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무료진료를 펼쳐오고 있는 성가복지병원이 개원 25주년을 맞은 가운데 같은 세월 동안 치과에서 진료봉사를 펼쳐온 서울가톨릭치과의사회의 활동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1990년 문을 연 성가복지병원은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노숙자, 차상위계층 환자들에게 진료비를 받지 않고, 정부의 지원도 없이 순수 후원금과 봉사활동만으로 운영된다. 이 병원이 25년 동안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만 여 명의 후원 회원들과 자원봉사자 때문이다. 서울가톨릭치과의사회도 25년간 병원이 유지될 수 있는 한 축을 담당했다.
성가복지병원 치과는 민 다미안 수녀의 요청에 의해 고 기창덕 박사의 주선으로 서울가톨릭치과의사회의 주도 아래 개설됐으며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변영남 원장(치협 협회사편찬위원장)이 진료팀장을 맡고 있다. 25년간 성가복지병원 치과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만5000명에 달한다.
현재 봉사자는 변영남 팀장을 비롯해 문선자·박선병·안 박·이해규·이형란·조재길·홍현종 원장 등이다.
변 팀장은 “주위 봉사자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 저보다 훌륭한 봉사자들이 많다”며 “고 박정연 원장은 암을 앓으면서도 사망 한 달 전까지 진료봉사를 하셨다. 또 목욕봉사, 간호봉사를 하는 봉사자를 보면서 제가 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젊은 간호사가 밤 12시에 혼자 시신을 수습하거나 힘든 목욕봉사를 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변 팀장은 또 “수녀님으로부터 그동안 치과 환자가 1만5000명이라고 전해 들었다. 적은 진료가 쌓여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며 “조금 더 환자에게 봉사하고 친절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대해줬으면 더 큰 기쁨을 줬을 텐데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하는 의미 있는 삶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