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을 때 제가 자주 물어보는 것이 있습니다. “숙제하니, 아님 공부하니?” 요즘 아이들은 학원 숙제가 많아서 숙제를 다 할 시간조차 모자라서 본인이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를 하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최상위권의 학생들의 특징은 숙제를 하는 시간보다 자기주도 학습을 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겁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한 것을 찾아서 하는 공부야말로 주어진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숙제는 공부가 아니다. 숙제 빨리 끝내고 공부해라”라고 얘기하죠. 숙제가 아닌 자기주도적인 공부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우리는 독후감을 많이 쓴 세대입니다.
요즘도 독후감은 책 읽은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독후감 숙제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읽기 싫은 책을 억지로 읽고 글까지 써야하는 고문이었습니다. 진정한 독서는 누가 어떤 것을 읽는다고, 최근 베스트셀러가 뭐라서 읽는 것이 아닌 자기가 필요한 책을 찾아서 읽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처음부터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과제를 통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점점 터득하는 겁니다. 자기주도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여겨지는 것들은 먼저 읽다보면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해서 읽는 책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의료서비스 혁신을 위해
병원 CEO라면 꼭 일독
『환자의 경험이 혁신이다』 청년의사, 2015
미국의 병원 순위에 항상 상위 랭크되는 곳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이 배경에는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메를리노(James Merlino)의 영향이 큽니다. 병원의 환자경험최고관리자(CXO, Chief Experience Officer)인 그는 사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을 한동안 떠났던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병원에서 형편없는 서비스로 결국 돌아가신 아버님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것을 돌려놓을 기회가 생기게 되고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환자경험을 중요시하는 환자중심 의료서비스의 표준 병원이 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은 그의 그런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자서전과도 같은 책입니다. 환자의 경험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수많은 노력이 책에 실려있지만 가장 인상깊은 것은 의사의 역할입니다. 우리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 직원들에게 수 많은 교육을 시키고 매뉴얼을 만듭니다. 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을 주는 것은 바로 의사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의사 자신이 주도적으로 앞장서지 않는다면 환자의 경험을 통한 혁신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환자만족을 생각하는 병원의 CEO라면 꼭 한번 일독을 권합니다. 이 책은 제가 직접 서점에서 찾아서 자기주도적으로 읽은 책이라서 더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일상의 사소한 현상서
경영를 생각해 내다
『일상의 경영학』 비즈페이퍼, 2015
저자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수년에 걸쳐서 이야기했던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책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에서 인문학적인 요소를 발견하고 또 거기서 경영을 고민하는 내용입니다. 흔히 어렵게 생각되는 경영이라는 화두를 이렇게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역사, 철학, 문학, 예술에서부터 풀어내는 저자의 말솜씨는 공학도였던 그의 분석력에 인문학적인 통찰력이 더해진 결과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전달해야 했던 방송보다는 깊은 내용과 이해를 돕는 사진과 화보가 담겨 있어 방송을 듣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줍니다. 일상 속에서 경영을 생각해내는 것은 우리가 관심만 가진다면 우리 주변의 모든 일들이 스승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저자의 시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도 키워진다고 할까요? 일상의 사소한 현상이나 사물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있다면 누구나 혁신적인 경영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줍니다.
해변 파라솔 아래서
가볍고 재미있는 책과 휴가를
『남은 날은 전부 휴가』 웅진지식하우스, 2015
이번 휴가 때 해변 파라솔 아래에서 두 시간 만에 다 읽은 책입니다. 외국인들은 휴가를 보내면서 책을 꼭 읽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의 외국인들 대부분이 몸을 태우면서 다들 책을 읽고 있더군요. 저도 그 틈에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사실 이 책은 서점 신간 소설 코너에서 휴가 때 읽을 소설을 고르다가 표지를 보고 산 책이었습니다. 퍼즐식 구성과 치밀한 복선, 그리고 상상력이 넘치는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는 예상치 못한 표지였기 때문에 더 놀랐습니다. 알고보니 이사카 코타로라는 작가는 ‘사신 치바’라는 일본에서만 100만부 이상이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의 작가더군요. 아직 휴가를 가지 않으셨다면, 아니면 집에서 휴가처럼 시간을 보내고 싶으시다면 권해드립니다. 휴가 때 읽어야 하는 책중 하나는 이렇게 가볍고 재미있는 책이 아무래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