨나야 한다”면서 “특히 전신마취비용 등이 비싸 진료 받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에 대한 제도적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