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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추천도서-독서삼여(讀書三餘)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삼국지의 위지 왕숙전에 나오는 동우의 이야기에서 연유되었습니다. 한 제자가 동우에게 배우기를 청하자 동우가 거절하며 “讀書百篇意自見”(책을 백 번 읽으면 저절로 뜻을 깨닫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제자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자 그때 한 이야기가 바로 “讀書三餘”입니다. 세 가지 여유가 있으면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그 세 가지는 바로 “冬者歲之餘 夜日之餘 陰雨時之餘” 로서 농사철이 아닌 겨울에 책을 읽고, 낮 동안 일을 한 후 밤에 책을 읽고,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에 책을 읽을 여유를 뜻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다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 년에 몇 번씩 저는 도대체 책을 언제 그렇게 많이 읽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하루에 30분밖에 안 읽는데”라는 답변을 주면 “정말?”이라며 의아해합니다. 하루 30분만 책을 읽으면 일 년에 50권도 읽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 믿지 않는 표정을 짓습니다. 사실인데. 다만 그 시간이 꾸준해야 합니다. 가방에 책 한권은 항상 넣고 다니고, 스마트폰, TV 시간은 정해진 이상은 보지 않는다면 의외로 자투리 시간이 많이 생깁니다. 가지고 다니는 것이 마땅치 않으시다면 늘 가지고 계시는 스마트폰으로도 읽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여러분에게 독서삼여는 무엇입니까?


혼돈의 2016년 돌아보며
2017년을 미리 보고 싶다면

『트렌드 코리아 2017』 미래의 창, 2016
트렌드에 뒤지지 않기 위한 막연한 기대로 이맘때면 늘 챙겨보는 책입니다. 이 시리즈가 나온 지가 벌써 7~8년이 되었네요. 매년 11월 즈음이면 다음해를 예견하는 이런 종류의 책들이 많이 나옵니다. 물론 그 트렌드가 조금은 벗어나는 것이 있을 정도로 최근의 급변하는 사회는 그만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책이 주는 고마운 점은 자기 분야에 빠져서 다른 분야에 대한 식견이 부족해서 생길 수 있는 시대적인 낙오감(?)을 줄여주는데 있습니다. 책의 초반에는 작년에 예상했던 2016년을 회고하고 무엇을 잘 맞췄는지 혹은 예견하지 못했는지를 알려줍니다. 이미 보낸 시간이 주는 의미를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2017년의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CHICKEN RUN’으로 만들어서 각 영어의 이니셜에 맞는 트렌드를 설명합니다. 닭의 해를 맞아서 그 문구를 만들어낸 것도 대단. 그리고 정말 묘하게도 현재의 우리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듯합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치킨런>을 본 분들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닭들은 ‘닭은 원래 날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날아서 울타리 밖으로 탈출합니다. ‘치킨런’은 닭을 가두는 철망 혹은 울타리라는 뜻입니다. 혼돈과 정체 속에 우리를 가두고 있는 이 울타리를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요? 무엇이든 희망적인 메시지를 듣고 싶은 때입니다.


환자와 진정한 신뢰관계 등
리얼한 마케팅 전략 제시

『뉴노멀시대의 마케팅』 세종서적, 2016
뉴노멀 시대는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시점에 자주 등장하는 말입니다. 시대 변화에 따라서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는 2007~8년 진행된 세계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를 의미합니다. 기존 질서가 붕괴되고 새로운 질서가 확립되는 뉴노멀 시대에는 주류와 비주류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사라지고 예전에는 주변적이거나 수동적으로 인식되었던 소비자들이 막강한 파워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 이런저런 책을 읽어 보았는데 대부분의 책들이 너무 전문적이거나 혹은 너무 얄팍한 상술을 기술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이 책은 적당히 교과서적이고 또 적당히 실제적입니다. 저자가 현재 대학교수직과 다양한 매체의 칼럼을 맡고, 다수의 마케팅 관련 저서를 내셨기 때문인 듯합니다. 이 책은 변화된 시대에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힙스터, 싱글즈, 마인드 푸어’들의 특성에 주목하고 이들을 공략할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제시합니다. 조금 낮선 용어일 수도 있지만 읽다보면 아주 현실적입니다. 더불어 소비자와 일회적인 관계가 아닌 진정한 신뢰 관계를 맺는 방법과 소비자들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꿰뚫어볼 수 있는 키워드를 알려줍니다. 소비자가 곧 치과의 내원 환자입니다. 그 심리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존 마케팅 서적을 몇 건 읽어보신 분들을 위한 추천서입니다.


전라도 선입견, 무지함
한방에 날려버리다

『전라도, 촌스럼움의 미학』 행성B잎새, 2016
저는 가끔은 아무런 정보 없이 서점에서 책의 제목만 보고 책을 구매합니다. 제목을 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그 제목이 탄생하는 것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용과는 별개로 잘못된, 사기 치는 제목의 책도 많이 있으니까요. 이 책은 제목만 보고 산 책중에서 단연 최고의 반열에 올리고 싶습니다. 서울 출신인 제가 가지고 있는 전라도에 대한 선입견, 무지함을 보기 좋게 펀치를 날리는 책입니다. 그 내용이 무겁지 않음에도 이럴 수 있는 것은 사람의 힘, 특히 촌스럽다고 하는 전라도 시골 사람들의 삶의 무게감 때문입니다. 사진과 맛깔스런 사투리가 잘 버무려진 이 책은 추운 겨울의 전라도라도 찾아가고 싶은 욕구를 주게 해줍니다. 한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가 귓가에 맴도네요.
“시방 바로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을 질겁게 해주문 나도 팽야 질겁게 되는 뱁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