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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 해외진출 치협·학계·업계 손 잡아야”

한국 치과계 수준 적극 알려야 유리


고급치료 등 현지 주류 진입해야 성공

치과의사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본인들의 마음가짐과 치밀한 준비는 기본이고 정부, 치협, 학계, 업계 등이 함께 노력해야 결실을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 높다.

김필성 미국한인치과의사회 회장은 “어느 나라로 진출을 생각하든 일단 그 나라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먼저 길러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2~3년의 준비 기간을 갖고 노력한다면 언어는 극복될 것”이라며 “오늘부터라도 어학원에 등록하라”고 충고했다.

이어 김 회장은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와 지역의 치과 실태조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느 지역, 어느 국가로 가고 싶은지가 정해지면 그 지역을 방문해 그 지역의 치과 실태, 진료 방식, 환자들의 수준이 어떤 지를 미리 파악해야 그에 맞는 준비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개원의로 10년 정도 생활하다 마흔에 미국에 건너가 교정수련을 받고 7년째 애리조나 치과대학 교정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박재현 교수는 “젊은 치과의사들이 한국에서 하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열심히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다”며 “미국에서 개원의로 성공하려면 한인 교포 환자보다 미국 주류사회로 뛰어 들어 미국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주하고자 하는 나라의 문화, 언어, 인종, 관습 등을 꼼꼼히 따져 보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시아와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 투명교정장치를 직접 알리기 위해 40여개 이상의 국가를 누비고 있는 김태원 원장은 “현재 미얀마에도 한국 치과의사가 진출해 있는 등 한국치과의사들이 없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상당히 많다”며 “이들의 경우 크게 욕심을 내지 않고 나름대로 만족하며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한국에서도 제대로 적응 못할 경우 해외에서도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제대로된 마인드를 가져야 하고 일정 소득 이상의 현지인을 대상으로 고급치료를 목표로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치과계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김젼 인덱스홀딩 한국지사장은 “최근 UAE 진출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까지는 기본적인 정보를 얻는데만 그치고 있고 선뜻 도전하지 않고 있다”며 “일단 UAE 진출에 관심이 있다면 홈페이지를 통해 영어로 서류 접수 신청을 해놓고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꼼꼼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광호 메가젠임플란트 상무이사는 “임플란트와 3D스캐너,CAD/CAM 등 디지털 분야는 대한민국이 넘버원이라고 할만큼 굉장히 높게 평가받고 있다”며 “언어 장벽 때문에 해외로 진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서도 주류사회에 편입되지 못하고 우리끼리 어울리다보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치협은 치과의사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돕기 위해 치과의사 해외진출 특별위원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관련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하는 등 해외진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현지 언어 강연자 육성, 연구 데이터 강화돼야

해외 진출을 꿈꾸는 당사자들의 꼼꼼한 준비와 함께 전세계 치과계에 한국 치과계의 수준을 더욱 효과적으로 알려나가는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원 원장은 “검증되지 않은 연자들이 한국에서 최고라며 강연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도 해외에서 강연을 통해 영향을 줄 수 있는 연자들이 많지 않다”고 안타까워하며 “치과계에서 고 김일봉 한국교정연구회 회장과 같은 분들을 키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광호 상무는 “해외에서 강연하는 한국 연자들이 임상 실력이나 케이스가 현지인들에게 잘 먹히고 있다”면서도 “미국에서도 인정받는 제대로된 연구 데이터가 아직 부족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걸프국가를 뚫기가 쉽지 않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논문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 상무는 “가장 큰 장벽은 언어다. 제2외국어나 현지 언어로 강연할 수 있는 이가 거의 없어 안타깝다”며 “정부에서도 치과의사들의 해외유학을 지원하는데 있어 미국 등 영어권에 편중되지 않고 중국, 러시아, 유럽 국가에도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젼 지사장은 “UAE 진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긴 했지만 한국 치과계가 아랍에미리트 국제 치의학 컨퍼런스 및 아랍 치과기자재전시회(이하 AEEDC Dubai)에 적극 참여해 중동 국가 대표들에게 한국의 치과 진료수준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현 교수는 “미국 수련의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졸업 후에 대부분 개원을 선호하고 있다”며 “한국의 젊은 치과의사들이 미국에 와서 개원을 하는 것도 좋지만, 학교에 남아 연구 활동과 후학 양성에 힘쓰는 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공직진출을 적극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