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NOT ‘꼰대질’ 좌담회
젊은 치과의사와 예비 치과의사 5명이 지난 11월 30일 홍대 미디어 카페 ‘후’에 모였다. 3년차 개원의와 페이 생활 7년차 대여치 공보이사, SAT 강사로 잘 나갔었다는 카이스트 출신 치전원생과 치의신보에 적성탐방 실습을 왔다 코가 꿴 본과 3년생, 일주일에 3일은 무의촌 진료를 위해 배를 탄다는 대공협 회장 등 다양한 환경에서 젊은 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모여 요즈음의 고민과 선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했다. 이들의 수다를 들어보자.
김진구 : 개원 3년차, 녹록지 않은 개원기 후배들에 얘기해 주고 싶어(이하 구)
정유란 : 페이닥터 7년차, 무리한 개원보다 자유로운 이 삶이 좋다(이하 란)
최순호 : 전역 4개월을 앞둔 대공협 리더, 두달 전부터 미래 고민에 잠이 안 온다 (이하 호)
이찬주 : 카이스트 출신 치전원생, 개원가란 ‘판도라의 상자’ 같아, 졸업하면 닥칠 일들 궁금(이하 주)
최한울 : 본과 4년이 코앞에, 학생들 대표해 할 말은 하고 싶다(이하 울)
명예∙수익 매력적인데 선배는 “너 왜 왔니?”
Q1 왜 치과의사였나?
3포 세대 일정 부분 공감
치과의사 공급과잉 근본 원인_김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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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치과는 문제 치과의사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왜 아무나 못가는 곳이 됐는지 반성해야
구: 존경받는 직업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생님과 같이 스승 ‘사(師)’ 자를 쓰는 의사. 치과의사만큼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직업들이 많음에도 이 길을 택한 것은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고귀한 직업이면서 수익적 측면도 보장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목적과 수단으로서 모두 매력적인 직업이라 생각했다.
란: 모든 직업은 수단이라 생각하는 주의다. 막상 치과의사를 해 보니 내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즐겁다. 환자를 진료하고 소통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며 일하고 있다. 그러나 개원은 다른 문제다. 병원 인수기회 등 개원의 기회가 와도 여러 어려운 점 때문에 마음이 닫히곤 한다.
호: 피부과 의사로 잘 나가는 매형의 조언, 그리고 공대를 다니던 사촌들이 다시 의대로 리턴 하는 것을 보고 느낀 것이 있다. 그러나 치과의사로서의 진짜 매력은 환자를 보면서 느끼기 시작했다.
주: 돈이 목적은 아니었다. 강남에서 SAT 강사로 잘 나갔었다. 그러나 남들 보기에 더 정직하며 소명의식이 느껴지는 직업이 치과의사였다. 치과의사란 직업에서 얻는 가치는 수익적 측면이 클 수도 있지만 완성도 있는 치료결과에 대한 만족감 등 이 직업을 통해 얻는 가치는 개인마다 다를 것 같다.
울: 학부에서 다른 전공을 하며 미래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 제3자의 입장에서 치과의사는 ‘가성비’가 높은 직업으로 생각했다. 선배 치과의사들이 자존감이 떨어진다고들 하는데 이는 옛날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지 여전히 치과의사는 우리 동년배들 사이에서 괜찮은 직업으로 꼽힌다.
Q2 아프니까 청춘, 젊은 치과의사도 3포(개원, 골프, 자존감) 세대, 동의하나?
40대에 페이 취직 안될 듯
페이닥터 유예기간은 점점 늘어_정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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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직업이 그대로 봉사
자존감 지키면 더 행복할 듯
란: 개원이나 자존감은 모르겠지만 골프가 3포에 포함 된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이는 개인 취미일 뿐이지 않나. 그보다는 또 다른 3포(연애·결혼·출산)의 어려움을 얘기하는 젊은이들 같이 이 시기를 모든 젊은이들이 어려워 한다는 데 동의한다. 이 같은 어려움이 자본주의의 결과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구: 3포 세대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한다. 내 주변 친구나 후배들이 어려워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이는 젊은 치과의사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기존 개원가도 치열한 경쟁으로 폐업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결국 근본 원인은 치과의사 과잉공급으로, 치과계 대부분의 문제들이 여기서 기인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호
솔직히 현재까지는 치과의사 면허를 땄다는 정도, 개원가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다. 그러나 수능 성적이 훨씬 낮았던 친구들이 사업을 하며 잘 나가는 경우를 볼 때 여러 생각이 든다. 경제적인 부분은 결국 개인의 만족도에 따라 다르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나 면허 땄다고 이제 먹고 사는데 걱정 없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될 것 같다. 이 세계에도 경쟁이 있는 것이고 이를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일에 만족 못하는
선배 말 한마디에 가슴 아파_최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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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은 숙명, 페이닥터는 과정
만족의 눈높이 조금 낮춰야
울: 3포를 논하며 개원, 골프, 자존감을 얘기한다면 모두 경제적 풍요로움과 맥락을 같이 하는 단어들로만 치과의사를 표현하는 것 같아 아쉽다. 그러나 현재의 젊은 치과의사들이 어렵다는 데는 동의한다. 개인적으로는 경제적인 부분보다 선배들이 자신의 일에 만족하지 못하며 “너 왜 여기 왔니?”라는 얘기를 할 때 마음이 아프다.
주: 우스갯소리로 학교에서 교수님들이 치과의사가 이제는 빌딩을 세울 수 없는 시대라고 얘기한다. 옛날만큼 부를 축적할 수 없다는 소린데, 그래도 치과의사라는 면허가 갖는 프리미엄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면허를 갖고 선택할 수 있는 진로 스펙트럼도 넓다고 생각한다.
Q3 평범한 치과의사로 살아남기 자신 있나?
란: 앞서 경쟁이 불가피한 시대라는 말에 우선 동의한다. 이제는 평범하게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시대 같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임상 뿐 아니라 마케팅, 인테리어 등 치과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계속 공부해야 할 것 같다.
호: 결국 치과의사는 1인 사업자다. 치과도 사업인데 경영, 마케팅 쪽으로 더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4 월 200만원 열정페이? 페이닥터 시 원하는 근무여건은?
페이 적다면 세미나 지원 등
임상교육 뒷받침 돼야_이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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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치과 분명 도덕적으로 문제있는 집단
돈 적게 받더라도 양심 지키고 싶어
주: 페이를 적게 주는 대신 근무 일수가 적거나 다른 세미나 수강 지원, 임상교육에 힘써주겠다는 병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만약 페이가 적다면 이처럼 다른 근무여건들이 뒷받침 돼 줘야 하지 않을까?
울: 우리도 들인 노력이 있는데 다른 직업을 선택했을 때와 비교해 페이가 너무 적으면 불만족스러울 것 같다. 한편으론 개원가 평균 페이가 형성돼 있을 경우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금액으로 대체 가능한 인력이 있다는 것인데, 쉽게 임금을 올려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치열한 경쟁 자연스러운 것
경영∙마케팅도 공부해야_최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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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은 라이프스타일대로
나만의 관심분야 접목하고 싶어
호: 1~2년차 페이로 일할 경우 매우 적은 급여로 착취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페이가 많고 다양한 진료도 할 수 있는 곳을 찾기 마련인데, 실제 임상을 가르쳐 주는 치과를 만나긴 쉽지 않다고 들었다.
구: 나도 페이를 해봤지만 어쨌든 같은 의사로서 최소한의 생활도 불가능한 수준의 급여를 제시하며 다른 옵션으로 현혹하는 경우는 지탄받아야 한다. 선배들이 너무 적은 급여를 제시하는 것은 자신의 직업가치를 스스로 깎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후배들은 차라리 옵션 대신 제대로 급여를 받고 그 돈으로 자신이 원하는 세미나를 들을 것을 권한다. 개인적으로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페이는 월 500만원 이상, 전문의라면 월 900만원 이상은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Q5 개원 어디까지 생각해 봤나?
주: 병원이 크고 환자만 많이 오면 잘 되는 병원인줄 알았는데, 실제 그런 병원을 운영하는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또 말 못할 고민들이 많았다. 공동개원 시 원장 간 트러블이나 세금문제, 환자와의 갈등 등 다른 리스크가 많다는 얘기를 들으면 개원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 많이 된다.
울: 페이닥터는 결국 개원의로 가는 단계일 뿐, 결국 일반 치과의사에게 개원은 숙명이라 생각한다. 개원을 한다면 한 달에 1000만원 정도 벌면 만족할 것 같다.
호: 곧 끝나는 공보의 생활을 앞두고 지난 두 달간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페이를 할지 수련을 받을지. 일단 수련을 받을 생각인데 나중에 개원을 한다면 어쨌든 서울에서 하고 싶다. 강남 일대의 치과들을 보면 겉보기는 그럴듯한데 노력대비 들어오는 것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래서 선배들 중에는 차라리 한적한데 가서 조용히 개원하는 것이 머리도 안 아프고 수익도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페이냐 개원이냐는 라이프스타일의 문제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란: 미래를 생각하면 결국 개원하는 게 맞는 것 같다. 40대에는 페이로 취직이 아마 안 될 듯하다. 단, 옛날 페이닥터의 유예기간이 1~2년이었다면, 지금은 5~6년으로 늘어난 측면이 있다. 또 치과의사 외 다른 직업을 생각하거나 다른 생활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는 것 같아 과거 선배 세대와는 개원에 대한 젊은 치과의사들의 생각이 달라진 것 같다. 그래도 같은 수입이면 개원을 택하라는 것이 선배들의 조언이다. 원장이 여러모로 편하다는 것이다. 수익은 월 1500만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 결국 개원은 직접 해 봐야 안다. 페이닥터로서 치과계 흐름 정도는 알 수 있겠지만 실제 병원을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많다. 직원관리에서 수익구조 조정, 세금문제 등 개원을 배우고 싶으면 하루라도 빨리 해보는 것만이 답인 것 같다. 개원 시 적절한 수익은 페이닥터 시 받는 급여보다는 조금 더 벌면서 그 안정성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Q6 여러분이 보는 선배들은?
란: 다른 여러 직역단체와 비교해 보면 우리 선배들은 너무 치과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기관이나 언론계, 연구직 등 더 많은 분야에 진출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또 개원 후 치과와 가정생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잘 신경 쓰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도 치과의사면 우리 사회 지도층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데 지도층 치고 사회적 역할이 부족한 듯하다. 아울러 요즘 젊은 치과의사들이 윤리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너무 좁은 프레임에만 가두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무장치과 문제점 공감 그런데 왜 갈까?
Q7 기업형 사무장치과 문제, 솔직한 생각은?
구: ‘문제가 되는 기업형 사무장치과는 누구한테 배웠을까?’, ‘과연 그런 치과들의 진료는 퀄리티가 떨어질까?’, ‘그렇게 질이 떨어진다면 왜 문제 치과들이 줄어들지 않을까?’ 등 많은 부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그런 치과들이 문제 있는 곳은 맞다. 그러나 200만원의 열정페이를 주는 선배가 1000만원 주는데 가는 후배들을 비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먹고 사는 문제는 중요하다. 과거보다 개원 자체가 어렵고 수익이 준 현실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 이제 기업형 사무장치과는 일부 문제 있는 치과의사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아무나 못 가는 자리가 됐다. 그런 곳이 문제라면 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된다. 치협과 같은 큰 단체에서 문제가 되는 치과들을 막을 수 있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는 한편, 젊은 치과의사들을 위해 사무장치과, 안 좋은 치과를 판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 그래도 문제가 되고 있는 기업형 사무장치과의 구조는 90%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치과를 없애기 위해 나부터 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치과에 간 선배가 말하길 자신이 진단해서 진료범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들었다. 명백히 잘못된 것 아닌가.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을 못하는,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아프고 돈 없는 환자는 싸니까 가겠지만 치과진료의 결과란 오랜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지 않나. 과연 그런 치과들이 끝까지 환자를 책임질지 의문이다. 당장 나가서 돈 적게 받더라도 치과의사로서 양심을 지키고 싶다. 분명 기성세대가 스스로 이미지를 타락시킨 측면도 있다. 국민들에게 치과의사란 아직도 공부 잘하는 날라리, 돈 흥청망청 쓰는 직업이란 이미지가 있다. 반성할 부분이다.
Q8 병원 홍보, 그 적정 수위는?
구: 개인적으로는 한자리에서 죽을 때까지 한다는 생각으로 수가를 싸게 하지 않고 있다. 덤핑 치과와는 환자군이 다르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신규 개원의들에게는 병원을 홍보할 기회가 필요하다.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적정 가이드라인을 지킨다면 분회 차원에서 너무 심한 간섭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분회마다 다른 홍보 허용 기준도 정리될 필요가 있다. 주변 선배들이 너무 뭐라고 한다고 고민하는 친구들을 봤다. 우리도 적정선을 지킬 마음이 있다. 서로 동등한 사업자라는 부분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
Q9 치협>지부>분회?, 제도권 활동 관심은?
란: 지역 치과의사회의 경우 이미 친목단체가 형성돼 있고, 배타적인 분위기가 느껴질 때가 있어 후배로서 다가가기 쉽지가 않다. 젊은 치과의사까지 모두 공유하며 참여할 수 있는 흥미로운 토픽이 마련된다면 참여율이 높아지지 않을까.
호: 대공협 회장을 해 보니 제도권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임원들이 많이 노력하는데 이러한 노력, 성과를 일반 회원들이 잘 모른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활동을 공개하고 홍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단 생각이다. 제도권에서 일 안 해 보면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구: 젊은 치과의사에게 치협 회원, 또 회비란, ‘안 쓰는 좋은 카드, 그러나 연회비가 되게 비싼 카드’라는 생각이다. 멀리 있는 망치보다 가까이 있는 주먹이 무섭다는 말이 있듯, 일단 가까운 분회 활동 참여부터 힘쓰게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로 치협 중앙회 회비만 내겠다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개원 전 이동이 많은 젊은 치과의사 등을 고려해 현재의 회비 납부시스템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Q10 그래서 치과의사 희망은 있다, 없다?
구: 치과계 모든 문제의 원인은 ‘치과가 잘 안 되는 것’에 있고, 그 원초적인 요인은 치과의사의 과잉공급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치과의사가 더 많아져도 상관없다고 주장하는 정부 관료나 대중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며 치대 입학 정원을 조정해 가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결론적으로 치과의사는 아직 경쟁력 있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개원 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했는지가 중요하다. 그래도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하면 된다.
란: 우리는 우리의 직업이 그대로 봉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나의 직업이 사회에 봉사하는 일이라는 것을 인지하며 자존감을 지키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개인적인 여유를 느끼며 살고 싶다면 페이닥터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면서 우리 미래를 다각도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젊으니까.
호: 경제적 측면에서만 행복감을 찾으라면 이 일을 하지 못할 것 같다. 다른 측면에서 행복감을 찾으며 내 관심분야를 치과와 연계해보고 싶다. 현 치과계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를 야기한 제도적 원인, 그리고 그 개선점을 회원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발언해 줘야 치과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 개개인의 구강건강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치과의사의 일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그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 치과의사 스스로 앞으로 이 직업의 이미지를 어떻게 구축해 갈지가 중요하다. 지난 몇 십년간 임플란트가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줬듯 새로운 연구를 통해 또 좋은 치료법을 제시한다면 우리의 입지가 더 굳어질 것이다. 또 병원 밖, 사회와 소통하며 사회적 역할을 다할 때 국민들의 존경도 돌아오고 스스로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울: 희망, 자존감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러나 만족의 기준을 조금 낮추는 것이 치과의사 뿐 아니라 요즈음 젊은 세대의 숙명이라 생각한다. 선배들이 젊은이들의 어려움을 조금 더 이해해 주길 바란다.
■좌담회가 끝나고…==============================================
냉혹한 현실 불구 자존감은 꼿꼿
역시 치과의사는 치과의사였다
다소 감정적인 불만이 터져 나올 줄 알았다. 낮은 급여와 처우에 대해, 그리고 개원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그러나 역시 젊은 치과의사들의 자존감은 만만치 않았다. 문제 상황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있었고, 이를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어려움이 있다면 스스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젊은 회원들과의 좌담회를 준비하며 던진 주요 아젠다는 ‘치과의사란 직업의 가치, 그 쇠락에 대한 문제’였다.
당연히 수익적인 부분에 대한 토로들이 중심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예상대로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자존심을 훼손할 정도의 낮은 급여, 과당경쟁으로 입지도 수익도 예전 같지 않은 개원환경에 대한 불만들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우리끼리, 같은 치과의사끼리의 문제지, 여느 일반 직업인과 비교해 불만을 제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는 젊은 회원들의 말에서 전체 사회를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과 직업적 자신감을 느꼈다. 또 치과의사란 직업을 가진 개인의 불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치과의사라는 전문직이 앞으로 확대해야 할 사회적 활동영역과 책임, 그리고 회복해야 할 직업적 가치에 중심을 둬 얘기하는 것을 들으며 ‘어쩌면 기성 치과의사들이 젊은 치과의사들의 진짜 고민을 잘못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담회 후 이어진 뒤풀이 자리에서의 맥주 한잔은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다. 어떤 치과의사는 “이런 자리가 두 달만 일찍 있었어도 진로를 정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 했고, 어떤 예비 치과의사는 “졸업 후 오늘 만난 선배를 찾아 가겠다” 고 했다. 그리고 또 어떤 치과의사는 “아무리 어려워도 길을 찾아보고 노력하면 다 된다”며 술값을 계산했다.
정리=전수환 기자/사진=조영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