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의 모든 진료과목이 수익성이 좋다면, 병원장의 입장에서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그러나, 상급종합병원도 나름 ‘장미의 가시’ 같은, 돈은 못 벌지만 데리고 함께 가야 하는 의과 과목이 있는 것처럼, 종합병원 치과에서도 어쩔 수 없이 공존해야 하는 과목이 있을 것이다. 종합병원 치과에 5개 과목 이상을 두어야 인턴과 레지던트와 같은 수련의를 선발하여 교육할 수 있다고 현행법에 규정되어 있다. 여기서 병원장의 입장에서는 5개 과목의 구성을 어찌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고, 종합병원의 입장에서는 구강악안면외과 한 과목만으로도 아쉬움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강악안면외과 단독 과목(구강악안면외과 수련의 선발이 가능하다.)을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위의 두 가지 경우의 수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종합병원 치과의 구성의 이치를 독자들께서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인턴과 레지던트 수련이 모두 가능한 5개 과목의 경우, 일단 법에 명기되어 있듯이, ‘구강악안면외과’는 ‘당연 과목’으로 넣어주고, 독자분들 머리 속에서 바로 튀어 나오는 ‘치과보철과’와 ‘치과교정과’를 순서와 관계없이 3위까지 적어둘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 많이 벌고, 수련과목으로 인기 있는(?
“최근 저희 치과대학 연구실에서 일하는 포스트닥터(박사후연구원)들에게 내년 초까지 새로운 직장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젊은 연구 인재들이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포스터닥터 월 급여는 세전 400~500만 원 정도입니다.” “내년에 치의학대학원으로 들어오기로 한 내국인 대학원생에게 (치과대학에서 기초치의학전공 관련하여 한국인 대학원생과 같이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회입니다.) 상황에 따라 인건비를 줄 수 없을 수도 있다고 하니 진로를 바꾸어, 대학원생과 연구할 (교육할)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대학원생 월 급여는 세전 220~300만 원 입니다.” “해외에서 국내로 유학 올 외국인 대학원생들이 있었는데, 내년도 예산 삭감이 실행되면 당장 내년초 대학원 입학이 힘들 수도 있다고 하니, 다른 나라로 가버리더라구요.” “계속 연구과제로 내년에 하려던 고가의 연구실험방법이 있는데, 예산삭감으로 과제비가 줄어들어서 이를 실행할 수 없어, 전체 연구의 방향을 잃게 되어버렸습니다.” 2024년 예산안을 보니, "과학기술계를 키우겠다"고 역설했던 이번 정부에서, 연구비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과 과학계 연구비 수주 카르텔을 이유로 15~20%정도 삭감이 되었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할 전망이다. 규모에 대해서는 1000명에서 3000명에 이르기까지 온갖 추측성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리고 10월 19일에는, 지방 의대 정원을 우선 늘리고 지역인재특별전형을 확대 시행하는 방안까지 발표하였다. 설문 결과 국민의 70% 이상이 이에 찬성하고 있고 목표 시행년도가 2025년이므로 조만간 입법 등 추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원 확대의 주된 근거로는 우리나라의 인구비례 의사 수가 OECD 가운데 최하위에 속할 정도로 의료 접근성이 안 좋다는 점, 그리고 일부 필수의료과목의 의사가 부족해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필자는 우리 국민의 의료 접근성이 낮고 필수의료과목의 의사가 부족한 것이 의사가 적기 때문이라는 접근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OECD 평균이 3.7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6명으로 부족하다고 하였다. 정치인들이 보통 이슈를 꺼낼 때 그들에게 유리한 ‘OECD 평균’ 수치를 가져다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만으로 ‘의사가 부족하다’고 외치는 것은 통계학적 오류다. 우리나라 의사의 연평균 근무일수는 301일로 그들이 좋아하는 ‘OECD 평균’ 노동시간을
도마뱀의 꼬리가 순식간에 잘리는 비밀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천적을 만나면 스스로 꼬리를 자르고 도망을 가는데, 쭉 잡아빼는 것보다 비틀어서 빼면 금방 빠진다고 합니다. 위협이라고 느끼는 순간 본능적인 뒤틀림 동작에 쉽게 빠져나가도록, 잘리는 부분이 특별한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인간에게도 꼬리는 이른 태아 시절에 나타났다가 흔적기관으로만 남습니다. 꼬리를 잃음으로써 인류는 두 발로 걷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꼬리를 잃음으로써 뛰기 혹은 착지 때 균형을 잡기 힘들게 되었고, 추위를 막고 친교를 나누는 행위, 새끼가 어미를 붙잡는 행동 등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도마뱀의 꼬리 자르기는 생존을 위한 진화의 산물입니다. 집단지성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탐욕을 감추고 자기변명과 남 탓만 하면서, 본말을 전도하고 내가 언제 그랬냐고 오리발을 내밀면서, 꼬리 없는 몸통 아래 무리를 지어 숨어드는 야합행위가 생존을 위한 꼬리 자르기와 비교가 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후대를 위한 정의라고 그럴듯하게 포장된 집단 광기로 인해 발생했던, 지난 세기의 전 세계적 비극의 잔재들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응어리진 채 비극을 이어가
우리나라 국기는 태극기이다. 태극기의 태극 문양과 4괘는 역경(易經)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역경은 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삼경의 하나로 주역(周易)이라고도 한다. 역이란 말은 변역(變易), 곧 ‘바뀌고 변한다’는 뜻으로, ‘천지만물의 양(陽)과 음(陰)의 기운이 끊임없이 생성변화하는 자연현상의 원리’를 설명하고 풀이한 것이다. 역은 변역 외에 이간(易簡)·불역(不易)의 뜻도 내포한다. 이간이란 ‘자연현상이 끊임없이 변하나 그 변화가 간단하고 평이하다’는 뜻이며, 불역이란 ‘모든 것은 변하나 일정한 항구불변(恒久不變)의 법칙을 따라서 변하기 때문에 법칙 그 자체는 변치 않는다’는 뜻이다. “역(易)에 태극이 있는데, 이것이 양의(兩儀)를 낳고, 양의는 사상(四象)을 낳고, 사상은 팔괘를 낳는다.(易有太極, 是生兩儀, 兩儀生四象, 四象生八卦).” “팔괘가 이루어지니 상(象)이 그 안에 있고, 인(因)하여 거듭함에 효(爻)가 그 안에 있다.(八卦成列, 象在其中矣, 因而重之, 爻在其中矣)” 여기에서 양의(兩儀)는 음(陰:⚋)과 양(陽:⚊)을 말하고, 사상[四象;태양(太陽⚌), 소음(少陰⚍), 소양(少陽⚎), 태음(太陰⚏)]은 효를 두 개 포갠 것이다. 단괘(單卦
치의학 기술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기술표준화 및 치의학 기술의 연구개발 성과의 보급·확산 등을 지원하기 위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안이 21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를 통과하였다. 치의학연구원 업무를 살펴보면, ▲치의학 관련 연구개발·기술 진흥 및 산업 발전을 위한 계획·정책의 수립 지원 ▲치의학 원천기술, 치과기공술 및 치위생 관리 기술, 치과 소재·부품 기술의 개발 등 치의학 분야 기술의 연구 개발 ▲치의학 기술의 표준화·산업화 및 연구개발 성과의 보급·확산 지원 ▲치의학 기술 분야의 국제 협력, 국제공동연구 및 해외진출 지원 ▲치의학에 관한 통계·정보의 수집 및 관리 ▲치의학 기술 분야의 전문 연구 인력 교육·훈련 및 역량 강화 ▲그 밖에 국가 차원의 치의학 관련 연구 개발 및 육성을 위한 업무 등으로, 전문적·체계적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치의학 관련 산업의 육성 및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동안 치과의료서비스의 중요성이 갈수록 증가하고, 우리나라 치과의료 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 치과의료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가운데, 치의학 연구는 각각 대학·대학원 및 연구소 등 개별적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입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바람이 불고 낮에 나와서 햇빛을 받고 있어도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듭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잠실에서 석촌호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바람에 나무가 흩날리며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이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항상 낙엽이 지는 이 계절이 되면 내려놓음과 떨어짐, 그리고 결과물에 대하여 생각하게 됩니다. 계절의 흐름에서 아직 추운 초봄 아주 작은 싹과 작은 잎들이 봄을 알리며 시작하지요. 처음에는 아주 작은 시작일 것입니다. 지나가는 누군가가 관심 갖고 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 시작은 누가 봐도 아름답습니다. 정말 작고 조그만 시작이지만 그 푸르지 않지만 연한 푸른빛을 지닌 새싹을 보면 참 아름답고 설레는 기분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작은 움직임으로 시작하지만 날이 따뜻해지고 촉촉한 비를 맞으며 점점 성장하고 풍성한 잎을 가진 큰 나무가 생겨납니다. 푸르른 잎과 화려한 꽃을 가진 전성기 시절인 여름을 바라보게 됩니다. 화려하고 웅장하지요. 물론 시련도 있습니다. 큰 비바람, 태풍을 견뎌야 하고 뜨거운 햇볕을 견뎌야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는 성장하기 위한
여름 끝자락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비행기의 착륙신호에 잠을 깼다. 그리고 창문을 통해 펼쳐지는 광활한 산맥들과 어둠을 밝히는 조명들… 스위스 제네바는 그렇게 초보 여행자를 따뜻하게 맞이해준다. 제네바 시는 취리히 다음가는 스위스 제2의 도시며, 프랑스와 마주보는 동네인지라 프랑스어가 사용되는 스위스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다. 제네바는 편리한 교통,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환경 그리고 중립국의 도시라는 상징성으로 많은 국제기구가 위치하여 ‘평화의 수도’로 불리며 국가 간 외교관계에 있어 주요한 장소이다. 그러다보니 ‘관광’에 초점을 맞춘 여행을 계획할 때는 사실 제네바를 들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생애 첫 해외학회를 앞두고 있는 한 명의 전공의에게 이 도시는 굉장한 매력적인 도시였다. 구시가지에 위치한 생 피에르 대성당은 12세기에 시작되어 14세기까지 대규모 공사 후 완공되어 압도적인 화려함과 웅장함을 뽐내며 유럽에서 두번째로 큰 호수인 레만 호수의 물줄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청량감과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구시가지에서 인접해있는 제네바 대학병원에서 제3차 국제 타액선내시경 학회가 개최되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초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책을 정말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책을 적게 읽는 것은 아니라고 주위에서 얘기하지만 정말 책을 좋아했을 때는 동시에 읽어내려가는 책이 보통 4~5권이었습니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소설의 주인공들이 머릿속에서 뒤섞이면서 스토리가 뒤엉켜 버리는 일도 많이 있었지만, 지금 넷플릭스에서 4~5개의 드라마를 동시에 보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늘 책을 들고 다녔습니다. 지성인으로 보이고 싶었던 젊은 날의 허세도 작용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허세가 아닌 진심으로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지하철 기다리는 10분, 음식 나오기 전 15분, 약속 시간 먼저 기다리며 30분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읽어낸 책 한 권이 그리 뿌듯할 수 없었습니다. 책이 사람을 바꾼다는 말은 일부는 맞는 말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다양한 책리뷰를 통해 많이 들어 봤습니다. 하지만 책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또 아닙니다. 예전
지구 온난화가 되돌릴 수 없는 시점에 접근하고 있다. 언젠가 지구는 460°C 고온 속에 황산비가 내리는 금성처럼 변할 수 있다. 기후 온난화로 인해 생태계/식생분포 변화, 산성비 피해, 폭염/열대성 질병발생, 모기의 출몰, 사막화, 황사, 빙하 상실, 미세먼지, 해양의 산성화, 오존층 파괴 등이 발생한다. 그로인해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갈 것이다. 온실가스는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이산화탄소를 중심으로 6대 온실가스가 있다.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에너지와 지구 밖으로 나가는 에너지의 양은 같아야 한다. 에너지의 양이 같을 경우 지구의 평균온도는 영하 15°C가 된다. 지구에서 복사되는 에너지가 외투처럼 지구를 감싸 지구를 따뜻하게 하는 온실가스 덕분에 모두 우주로 나가지 않아 현재 지구의 온도를 유지하여 지구에 생명체가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이 자연 자원을 대량으로 이용하면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지나치게 많은 온실가스가 대기에 녹아들어서 지구를 둘러싼 온실가스 외투가 지나치게 두터워져 벌써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C가 올라갔고 2040년이면 산업화 이전보다 1.5°C가 상승할 것이라 전망한다. 6대 온실가스를
흥미삼아 필자의 비공개 산문집(단편소설) ‘백수의 꿈’ 중 한 편을 소개한다. 어렸을 때 본 만화의 한 장면을 토대로 엮었다. 요즘 들어 본의 아니게 다양한 연령층의 백수가 양산되고 있다. 힘든 일은 꺼리게 되어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되고 각종 실직 수당으로 생활을 이어가는 청년백수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한 우물을 파는 우리 시대의 우직함도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백수... 종일 빈둥거리는 게 일과, 만사가 귀찮아 일 안 해도 밥 해 주는 엄마께 미안해하면서도 늘어만 가는 뻔치, 평생 백수의 삶, 꿈도 희망도 없는 되는 대로의 삶. 어느 날 낮잠 자다가 꿈을 꾸었어. 저 멀리 담 벽 끝에 조그만 구멍이 보이는 거야.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일명 ‘개구멍’이라고도 하지. 들어가서 좀 지나다보니 나무그늘 아래 희미하게 두 노인이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어. 가까이 다가가니 옥황상제와 염라대왕께서 세월아 네월아 바둑만 두는 거야. 재미있어서 옆에서 훈수 두니까 옳거니 하며 좋아하시는 거야. 옥황상제께서 바둑을 두다가 돌아보며, “여긴 왜 왔어?” “심심하고 무료해서 재미꺼리 없나 해서요.” 품에서 거울을 꺼내 보여주며 껄껄 웃으시며, “훈수도 해 줬으니 10년 후