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치과 의료기관의 수가인상률이 지난해보다 0.44%p 오른 2.4%로 타결됐다.
치협 수가협상단은 5월 31일 수가협상 마지막 날 자정을 넘긴 6월 1일 오전 1시 15분경 6차 협상을 끝으로 건보공단과 2.4% 인상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치과수가는 79.0원에서 80.9원으로 인상된다.
치과 수가협상단은 1일 오전 12시 47분경 의협이 3.1%로 수가협상에 도장을 찍은데 이어 두 번째로 협상 타결 소식을 알렸다. 한의협과 병협은 마지막까지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장시간 논의를 이어가다 먼저 한의협이 2시 40분경 3.0%, 이어 협상단 중 가장 끝으로 병협이 2시 55분경 1.9%(1.8%와 환산지수 같음)로 극적 타결했다.
약국은 3.5%, 조산원은 3.7%, 보건기관은 2.9%로 인상률 합의가 이뤄졌다.
따라서 올해 전체 평균 인상률은 2.37%로 8134억 원의 추가재정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6503억 원에 비해 1631억 원이 늘어난 수치다.
수가협상 종결 후 새벽 3시경 브리핑을 진행한 건보공단 장미승 급여상임이사는 “전 유형에 대한 협상이 타결된 것은 2014년 이후 2번째”라며 “건보재정 5년 연속 단기 흑자와 16조9000억 원에 달하는 누적흑자를 토대로 공급자들의 어려움을 공감해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 결과는 오늘(1일) 오전 최종 재정위원회의 의결 절차만을 남겨둔 상태다.
수가협상 직후 마경화 부회장은 “지난해 (치과는) 바닥을 쳤기 때문에 올해는 더욱 심기일전했다. 사실상 치과는 자연증가분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수치를 받기가 힘들 수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밴드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정도면 선방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마 부회장은 “하지만 회원들에게 더 만족할 만한 수치를 드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베테랑 치과협상단 남다른 전략으로 수가협상 주도 '눈길'
한편 치과 협상단은 베테랑 답게 이번 협상기간 타 단체 협상단들과는 전혀 다른 협상전략을 펼쳐 관심을 모았다.
타 협상단들이 매회 차 수가협상이 진행될 때마다 건보공단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절박한 모습을 보이며 협상을 이어간 반면, 치과 협상단은 달랐다.
이미 4차 수가협상 시작서부터 수치를 건보공단에 선제적으로 제시한 후 “건보공단에 도장을 찍을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해 달라”고 요구, 오히려 협상을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협상시간도 5분에서 10여분 간격으로 상당히 짧았다.
마 부회장은 “밴드가 늘지 않을 경우 2.1~2.2%에 머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비해 ‘치과보장성 확대를 위해 공동협력 한다’는 부대조건을 역으로 내세울 계획까지 미리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치과보장성 확대를 위한 노력에는 본인부담금 인하 등에 대한 내용을 담는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추가 소요재정이 애초 보건의료계 안팎에서 제기됐던 7000억 원대를 훌쩍 넘어 8134억 원으로 확정되면서 치협은 애초 제시했던 것보다더 높은 인상안을 받아 들였다.
마 부회장은 “사실 이 같은 전략이 가능했던 것은 건보공단 측과의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본다”며 “특히 협상과정에서 건보공단 측이 재작년 2000억대에 이어 작년 3000억대로 급격히 늘고 있는 스케일링 부분에 대해 큰 부담을 표했지만 우리 측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스케일링이 건보재정의 고갈을 막을 수 있는 효자 항목이라는 점을 적극 강조하면서 수가인상안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최남섭 협회장은 수가협상장을 직접 방문해 “0.1~2%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편하게 협상에 임하라”며 치과 수가협상단을 격려했다.
또 건보공단 장미승 급여상임이사와도 직접 인사를 나누며 “원만한 협상이 진행 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수가협상장에는 안민호 부회장과 권태호 서울지부 회장 및 임원들이 응원차 방문해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