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창립의 목적은 단순히 정확한 치과진료를 위한 진단과 검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인류의 건강과 복지에 봉사하는 치과의사의 정명(正名)을 세우기 위한 것입니다.”
메디컬 분야와 비교해 치의학의 상대적인 약점으로 지적돼 온 진단과 검사 분야를 활성화, 치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가칭)대한진단검사치의학회(회장 류인철·이하 진단검사학회)가 닻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16일 진단검사학회가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학회의 출범을 알렸다. 초대 회장에는 류인철 교수(서울대치의학대학원)가 선출됐으며, 김철수 협회장이 외빈으로 참석해 학회 창립에 축하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사진>.
진단검사학회는 작년 11월 경 진단검사 분야의 발전을 위한 연구회 형식으로 창립, 약 5회 정도 정기적 학술집담회를 이어오면서 학회 설립을 준비해 왔다.
이날 열린 발기인 대회 및 창립총회에서 류인철 초대회장은 “출범하는데 김철수 협회장님께서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지난 10년 간 창립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기운이 싹트고 성장해서 오늘 창립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 치과의사를 비롯해 위생사, 기공사 모든 분들이 함께 꿈을 꾼 결과”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류 회장은 이어 “치과의사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의료활동을 함에도 교육과 면허 구획의 문제 또는 제도나 시스템의 차이로 소외 받는 부분이 많은데, 이를 정확한 진단과 검사로 돌파해 보자는 고민이 창립의 원동력”이라면서 “최근 대두되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변화가 치과 쪽에서도 접목과 발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통해 쌓인 데이터를 국민 질병의 추이파악과 정책의 제안으로 연결하고, 요양급여 항목상에서 빈약한 치과 진단, 검사분야를 확대해 나가는 데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축사를 전하기 위해 연단에 선 김철수 협회장은 “새 정부와 30대 집행부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출범해 시기상으로 매우 중요한 상황이지만, 학회의 창립을 축하드리기 위해 참석했다”면서 “진단, 검사가 단지 한 분과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전 분야에 해당되는 일이고, 치과의사 뿐만 아니라 치과인 전 직군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치과계의 파이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협회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진단검사학회는 10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금기연 교수의 ▲Endodontic diagnostic tests and their clinical interpretions 강연을 들었으며, 학회의 정관 승인, 회장 및 감사 선출의 시간을 가졌다. 초대 감사에는 박준봉, 한중석 교수가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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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인철 (가칭)대한진단검사치학회 회장
“근거중심의 치의학으로 신뢰 회복”
“가령 당뇨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는 환자의 혈당수치 등을 근거로 상태와 향후 치료계획 등을 정확히 제시할 수 있는데, 치과에서는 ‘많이 좋아졌다’는 식의 애매모호한 진단뿐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죠.”
류인철 진단검사학회 회장은 지난 16일 학회 창립총회와 더불어 기자간담회를 갖고 ‘근거중심의 치의학’의 초석을 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류 회장은 “정확한 치료를 하려면 정확한 데이터가 있어야 하고, 정확한 데이터는 정확한 검사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10년 동안 이런 논의를 치의학계 다양한 분들과 공감하고 있었는데, 학회 창립을 계기로 기존 치의학의 치료 프로토콜에 진단과 검사 분야를 활성화해보자는 게 설립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논의를 확장해보면, 치과의사가 의사와 더불어 국민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치과의사는 어떤 직업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는 명쾌하게 답을 내리기 힘든 게 뼈아픈 사실이다. 우리의 시도는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또, 류 회장은 “시류 변화와 맞물려 치의학의 개념이 확장돼 안면부에 생기는 문제와 더 나아가 몸 전체의 질병의 일환으로 인식해야 하는데, 기존의 방식으로는 이런 파악을 하기가 불가능하다”면서 “검사와 진단을 통해 질병을 치료한다는 의학의 매커니즘과 호흡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단검사학회는 향후 치위생사, 치기공사, 방사선기사, 임상병리사 등 다양한 직군을 엮어 연구를 진행하고, 치의학 분야의 검사항목을 집대성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나아가 산학협력을 통해 신의료기술을 개발, 치의학 진단검사 분야의 지평을 확장하고, 정책개발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