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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치과의사 늘리는 외국치대

일본 사립치대 한국 학생 유치 적극 나서, 치과의사 적정수급 차질 우려 목소리 커


일본 가나가와치과대학이 한국 학생 유치를 위해 학교 총장이 직접 참여하는 입학설명회를 한국에서 여는 등 공격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치과의사 적정수급 문제가 치과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일본 치대를 졸업한 한국 학생들이 국내로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치과의사에 대한 인기가 하락하면서 일본 학생의 치대 진학률이 떨어지자 사립치대들이 수년 전부터 앞다퉈 한국 학생을 선발해 왔다.


이들 치대를 졸업한 한국 학생 중 상당수는 일본에서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현지 개원보다 국내 개원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치과의사 과잉공급 문제를 치대정원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풀고자 하는 우리나라 치과계 입장에선 상당히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유학생 102명 중 55명이 한국인

지난 10일 오후 1시, 기자는 서울 프라자호텔 4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가나가와치대 입학설명회에 참석했다.

이날 약 50석 규모의 세미나실에는 사전 등록한 30여 명이 입학 설명회를 듣기 위해 모였다.

참석자들의 연령대는 1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다양해 보였다. 이들 참석자 가운데는 자신의 신분을 ‘치과의사’라고 밝힌 이들도 두어 명 있었다. 

설명회에서는 히라카 유키오 가나가와치대 총장(학장)이 직접 학교 소개에 나섰다. 


히라카 총장은 “(한해 20명가량의 유학생을 선발하는 가운데) 우리학교 1~6학년까지 외국 유학생 수는 102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 학생은 55명이다”라며 “여러분 가운데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이 우리학교에 입학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나가와치대에 따르면 전체 유학생 중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며 지난해 이 대학에 입학한 한국 학생은 총 6명이다.


특히 이 학교 관계자는 “가나가와치대 졸업 후 한국에 와서 치과의사로 활동하는 분이 서너 명 정도 된다”며 “작년만 말씀드리면 우리학교 졸업 후 한국에서 예비시험을 본 학생들의 합격률은 100%였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한국에서 가나가와치대 입학시험에 응시한 학생 수는 62명이며, 연령대는 10대부터 20대 후반까지 매우 다양했다고 전했다.


가나가와치대 측은 오는 8월 입학시험을 치르기 전까지 이번과 같은 입학설명회를 서울과 부산에서 두 번 더 열 예정이다.

 
# 17개 치대별 매년 한국인 4~5명 선발
가나가와치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한국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는 이 대학에 국한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한 사토 교수(가나가와치대)가 “정확한 수치를 집계하긴 어렵지만 가나가와치대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일본) 사립치대에 한국 학생들이 상당수 재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본 17개 사립치대별로 매년 4~5명가량의 한국인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발언 내용을 토대로 단순 계산할 경우 한 해 일본 사립치대에 진학하는 한국 한생은 80여 명에 이른다. 


이처럼 일본 치대에 진학하는 학생 중 일부는 국내 치대 진학이 어려워 일본 치대로 눈을 돌린 경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본 치과의사 면허 취득 후 한국에 돌아와 예비시험과 국시를 통해 국내 치과의사 면허 취득에 나설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최근 치협과 한국치과대학장·치의학전문대학원장협의회가 치과의사 적정수급 일환으로 정원외 입학 인원을 현재 10%에서 5%를 넘지 않도록 하는 ‘정원외 입학 적정화’에 합의하는 등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정훈 치협 치무이사는 “가나가와치대뿐만 아니라 외국 치대 출신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에 대해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입학설명회나 홍보를 법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 향후 국시에 실기시험을 도입해 엄격한 시험을 통과한 사람에게만 치과의사 자격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4년간 국시에 응시한 외국치대 졸업생은 총 1031명이며 이 가운데 203명이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