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1월의 추천도서- 책 정리하기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어떤 분야의 책을 좋아합니까?”,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입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책 몇 권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자, 여러분은 이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실 수 있습니까? 물론 이 질문은 현재에 해당하는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좋아하는 책이나 작가, 기억에 남는 책들은 시간에 따라서 변할 수 있고 새로운 책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좋아하는 분야도, 작가도, 기억에 남는 책도 달리 생각나지 않는다면 지금 현재 자신의 책읽기에 대한 고민은 필요합니다. 심각한 고민에 앞서 지금 서재에 쌓여있는 책을 한번 정리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읽었던 책들을 분야별로 혹은 작가별로 분류해보면 자신이 즐겨 읽는 책, 작가에 대한 것이 눈에 보입니다.

그리고 선뜻 생각나지 않았던 것들이 분야별, 작가별로 떠오르게 됩니다. 책의 자세한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더라도 한번 읽었던 책은 그 잔상이 남아있기 마련이어서 책을 정기적으로 정리해보는 것은 의외로 의미가 있습니다. 책에 메모를 해 놓거나 다시 읽어보면 좋을 곳을 표시해 두면 책을 정리할 때 잠깐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복습 효과가 있습니다. 미루지 마시고 지금 당장 책장을 정리해보세요. 위 질문에 대한 답이 쉽게 생각나실 겁니다.

틀에 박힌 사고를 깨트려
창의적 아이디어 심어줘
『아웃 오브 박스』 다연, 2014
아웃 오브 박스… 박스에서 나오란 말 같은데 과연 무슨 책일까 하는 호기심에 읽게 된 책입니다. 읽고 나서야 제목이 참 좋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저자인 오상진 님의 강의를 몇 년 전 우연한 기회에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바리톤의 굵고 좋은 목소리에 넘치는 끼와 재치, 화려하고 정신을 쏙 빼놓는 화면이 생각납니다. 저자는 14년 넘게 삼성 직원들에게 창의력과 아이디어 발상법을 강의해 왔습니다. 그 동안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이 책에 녹아있으니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죠. 아이디어(IDEA)를 축으로, I(Insight), D(Different Thinking), E(Experience), A(Action)의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Insight’에서는 아이디어 발상을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 및 조건을, ‘Different Thinking’에서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생각의 전환을 이룰 방법과 집단 창의성을 자연스럽게 만들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론을 소개합니다. 더불어 ‘Experience’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한 경험과 사람들에게 행복하고 의미 있는 경험이 주는 파급력을 다양한 마케팅 사례와 함께 들려주고, 마지막 ‘Action’에서는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개별적인 태도와 실제 실행하기 위한 갖가지 요소에 대해 알려줍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목마르시다면 이 책에 나와 있는 다양한 사례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설득의 기술 ‘레토릭’
쉽고 유쾌하게 풀어내
『레토릭』 청어람미디어, 2014
수사학, 즉 레토릭(rhetoric)이라고 하면 딱딱한 웅변이나 연설을 떠올립니다. 물론 전형적인 수사학이 맞지만 넓은 의미로 수사학은 설득의 기술로, 다른 사람에게 말로 영향을 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말로 남을 설득하는 기술에 대한 책은 많지만 이렇게 수사학이란 주제로 조금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 흥미롭게 전개되는 책은 많지 않습니다. 처음 수사학의 역사에 대한 조금 어려운 이야기로 시작해서 책장을 넘기기 쉽지 않았지만 ‘말’이 가지는 묘한 힘 때문인지 계속 읽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수사학의 역사에 대해 언급한 후에 레토릭의 비밀을 5가지로 풀어갑니다. ‘발견(invention), 배치(arrangement), 표현(style), 기억(memory), 연기(delivery)’로 정리되는 내용 중 가장 중요한 개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발견’ 부분에서 설명한 에토스, 로고스, 파토스입니다. “에토스란 성실성을 기반으로 청중과 관계를 확립하는 방식이다. 로고스는 청중의 마음을 이성으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파토스는 청중에게 분노, 동정, 두려움, 환희 등의 감정을 북돋우는 방식이다.” 책은 중간 중간 설득의 고수들을 소개한다. 존 밀턴의 ‘실낙원’과 영화 ‘일곱 가지 유혹’에 등장하는 사탄, 로마의 웅변가 키케로, 처칠과 히틀러, 링컨과 마틴 루터 킹, 오바마에서 에미넴, 제니퍼 로페즈의 노랫말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예를 통해 설득의 기술을 쉽고 유쾌하게 풀어냄으로써 오늘날에도 여전히 고대의 레토릭이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전쟁, 암살, 독재 등
인류 운명 바꾼 범죄이야기
『크라임 이펙트』 위즈덤하우스, 2014
세계사를 움직인 16가지 범죄에 대한 이야기. 세계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범죄로만 쓴 책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범죄들이라는 조금은 생뚱맞은 주장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세계사의 흐름에 범죄가 일으킨 파장과 그 영향력이 이렇게 크구나라는 생각에 마치 흥미진진한 역사소설을 읽거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역사 속에서 일어난 수많은 전쟁, 암살, 독재 모두를 ‘정의’를 가장한 범죄라고 주장하는 이 책은 맹목적인 종교적 신념에서 발발된 십자군 전쟁, 영국 제국주의의 탐욕이 부른 아편 전쟁, 9.11테러 등 동기가 어떻든 간에 인간에게서 목숨을 앗아가는 거시 범죄였다는 겁니다.
저자는 인류가 떠안은 고통의 원인은 모든 범죄로부터 나왔다고 주장하며 그 난제에 대한 해결의 키 또한 역사를 뒤흔든 범죄 속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세계사가 아닌 한국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야말로 정말 범죄로 인한 역사가 더 드라마틱하지 않을까요?


72곡 QR코드 삽입
경제를 읽으며 노래로 듣다
『팝, 경제를 노래하다』 아트북스, 2014
좋은 노래는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들어도 좋습니다. 특히 추억이 담겨있거나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더 그렇지요. 팝송이 담고 있는 경제적인 측면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경제라는 조금 딱딱한 주제가 팝송과 연관되면 이렇게 흥미롭고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 시대를 표현하는 노래 중에서 경제적인 의미가 담긴 노래가 참 많구나라는 생각도 들어서 먹고사는 문제가 결국 우리의 삶을 노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가 1930년대 경제공황기부터 2000년대 세계금융위기까지의 경제사를 대중음악인 ‘팝’을 통해 훑어 내려간 이 책은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 상황을 일별하며 영미 대중음악사의 흐름을 짚어갑니다. 또한, 팝송과 가요 72곡의 중요 가사 부분을 번역해 원어와 함께 수록했고, 각 곡마다 QR코드를 삽입해 책을 읽으며 노래를 들어볼 수 있는 등 당시의 경제적 상황과 사회상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IMF시절의 가요계 흐름, 글로벌 센세이션을 일으킨 ‘강남 스타일’ 등 중간 중간 한국의 경제상황과 대중음악 이야기를 서비스로 넣어서 재미를 증대시킵니다. 스마트폰으로 코드를 읽어 유투브를 통해 노래를 들으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한 그런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