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치아는 평생 두 번 난다. 유아기의 유치(젖니), 그리고 성인의 영구치. 한번 잃으면 다시 나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런데 사실 우리 잇몸 속에는 세 번째로 자랄 수 있는 ‘치배(tooth germ·치아 싹)’가 잠들어 있다. 평소에는 USAG-1이라는 단백질이 이를 억제해 깨어나지 못할 뿐이다.…
절실하게 느끼기 전에는 평소 누리던 것들에 대해 고맙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흔히들 말한다. 호흡하는데 필요한 공기를 고맙게 여기기는커녕 당연하게 여기는 것처럼, 대기오염이나 황사로 인해 호흡에 불편을 느끼고서야 맑고 신선한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살면서 마음에 들지…
2026년 새해가 시작되자 나와 동떨어진 숫자들이 유난히 분주해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금값 역시 사상 최고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이어졌다. 아침 진료를 시작하기 전 습관처럼 휴대폰으로 뉴스를 훑어보다 보면 진료실의 고요함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요동치고 있다는 느낌이…
“선생님, 이 환자는 대체 왜 이럴까요?” 치과 의사들이 커뮤니티에서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도저히 통제되지 않는 극심한 치과 공포증을 보이거나, 객관적인 원인을 찾을 수 없는데도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 우리는 흔히 이들을 ‘예민한 환자’ 혹은 ‘진상’으로 치부하곤 한다. 하지만 고대안…
우리는 타인의 시선 속에 살고 있습니다. 타인의 기대와 평가가 때로는 우리를 성장시키지만, 어떤 순간에는 한 사람의 삶을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의 거장 라흐마니노프(Sergei Vasilyevich Rachmaninoff, 1873-1943)의 삶은 그 과정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림 1). 그…
2014년 1월 14일. 점심 식사 이후 대기실에 앉아 있던 10여 명의 환자분들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원장실에 들어가니 부재중 전화가 세 통화나 와 있었다. 삼성의료원 건강 검진센터. 2주 전, 기억에는 없지만 나도 모르게 침대에 누워 ‘속이 더부룩하네’라는 말을 며칠째 했다며 걱정하던 와이프가 삼성의료…
한창 살을 에는 추위가 살벌하게 기승을 부리더니, 점차 해가 빨리 뜨고 늦게까지 머무는 것이 봄이 조금씩 찾아오고 있음을 체감하게 한다. 새로운 시작을 반기기 전, 이제 떠나야하는 내 첫 직장(?)을 정리하기 위해 강의실의 캐비닛을 조금씩 비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냥 작은 캐비닛일 뿐인데, 한참 살던 집에…
대한민국 노인 인구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고령화 사회, 이제 치과 진료실에서 치매 환자를 마주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상이 되었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치매 환자가 내원하면 막연한 두려움에 상급 병원으로 의뢰를 고려하지만, 신경과 전문의 박건우 교수(고대안암병원)는 “치매 환자는 기피 대…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최근 치과 임상 현장에서는 파노라마나 치…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전세계는 상식을 뛰어 넘는 그의 언행에 연일 술렁이고 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주권 국가인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 부르는가 하면, 덴마크령의 그린란드를 상의도 없이 미국에 편입시키겠다고도 하고,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심지어 생방송 중임에…
새로 작성할 원고 일정에 대한 연락을 받고 나면, 먼저 치의신보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전에 실린 원고들을 살펴보곤 합니다. 사람이 생각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다 보니 결국 비슷한 이야기를 쓰게 될 수밖에 없겠지만, 최소한 같은 주제로 글을 쓰는 일만은 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지금껏 작성한 원고…
내 열 손가락 끝에는 아주 오래된 기억이 박혀 있다. 열아홉 살 무렵, 서울대 국악과 입시를 준비하며 거문고의 굵은 명주실을 술대로 수만 번 내리치던 시절, 내 손끝은 물집과 굳은살로 딱딱하게 여물어 있었다. 대학에 진학해 연주를 넘어 우리 소리가 가진 논리적 구조와 미학적 원리를 파고들었지만, 나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