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구강노쇠(oral frailty)는 단순한 구강 불편의 문제를 넘어 전신 건강, 삶의 질, 그리고 예후까지 좌우하는 중요한 임상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구강노쇠는 식사, 의사소통, 사회적 활동, 영양상태와 밀접하게 연결되며, 결국 근감소증, 노쇠, 기능저하, 입원, 폐렴, 사망위험 증가로…
첫 개원을 하던 날, 제가 최우선 목표로 했던 것은 대단한 임상도, 물질적인 성공도 아니었습니다. 한 자리에서 20, 30년 동안 꾸준히 치과를 할 수 있다면 다른 목표들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첫 개원을 하던 날, 저의 목표는 한 자리에서 20, 30년 치과하기였습니다. 개원한 지는 20년이 조…
1편에서 우리는 환자가 이미 결정을 끝내고 치과를 찾아온다는 ‘골든 시그널’(Golden Signal)을 다루었다. 그렇다면 그 결정은 어디서 만들어지는가. 진료실 안이 아니다. 환자는 자신이 살고 일하는 권역 안에서, 소득과 연령과 생활 리듬을 재료 삼아 치과에 대한 초안을 먼저 써 내려간다. 원장이…
오늘 소개할 나무는 크리스마스트리로 유명한 주목(朱木)이다. 봄이 되어 만물이 새롭게 될 때 긴 겨울에서 의연히 살아남은(?) 친구들이 있으니 바로 소나무 전나무 등 침엽수(針葉樹)라 불리는 이들이다. 고난을 통해 진정한 강자가 누구인지 드러나게 되는 것이 우리 인생과 같다고나 할까. 화려하지는 않지…
평생 따라 다니는 유일한 친구가 그림자다. 누구나 갖고 있지만 그림자가 있어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런 그림자가 내겐 두 개다. 사실 하나이지만 복시로 인해 두 개로 보인다. 필자는 젊었을 때부터 안질환의 하나인 부동시(양안 심한 시력차)로 조금 불편하게 살아왔지만 그런대로 적응하면서 잘 지…
얼핏 신비한 약물의 이름처럼 들리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입시를 관통하는 적나라한 신조어다. 2026년 3월 중순, 학회 발표를 위해 대만을 찾은 나는 가오슝의 시내를 걷고 있었다. 학회 사람들과 기분 좋게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가는 밤 10시쯤이었다. 환하게 불이 켜진 빌딩의 벽에 중고등학생 아이들…
임용 후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났습니다. 3월 개강과 함께 시작된 새 학기에는 무려 여섯 과목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업무량이 적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학교 측에서도 과목을 일부 줄여도 괜찮다는 배려를 먼저 건네주셨습니다. 그러나 선뜻 줄일 수 있는 과목은 없었습니다. 예방치과를 전공한…
2026년 3월 현재, 중동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과 이란의 보복이 맞물리며 전쟁이 확전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충돌은 이미 수 주째 계속되고 있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 인프라를 둘러싼 압박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도 추가 타격 가능성을 공공연히 언급…
새해가 되면 많은 원장님들이 치과의 경영 상태를 점검한다. 진료 일정, 직원 구성, 수익 구조를 확인하며 한 해의 방향을 가늠한다. 이는 마치 건강검진과 같다. 당장 아픈 곳이 없어도 혹시 모를 이상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치과 경영에서 유독 놓치기 쉬운 영역이 있다. 바로 환자의 선택이…
군의관 복무를 마치고 사회로 나올 준비를 하던 무렵, 나는 스스로에게 꽤 오래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치과의 본질이 뭔가.” 사실 답은 알고 있었다. 예방하고 보존하고, 개입은 최소한으로. 살릴 수 있는 치아는 살려라. 모르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흔들리는 게 문제였다. 예방을 내세워 개원한 병원, 병원 안…
지난 3월 10일 대한치과의사협회 제34대 회장단 선거가 마무리 되었다. 기호 1번 후보가 4,852표를 얻어 4,757표를 득표한 기호 3번 후보를 단 95표 차이, 0.83%포인트의 초접전 끝에 당선되었다. 투표율은 63.97%로 유효 선거인 18,012명 중 11,522명이 참여하였으니 적지 않은 관심이 있었다고 할 만…
“아, 해보세요.” 입안의 치아를 보면 시간이 보입니다. 그 안에는 환자의 세월이 담겨 있고, 저의 진료의 시간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올해로 개원 28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진료실에 앉던 날의 풍경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진료 의자 옆에는 호빵맨과 세균 인형을 붙여 두고, 아이들의 유치를 발치하며 설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